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가정예배 - 삶의 중심에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살아가기
지소영 지음 / 두란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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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Lord, I’m your.
주님, 저는 당신의 것입니다. 

내가 저 짧은 기도를 계속 읊조린다는 것은, 필경 내가 시험에 들었다는 신호다. 내가 무언가, 그분의 뜻이 아닌 것을 사랑하려고 할 때마다 내 마음에 몽글몽글 솟아나는 짧은 기도문. 주님, 저는 당신의 것입니다.

혼자 사는 내게 ‘가정예배’라는 네 글자는 언제나 먼 이야기인 동시에 미묘한 죄책감을 들게 한다. 역시 처음 이 책을 선물 받았을 때 표지를 보자마자 든 생각도 ‘나와는 거리가 멀겠구나.’ 딱. 이것 말고는 없었다. 제목과 표지 그리고 목차를 천천히 읽다가 내 뒤통수를 시원스레 내려친 건 다름 아니라, 작가님의 아들과 딸이 쓴 추천사였다. 자식으로부터 추천사를 받았다는 작기의 책을 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내용도 내용이었지만 자신의 자녀들과 추천사를 부탁하고 부탁받을 수 있는 가정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나에게는 정말 큰 충격이었다.

코로나 시대 속에서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참된 예배에 대한 강력한 화두를 받았다. 예배란 무엇인가 그리고 예배의 본질은 무엇인가에 대해 우리는 끊임없이 상고하며 신앙의 여정을 걸어야 한다. 이 여정 속에서 이 책은 예배에 대해 거창하게 떠들어대지 않는다. 그저 작가님의 가정이 어떻게 예배를 드리는지, 그 예배가 어떻게 가족들을 하나로 묶어나가는지 그리고 그 예배를 하나님께서 어떻게 받으시는지 조용히 이야기해 주고 있다. 이 책의 작가님이 허투루 신앙 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는 분명한 증거가 나는, 자녀들의 추천사라고 생각한다. 분명히 가족 안에 갈등도 있을 거고 서로 토라져 차가운 기류가 흐르는 때가 있었을 거다. 그러나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예배라는 커뮤니티 안에서 엄마와 아빠와 자녀들은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과 함께 ‘소통’하고 있다. 진짜 가정은 문제가 없는 가정이 아니라 많은 문제를 끊임없이 소통하며 해결해 가는 가정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허상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충분히 사랑했는가.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도 내 마음에 감도는 질문은 ‘충분히 사랑했는가.’라고 묻는 작가님의 질문이었다. 예배의 끝에 무엇이 있어야 할까. 예배 후 우리의 삶에 남아야 하는 게 있다면 무엇이어야 할까. 그것은 너무나도 뻔뻔하고, 구태의연하며 동시에 촌스럽게 그지없는 바로 이 말 ‘사랑’일 것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내 이웃들을 그리고 내가 사랑할 수 없다고 하는 그 사람들을 나는 얼마만큼 사랑했는가로 증명될 것이다. 이 책은 그 삶을 넌지시 보여주고 있어서 읽는 내내 마음 한 켠이 너무나 아렸다. 나는, 얼마나 사랑했는가. 나중에 내 삶의 여정이 끝났을 때 그분이 내게 ‘시온, 너는 충분히 사랑하고 왔니?’라고 물으신다면 나는 과연 뭐라고 답할 수 있을까. 나는 그 대답을 준비하기 위해 ‘살아야’ 하지 않을까.

그 사랑을 준비하기 위해 나 역시, 홀로, 가정 예배를 드려보려고 결심한다. 처음에 숫자 153이 도대체 뭔가 궁금했는데 말씀 한 장, 감사 제목 다섯 가지, 기도 제목 세 가지를 의미하는 거란다. 즉, 말씀 한 장 읽고 묵상한 후 감사 제목을 올려 드리고 세 가지의 기도 제목을 바친다면 그것으로 예배가 되는 셈이다. 아, 나는 얼마나 거창한 예배 형식에만 갇혀 있었단 말인가!

해가 지기 전에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내 입에서 끊임없이 나온 기도는 다른 게 아니라. 주님, 저는 주님의 것입니다, 이 기도였다. 내가 그분의 뜻과 다른 길로 가려고 할 때마다 읊조리게 되는 짧은 기도. 그렇게 돌아와서 이 책을 읽게 된 것이 우연은 아닌 듯하다. 가을이 깊어지듯, 내 영혼도 깊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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