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원의 고전강의 공산당 선언 - 젊은 세대를 위한 마르크스 입문서
강유원 지음, 정훈이 그림 / 뿌리와이파리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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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원씨가 어느 대학에서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을 교재로 한 학기 강의를 했단다.

이 책은 강의 내용을 모아서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그래서 강의를 진행하는 순서대로 구성되어 있고

중간에 과제와 기말고사 문제까지 들어 있다.

(중간고사는 아예 보지 않았다.)

이런 강의를 직접 들었으면 정말 알차고 재미있었을 거란 생각이 드는 책이다.

학점과 상관 없이 청강하는 학생도 있었다고 하니

이 강좌의 인지도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20쪽 정도 분량의 팸플릿이었던 공산당 선언을 가지고

한 학기 내내 강의를 해도 수업시간에 모든 문장을 거론하지 못했을 만큼

공산당 선언은 할 말이 많은 텍스트다.

그렇게 할 말 많고 어렵기까지 한 텍스트를 가지고

19세기가 아닌 21세기, 지금 우리 사회를 보여주고 있다.

그것도 아주 재미있고 시원하고 통쾌한 문장으로.

정훈이씨가 그린 삽화도 재치 만점이다.

진지하게 강의를 읽다가 중간에 나오는 삽화를 보면

웃음이 터지면서, '완전공감'하게 된다.

내용도 길지 않아서 후딱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책속의 과제와 시험문제를 한번쯤 풀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지만...

선뜻 도전하지는 못하겠다.

어렵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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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베스 미국과 맞짱뜨다 - 제국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굴레를 벗고 자주의 새 역사를 여는 베네수엘라
베네수엘라 혁명 연구모임 지음 / 시대의창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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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입해 있는 인터넷 동호회에는 재미삼아 자기소개를 올리는 게시판이 있다.

얼마 전에 나도 내 소개를 올렸는데

이 '자기소개'는 자유로운 형식으로 올리는 게 아니라

카페에서 만들어 놓은 스무 가지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다.

재미 위주의 가벼운 질문부터 조금 진지하게 고민해 보게끔 하는 질문까지 골고루 있는데

그중에 가장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는 물음이 있었다.

한참 생각하다가 "누구를 존경해야 하나?" 라고 답했다.

그런데 이제 그 답을 바꿔야겠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차베스를 존경하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감동의 전율을 느낄 만큼 차베스를 지지하게 되었다.

 

"가난을 끝장내는 유일한 방법은 빈민들에게 권력을 주는 것이다."

차베스는 이러한 기지를 내세우고 진정으로 민중에게 힘이 되는 개혁을 단행했다.

당연히 부자들과 기득권 세력은 반발했고 차베스를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리려고

각종 작당모의를 했지만 차베스에게는 민중의 지지라는 강한 힘이 있었다.

가난하고 힘없는 나라, 베네수엘라의 대통령 우고 차베스!

그러나 그의 개혁이 미치는 영향은 베네수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중남미 여러 나라가 영향을 받고, 미국이 타격을 받고 있다.

자국의 민중을 위한 정치, 이웃 나라 빈민의 복지까지 생각하는 외교정책은

정말 감동적이다.

 

책 뒤표지에 있는 손석춘의 추천사에 이런 말이 있다.

"우리에게 그런 대통령은 과연 불가능한가."

정말로 차베스 같은 대통령이 부럽다.

우리나라에도 차베스 같은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

 

 

 

우고 차베스, 지구 반대편에 살고 있는 민중도 당신을 지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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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개정증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김태언 외 옮김 / 녹색평론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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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티베트'라고 불리는 라다크는 서부 히말라야 고원의 황량하지만

아름다운 고장이다. 빈약한 자원과 혹심한 기후에도 불구하고 라다크는

검소한 생활과 협동, 그리고 무엇보다 깊은 생태적 지혜를 통하여 천년

넘게 평화롭고 건강한 공동체를 유지해왔다. 물질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지만 아무도 가난하다고 느끼지 않고, 긴밀한 가족적/공동체적 삶속에서

사람들이 정서적/심리적 안정을 누리며, 여성들과 아이들과 노인들이

존경받는 사회의 생생한 모범을 라다크는 보여주었다.

 

그러한 사회에 서구식 '개발'이 시작되었다. 이로 말미암아 이 사회에

환경파손과 사회적 분열이 생겨났고, 인플레이션과 실업이 등장하고,

서구문화에 대한 맹복적인 선망이 일어났다. 오랜 세월 유지되어온 생태적

균형과 사회적 조화가 산업주의의 압력 밑에서 붕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오래된 미래>는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고, 그 메시지는 라다크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정열에 찬 명료한 묘사를 통해서 이 책은 진보의 개념 자체를

묻고, 현대 산업사회의 근원적인 병폐를 통렬하게 드러내지만, 그와 동시에

오늘날 사회적/생태적 재앙에 직면한 우리 모두의 장래에 대하여 구체적인

희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

 

책 뒤표지에 실려있는 글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리뷰를 쓰려고 하다가 그제서야 뒤표지를 보았다.

내가 하고 싶은 얘기가 다 들어있다.

라다크라는 히말라야 기슭의 작은 마을의 이야기지만

그 이야기는 정말로 라다크에 국한 된 것이 아니다.

1996년에 처음 나온 책이니까 10년이나 지난 책이다.

