신의 존재 여부를 말하기 보다는 신, 양파, 사후세계의 존재 유무를 떠나서 인간사의 슬픔과 인간의 종교성 자체의 거룩함을 강에 빗대어 말하는 소설인듯 하다. 인도 여행 도중에 읽은 책이라 나에겐 정말 개인적으로 특별한 책이 될 것 같다. 소설 속 인도의 모습과 내가 느끼는 인도의 모습을 비교하는 재미가 있었다. 이 책 덕분에 나의 인도 여행이 더욱 풍요로워진 것 같다. 강은 사람들의 희노애락을 떠안은채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그냥 흘러가기만 한다. 나는 사실 종교라면 거부감을 느끼던 사람이다. 마치 소설 속 미쓰코처럼 종교인을 조롱하면서 실은 진정으로 신의 존재, 초월적 존재가 있기를 마음 속으로 갈구했다. 신이 실존한다면 왜 이렇게 삶은 슬픔과 증오, 에고이즘으로만 가득차 있는 걸까하고 허무감을 느끼곤 했다. 결국 사랑, 평화, 약자 보호를 외치는 목소리는 소설 속 오쓰처럼 무력하기만 하다. 이런 세상에 대해서 증오감과 권태를 느끼면서도 어딘지 모를 허무함에 끊임없이 세상 너머 무언가를 갈구하는 미쓰코. 마지막 오쓰를 떠안은채 무력한 바보라며 소리치는 미쓰코의 심정이 참 공감이 갔다. 결국 미쓰코는 오쓰의 삶에 대해서 어떤 판단을 내리게 될까... 신성에 온몸을 바친 거룩한 성자일까? 아니면 결국 있지도 않는 존재에 대한 쓸모없는 신념에 기대 배척만 받다 떠난 순진한 멍청이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