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8 (10주년 특집판)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18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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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까지 얼마 남지 않은 현 시점, 매 해 가을 출시 되는 베스트 셀러 시리즈를 소개하고자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로 유명한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교수인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가 출간 10주년을 맞아 <트렌드 코리아 2018 10주년 특별판>으로 돌아왔다. 소비는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우리 삶에 꼭 필요한 것이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소비의 흐름은 매년 새로우면서도 어딘가는 닮아있는 트렌드로 나타나는데, 우리가 소비하는 물건들이나 서비스들이 이 트렌드를 바탕으로 제작되고, 또 소비된다. 매년 그 해의 띠별 동물을 테마로 트렌드를 알아보는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는, 내년 황금 개의 해를 맞아 WAG THE DOGS라는 어구의 두문자를 따서 총 열 가지의 트렌드를 소개하고 있다. 이 중 내가 관심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소확행, 작지만 확실한 행복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잇는 것이다. 큰 것을 바라지 않고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소확행은 무라카미하루키의 수필집에서 처음 나온 말이다. 우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침체된 경기 속에 살고 있다. 사람들은 큰 부자가 되는 것이 힘들다는 것쯤은 잘 알고있기에, 지금 여기 나의 작은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따뜻한 스웨터를 입고 장작불 옆에서 핫초콜릿을 마시는 기분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의미하는 덴마크어 "휘게"라이프가 유행하는 것을 보면 그를 알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집은 행복을 찾기에 중요한 장소로, 멀리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에서의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나도 그렇다.) 또 가끔, 멀리 떠나는 여행보다 자주, 그리고 가까이 가는 여행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동네의 작은 서점부터 카페까지를 둘러보는 인원이 늘고 있다고 한다. 행복이 멀리, 미래에 있다고 생각하던 나 역시도 요새는 지금, 여기, 현재의 행복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가고 있다. 울긋불긋 물든 길가의 가로수가 아름답고, 다가오는 겨울의 찬 공기에 행복하다. 가성비에 가심비를 더하다: '플라시보 소비' 언제부턴가 가성비라는 말이 유행하기 시작했다. 가성비는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뜻이지만, 보통 가격이 저렴한 것에 비해서 성능이 괜찮다는 뜻으로 사용되는 쪽이 많은 것 같다. 가성비 열풍 속에서 단순히 제품의 성능이 아니라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즉 가심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한다. 소비자의 심리적 만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2017년 연이은 화학 관련 문제들이 발생했다. 그 중 우리의 삶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생리대에 유해물질이 대량 검출되었다는 뉴스는 충격이었다. 실제로 나를 포함해서 주변에서도이 제품을 사용하고 문제가 발생한 사람들이 아주 많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100% 천연펄프로 만든 생리대를 구입했을 때 가격은 약 3배이지만, 소비자에게 마음의 위안을 얻은 것이다. 비싸지만 가심비 높은 소비라고 말 할 수 있다. 또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브랜드와 연관된 "굿즈"도 가심비의 한 형태이다. 아이돌 굿즈에서 시작한 굿즈 시장은 향후 1,000억원 이상의 가치를 보유한 시장이 될 것이라는 게 전망이다.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나 우울함을 소비를 통해 해소하고자 하는 "탕진잼"의 열풍도 맥락을 같이 한다. '워라밸' 세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은, 내가 접한지 얼마 되지 않은 단어이다. 미래 진로를 탐색하던 중 요새는 고연봉 직종보다 워라밸 직종들이 뜬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이다. 나도 예전같으면 고연봉 직종을 택했겠지만, 고연봉 직종에는 반드시 긴 노동시간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알게 된 후로, 또 내 삶의 행복을 가장 우선시하게 된 후로는 연봉이 적더라도 워라밸이 보장되는 직업, 회사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이는 나뿐만이 아니다. 2016년 한 취업포털이 구직자 3000명을 대상으로 직장 선택의 기준에 대해 설문한 결과, 신입직 대부분이 근무시간 보장을 뽑았다고 한다. 