하지만 지금 읽어도, 지금보다 더 미래에 읽어도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다.

 

갑자기,

한미FTA를 추진하고 있는 정부 관계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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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 작은 탐닉 시리즈 1
고경원 지음 / 갤리온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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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

개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고양이나 개를 기르는 사람들을 하나, 둘 알게 되고

그러다보니 나도 동물을 조금 더 친숙하게 느끼게 되었다.

최근에는 친한 친구가 고양이를 기르는 바람에

그 녀석을 통해 고양이에 대해 조금씩 정보를 얻기도 하고

그녀와 고양이의 동거 이야기를 종종 전해듣곤 했다.

 

그러다가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발견한 길고양이에 관한 책.

예전의 나였다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친구가 기르고 있는 고양이 덕분에, 아니 그들의 동거 이야기 때문에

이 책을 사게 되었다.

판형이 이렇게 작을 줄 몰랐다.

솔직히 일반적인 사이즈 정도는 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물론 '작은 탐닉'이라는 전제에 맞게 책도 작게 만든거라는 의도는 알겠지만

그래도 판형이나 지면 구성에는 아쉬움이 큰 책이다.

 

그건 그렇고,

책 내용은 퍽 흥미롭다.

길고양이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고

고양이를 입양해서 기를 생각은 안들었지만

내 주변에 자주 나타나는 길고양이가 있으면 밥이라도 챙겨주며 돌봐줄까, 하는

책을 읽기 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생각을 잠시 했다.

하지만 고양이를 기르는 것이

그냥 한번 해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책임감이 필요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에

얼른 마음을 고쳐 먹었다.

책임감 없이 고양이를 잠시 돌보다 마는 건

처음부터 그냥 내버려두는 것만 못하기 때문이다.

 

작가의 글솜씨도 흥미로운 내용 만큼 매력적이다.

블로그에 연재되던 글을 단행본으로 만든 것이어서

간혹 인터넷 용어들이 섞여 있는데

그다지 튀거나 밉살스럽지 않고

적당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 참 자연스럽다.

직업이 기자라 그런가, 글을 참 맛깔스럽게 잘 쓰는 작가다.

 

작은 책이라 순식간에 뚝딱 다 읽어버렸다.

내가 갖고 있기보다는 고양이와 행복한 동거를 하고 있는 친구에게 줘야 겠다.

읽는 동안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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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 한 지식인의 삶과 사상
리영희, 임헌영 대담 / 한길사 / 200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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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서전을 원했다.

한 사람의 삶에 공감할 수 있고, 재밌게 잘 읽히는.

전에 읽었던 여타의 자서전들은 그 주인공을 지나치게 영웅화 하는 경향이 있어서

읽는 도중 자꾸만 거리감이 느껴졌었는데

이 책은 읽으면 읽을 수록 리영희 선생의 삶에 존경심을 갖게 된다.

 

책은 리영희 선생과 임헌영 선생의 대담형식으로 구성되었는데

두 사람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아서 더욱 좋았다.

 

강준만씨는 그의 책에서 리영희 선생을 가리켜

'한국 현대사의 길잡이'라는 표현을 했는데

그 표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일제강점기부터 지금 이 순간까지, 선생은 언제나 우리 역사의 굵직한 사건들과 함께 있었다.

시절이 하 수상한 세월을 살면서 부당하게 투옥되고 풀려나기를 반복하면서도

이 땅에서 지식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한시도 잊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그것을 실천하며 살아온 세월.

어찌보면 고집불통에 꼬장꼬장한 성격을 지녔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부끄럼 없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책을 읽는 동안 존경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꼈다.

실천하는 지식인의 고결한 삶에 존경을,

아무것도 실천하지 못한 보잘것 없는 내 몸부림에 부끄러움을......

리영희 선생의 글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시절에는 세상을 향해 똑바로 눈뜨지 못한 젊은이들을 눈뜨게 했고

지금은 나처럼 이기적인 젊음을 반성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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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혜 2007-10-16 2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출판사 한길사에 근무하고 있는 윤은혜라고 합니다. 한길사에서는 계간 북 매거진 in BOOKHOUSE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11월에 나올 가을 호에 '한길사의 책과 나'라는 주제가 특집기사가 들어가는데, 이 리뷰를 정리해서 게재해도 괜찮을까요? 바람이불님의 글이 실리게 되면 글이 실린 잡지와 소정의 기념품을 드립니다. 독자와의 관계를 생각해보고자 하는 기획이니 소중한 글을 실을 수 있도록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메일(loorien@hangilsa.co.kr)로 연락 주시거나 댓글 부탁드립니다.

바람이불 2007-10-16 2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잘 쓴 글도 아닌데 매거진에 게재하신다니 부끄럽습니다. ^^;;
매거진에 실린다면 제가 영광이지요.ㅎㅎ
리영희 선생님 책은 전집으로 나온 것 중에 몇 권 골라서 읽어봤는데
때로는 어렵고 지루한 감도 있지만
선생님의 날카로운 시선에는 자주 깜짝놀라곤 합니다.

윤은혜 2007-10-18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게재 허락 감사드립니다.^^ 지면 관계상 전문을 싣지 못하고 부분을 발췌하여 기사로 작성하게 될 것 같습니다. 잡지와 사은품을 받으실 주소와 연락처를 메일(loorien@hangilsa.co.kr)로 알려주시면 잡지 발행 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한길사 책 많이 사랑해주세요.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