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남자
박성신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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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을 보는걸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그걸 보는동안 뭔가 내 정신을 뺏기는 것 같은 느낌이 좋지 않아서다.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게 되는 상황이 TV를 바보상자라고 부르는 이유일듯. 그래서 책을 읽는것을 더 선호한다. 이야기를 읽고 그 이야기를 머리속에 그려가면서 나만의 동영상을 만드는 셈이다. 자연히 보기만해도 머리속에서 그림이 그려지는 책이 단연코 내가 재미있어하는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책은 오랫만에 읽는 '재미있는 책'이다. 머리속에서 저절로 영화가 돌아가게 만든다. 자연히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버리도록 만들어버리는 흡인력이 장난아니다. 단언컨대 이 책, 기어코 영화로 만들어질 듯. (그러면 주인공은....?)


분단이라는 특수상황의 현대사에 불행한 가족사, 거기에 뜨거운 러브스토리까지. 우리나라에 특화된 상황이 나오다보니 자연히 몰입도도 높아지고 그럴듯함이 배가된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작가가 이끄는대로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듯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러다보니 결국 밤늦게까지 책을 읽게 되어 버린다. 


줄거리는 현재를 사는 아들의 시점과 과거 아버지의 상황을 교차하며 진행된다. 자살을 기도하며 고시원을 전전하는 아들은 지금의 자기 상황의 많은 부분은 아버지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던 중 아버지가 총에 맞았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버지가 남긴 주소록을 넘기면 많은 보수를 주겠다는 소리에 아버지의 궤적을 따라가던 아들은 그동안 알지못했던 아버지의 실체를 만나게 된다. 


아버지의 상황이 나올때는 특히 과거의 배경을 읽는 재미가 있다. 70년대의 은하수, 버스안내양, 다이알비누, LP판... 따져보면 그리 멀지 않는 과거인데 정말 오랫만에 느껴보는 이 친근함이라니. 어린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작가님 연세가 어찌 되시는지 급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한가지 아쉬운것은 제목인데... <안녕 내사랑>같은 제목이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레이먼드 챈들러가 먼저 쓰긴 했지만...

다 읽은 후 표지를 보니 안보인던것이 보인다. 책을 읽기전에는 표지의 배경색이 그냥 단색으로 보였었는데 다 읽고나니 그게 아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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