앞으로는 이러한 우리 워라밸 세대가 기업 문화를 만들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니,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나만의 케렌시아 케렌시아란 투우장의 소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바라보는 공간으로, 귀소본능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고 한다. 죽음의 공포가 도사린 상황에서의 도피처같은 공간이 바로 케렌시아인 것이다. 우리 인간도 케렌시아가 필요하다. 힐링이 필요한 우리는 각자 자기만의 케렌시아를 찾기 마련이다. 1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공간에 대한 애착이 강해진 사람들의 셀프 인테리어 열풍이 자연스레 퍼지고 있다. 주목할 만한 것이 바로 그리너리 트렌드인데, 카페 등 여러 공간의 인테리어에서 볼 수 있는 식물을 활용한 인테리어들이 바로 그것이다. 나도 최근 방을 꾸미면서 식물을 길러보려고 옛날에 사둔 키트 트레이에 씨앗을 뿌렸는데,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곧 소식이 오기를 바란다. 매년 새롭고 뜨거운 트렌드들로 채워진 <트렌드 코리아>시리즈. 올해에는 출간 10주년을 맞아 특별판으로 출간되며, 2007년부터 2018년까지, 지난 12년간의 트렌드를 총망라하여 정리해놓아, 우리가 살아온 시대의 유행과 트렌드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2017년 소비트렌드 회고 부분에서는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예상한 2017년의 트렌드가 얼마나 맞아떨어졌는지를 확인하여, 놀라움과 재미를 쏠솔하게 느꼈다. 벌써 책에 나온 용어들이 마케팅에 등장하는 것을 보면 이 책이 얼마나 CEO 및 일선의 업체들에 인기가 있는 책인지를 알 수 있다. 현재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 및 예스24 , 반디앤루니스종합 베스트셀러 2위, 각종 대형서점 경제경영 분야 1위의 이 책, 나머지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트렌드 코리아 2018>를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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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먼저다 - 나를 사랑하는 가장 확실한 결심
한근태 지음 / 미래의창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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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태생이 집순이다. 금요일 저녁 집에 들어가고 나서, 강의가 있는 화요일 아침이 되어서야 집 밖에 나간 적도 있고, 집구석만 고수하다 밖으로 나간 후 달라져있는 날씨 때문에 "내가 이정도로 집순이구나"하며 놀랄 때도 있다. 건강한 삶을 부르짖으면서 시작한 운동은 작심 삼일도 아니고 작심 하루만에 무산되기 일쑤였다. 그런고로 살을 여러 번 빼봤지만 운동을 해서 뺀 적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운동을 병행하지 않고 극단적인 식이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하다보면 금방 요요가 오는 것은 물론이고,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나를 점점 더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만들 뿐이었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경종을 울리는 책이었다. 한근태의 <몸이 먼저다>를 소개하겠다. 저자는 컨설팅회사 대표로, 글을 쓰고 강연을 다니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는 사람이다. 그는 보통 사람들보다는 건강하게 살긴 했지만, 운동에는 그리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그는 오십견으로 고생하며 한의원을 다니고 있었다. 그런데 뚱뚱했던 처남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날씬해진 모습을 보여주며, 운동이 너무 재미있어서 살맛난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아내와 함께 트레이너를 찾았다고 한다. 그런데 몇 주만에 오십견이 호전되는 등 효과를 보자 계속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몸을 사랑하고 건강을 챙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에 대해서, 그것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말하고있다. 저자는 지식 노동자일 수록 운동이 필요하다고 한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책상에 계속 붙어있으면 머리가 띵해지지만, 운동으로 땀을 빼면 새로운 에너지가 넘쳐서 집중력을 발휘하기도 쉽다고 말한다. 일본의 작가이자 우리나라에서도 책만 냈다 하면 베스트셀러 목록에 드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운동을 즐기기로 유명하다. 그는 달리기광으로서, 1982년 이후 매년 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나이로 60세가 넘은 것을 생각하면, 아주 젊게 사는 자가 아닐 수 없다. 그는 소설가로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재능이고, 그 다음은 집중력이라고 한다. 건강한 몸에서 3~4시간 폭발적으로 집중할 수 있는 힘이 나오는 것이다. 또한 그는 살이 찌기 쉬운 체질로 태어났다고 한다. 