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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 한알 속의 우주 - 무위당 장일순의 이야기 모음, 개정판
장일순 지음 / 녹색평론사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벌써 15년전이다. 멋모르고 이 책을 사서 글자만 읽던 때가.
이 분 말씀을 담은 책들은 읽기가 쉬운 편이다.
하지만 나같은 무지랭이가 공감을 하기에는 그리 녹록치않은 깊이를 품고있지...
비슷한 내용을 말하는 책들은 서점에 천지삐까리로 널렸다.
모두 이 시대에 인정받는 훌륭한 스펙에, 여러분야에 다양한 업적이란 것을 셀수없이 남겼다는 이름난 사람들이 휘황찬란한 표지에 진보된 구성과 논리로 무장하고, 온갖 미사여구와 자료를 붙여 두껍고 멋지게 화장한채 진열대의 앞에 놓여져있다.
그런데 난 그리 크지도 않고 이젠 시간에 쓸려 너덜해지기 시작한 이 책이 더 좋다.
내가 넓은 바다를 등지고 누군가에게 "바다가 어떻게 생겼습니까" 라는 질문을 한다고 생각할때,
어떤 똑똑한 사람은 바다의 색깔과 내음, 넘실대는 파도, 고깃배의 모습, 모래사장의 풍경, 그곳을 거니는 사람들까지... 눈으로 보는것보다 더 멋지게, 듣는사람이 황홀해질 정도로 장황하게 설명해서 답해줄수있겠지. 그런데 이 분은 그런 질문을 들으면 "뒤돌아서 나랑 같이 가봅시다" 하고 같이 바닷가를 거닐면서 함께 바다를 느껴줄것 같은 느낌이다.
생명...
모든것이 시작되고 지향하며 다시 돌아가는 이 두글자를 기억하고 이 분의 말씀들을 오랜만에 다시한번 편안하게 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