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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습·서경덕 - 조선사상의 새 지평 ㅣ 창비 한국사상선 3
김시습.서경덕 지음, 박희병 엮음 / 창비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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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지원 이벤트로 한국사상선을 읽게 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자기계발서 및 비문학 위주의 책을 읽다가 김시습 서경덕 이라는 한국사상선 책을 읽으니 뭔가 생소하기도 하였다. 철학 부분은 서양 철학자가 집필한 정치철학(마이클 샌델, 카뮈) 책 위주로 읽다가 한국에도 유명한 동양철학에 능통한 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김시습은 어떠한 사람인지는 몰랐으나 금오신화로 유명하여 이름만 들어본 정도였으며, 서경덕은 전혀 알고 있지 못한 사람이었다. 조선시대 유명한 동양철학 사상자에 대해 알 수 있게 기회를 주신 창비 독서모임 지원사업 관계자 분께 너무나도 감사드린다는 말을 먼저 드린다.
김시습은 세상에 대한 번뇌를 끊임없이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수양대군(세조)의 왕위 찬탈에 대해 충격을 많이 받은 김시습은 방랑을 시작하게 되었다. 김시습 본인은 이상적인 임금의 모습과 인민의 모습, 신하의, 모습을 머리속에 평소에 담으며 생활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상적인 세계와 조선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 너무 달라 많은 고통을 받은 것 같다. 그러한 고통이 오히려 김시습의 세계관, 정치관, 가치관을 확고히 갖춘 유명한 시와, 소설 등의 작품을 많이 남겨 놓았다 생각한다.
김시습 부분 2장 "자연철학"에 "신귀설(귀신을 논함)" 부분은 미국의 초월주의 사상과 비슷한 연관이 있다 생각하였다. 미국 초월주의 사상 자연을 인식하는 방법은 세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첫째 자연의 아름다운 물리적 형태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둘째 자연에 깃들어 있는 더 높은 법률, 즉 영혼의 요소가 자연의 아름다움에 기여함을 깨달으며, 마지막으로 그 아름다움을 이성이 작용하는 대상으로 파악함으로써, 자연의 아름다움과 이성의 아름다움을 일치시켜서 자연 형태가 곧 더 높은 법률임을 깨닫는 것이다. 신귀설에서는 더위와 추위가 오가고, 해와 달이 교대로 밝고, 밤과 낮이 바뀌는 도리는 이치의 자연스러운 것이며, 기는 오래되면 자연히 흩어져 사라져 돌아가는 것이라 이야기하였는데, 자연과 영혼의 조화로움을 동서양 모두 생각하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김시습 부분 3장 "정치사상"에 인상 깊었던 부분은 "고금의 충신과 의사"의 p107 부분이다. 충은 "자기를 다하는 것이다"라고 말하는데, 죽음과 삶, 어려움이 있어도 도리를 다해 힘을 다하고 자기를 다한다는 것이다. 또한 꼭 자기가 할 수 없는 일을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기가 할수 있는 일로써 그 직분을 다하는 것이라 이야기하는 부분도 있었다. 우리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부분을 괴로워해가며 억지로 해야 하는 것이 맞는건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맞는 건지 고민을 할 때가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꾸준히 그 직분을 다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를 내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주는 일이 대체로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쉬워보이지만 그만큼 어렵고, 조선시대 문인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천가지 발차기를 하는 사람은 무섭지 않지만, 한 가지 발차기를 천 번 하는 사람을 무서워한다" 라고 한 이소룡의 명언이 있다. 쉬운 것이라도 꾸준히 자기 직분과 도리를 다해 힘을 다해야겠다고 다짐을 하며 이 부분을 집중해서 읽었다.
서경덕은 조선 전기의 유학자인데,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학자로서 자부심이 높은 사람이었지만, 혼자 공부하여 깨닫는 방식의 공부하여 자득의 사상가였다. 글을 그다지 남기지 않아서 그런지 이 책의 본문 전체 페이지 360페이지 중, 서경덕에 관한 이야기는 280페이지부터 시작한다.
스스로 깨달음을 얻으면서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마음이 작품을 통해 잘 나타났다. 벼슬을 평생 하지 않는 모습에서 그것이 잘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5장 경세론을 통해 본인이 세상과 정치가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보임을 알 수 있다.
학문론과 수양론, 철리시 부분에 실린 시를 읽다보면, 소재가 굉장히 소박하며, 주제 또한 평이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김시습 부분을 읽을 때는 깊은 이해를 요하여 책이 잘 넘아가지 않았지만, 서경덕 부분은 소박하여 책이 조금 잘 넘어갔다.
우리나라에도 옛날 조선시대에 활동했던 훌륭한 유학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서평 이벤트를 통해 이렇게 알게 되어서 더더욱 뜻 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