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과정에서 나는 두 가지 작업을 해보고 싶어졌다. 하나는 창작의 일반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동료 작가들에 대한 나의 반응을 분석해보는 것이다. 지금의 이 책은 이런 두 가지 작업 성과를 모아놓은 것인데, 나는 특히 젊은 시절에 내가 가졌던 생각을 다른 작가들에게 알릴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나는 지난 70~80년 동안 ‘작가는 왜 쓰는가’ 하는 문학적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왔지만, 아직도 포괄적인 해답은 얻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대단히 복잡한 문제로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렇지만 작가가 되는 과정은 책을 한 권 발간하는 것으로 시작되거나 완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만은 확실하게 알고 있다.
결국 결론이 될 이 장에서는 내용 부분과 형식 부분을 통합하는 의미로 내용 자체가 형식인 문장들을 살펴볼 작정이다. 스스로 구조를 의식하는 문장, 스스로 한계를 숙고하는 문장, 한계를 터뜨리듯 드러내는 문장, 심문을 유도하면서 저항하는 문장, 힘을 선언하는 문장, 힘을 아끼는 문장, 이 문장들은 위대하다. 단호한 자기 성찰을 통해 순수한 사물의 상태를 열망하기 때문이다.
언어라는 자원은 유한하지만 이를 배열하여 이룰 수 있는 효과는 무한하며, 글쓰기 기술이란 글을 쓰는 여러분이 바라는 효과를 산출하게 될 형식이라는 자원을 발굴하는 일이다. 에드거 앨런 포의 말을 보자. 포에 따르면 글쓰기에 돌입하는 모든 작가의 머릿속 최전선에 자리 잡아야 하는 내용은 이렇다.◇◇◇◇◇마음이나 머리, (더 포괄적으로는) 영혼이 허락하는 수많은 효과나 인상 중에서 지금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글쓰기의 철학』(1846)
좋은 문장의 요소를 분석하는 일에는 또 다른 이점도 있다. 문장을 분석하고 비슷한 문장을 작성하는 방법을 연습하는 일은 문장을 읽는 연습과 일맥상통한다. 물론 글을 읽는 일이 쓰는 일보다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