그런데 스스로 그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가만히 있어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은 운동과 식사에 별 신경을 쓰지 않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금방 몸이 불어나는 자신같은 사람은 덕분에 운동을 열심히 할 수 있다고 말이다. 창조적 활동에는 에너지와 기초체력 강화가 필요하다. 운동은 운동선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운동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지 않는다. 먹는 것도 운동만큼 중요하다. 영어권에는 "You are what you eat" 이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면 "너는 니가 먹는 것이다."라는 말이고, 의역하면 먹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우리는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고, 원할 때 원하는 것을 먹기가 어렵지 않다. 저자는 식도락 기질이 있어, 육류를 좋아하고 디저트류도 좋아한다. 운동보다도 음식조절이 더 어렵다고 한다. 그렇지만 운동을 시작하면서 의도적으로 음식 조절을 하고, 네 식구 모두가 함께 운동을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현재는 저녁을 아주 가볍게 먹고 있다고 한다. 현미밥이나 샐러드, 고구마나 과일 등을 먹으면 속이 편하고, 비어있을 때의 충만감은 차있을 때의 충만감과 비교했을 때 덜하지 않다는 것이다. 저자는 건강한 삶을 택한 후 여러 가지 변화를 겪었다. 그는 운동을 시작한 후 여기저기서 얼굴이 작아졌다, 건강해보인다, 피부가 좋아보인다와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고 한다. 오십견으로 고생하던 부위의 근육을 쓰다보니, 더이상 아프지 않게 되었다. 또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해소할 수 있어 건강한 마인드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또 집중력이 떨어질 때 쯤 운동을 하면 하루를 두 번 사는 것과 같이 새로운 집중력과 마음으로 일을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운동을 통해 뇌를 활성화 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나는 건강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을 끊임없이 들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규칙적이고 몸에 좋은 식습관이나 운동습관은 들이는 것에는 참 어려웠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는 건강한 삶을 살고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최근에 운동을 시작했다. 규칙적으로 하고 있으며, 책에 나온대로 뿌듯하고 성취감이 있다. 이것만 봐도, 이 책이 나에게 깨달음을 준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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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하고 앉아있네 - 처음부터 차근차근 알려주는 스타트업 실전 노트
김상천(슬로그업)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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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 휴학을 끝마치고 학교로 돌아간 지도 벌써 한 달이 넘었다. 나와 함께 입학한 같은 학번 동기들은 모두가 졸업해버렸을 줄만 알았는데, 지나가면서 간간히 예전에 친하던 친구들을 마주쳤다. 친구들과 약속을 잡고 지난 시간의 회포를 풀며 서로의 안부를 묻기를 몇 번, 학교를 다니는 친구들이 졸업 한 친구들보다 많음을 알게 되었다. 로스쿨에 진학한 동기들, 고시를 준비하거나 붙은 동기들, 기업 입사를 준비하는 동기들처럼 우리 과의 보편적 진로로 나아간 동기들의 이야기도 흥미로웠지만, 아마 가장 흥미로웠던 이야기는 바로 창업을 준비하는 동기의 이야기였던 것 같다. 휴학을 하는 동안 간혹가다 페이스북을 통해 그 친구가 뭔가 색다른 것을 준비한다는 사실은 알게 되었지만, 막상 "창업"이라는 색다른 길을 택했다는 것을 알게 되니, 친하지도 않은 그 동기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법학, 행정학, 정치학, 경제학 등을 배우는 우리 과에서 "창업"을 준비한다고? 게다가 이미 학교에서 열린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까지 했으니, 그간의 노력에 보상까지 따랐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꼭 동기가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 중 창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몇 명 있다. 그 중 내가 소개하고싶은 선배는 고등학교 재학중에는 알지 못했던 분이다. 그렇지만 우리 학교 출신으로는 드물게 미국으로 유학을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유학을 갈 즈음해서  선배와 나는 어찌저찌 페이스북 친구가 되었고, 인스타그램도 맞팔을 하게 되었다. 영어를 좋아하고 해외 유학에도 관심이 있는 나는 선배가 미국생활에 대한 글을 올릴 때마다 관심있게 지켜보게 되었고, 선배의 삶을 멋지다고 생각하며 동경 비스무리한 것을 하기도 했다. 그런 선배는 페이스북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들과 소식들을 공유하더니, 지난 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스타트업에 뛰어들어 꿈을 펼쳐나가고 있다. 인생에대한 목표를 하나씩 이루고있는 선배를 보면, 잘 알지 못하는 분임에도 존경하는 마음이 생긴다.


물론 그 둘과는 거의 대화도 나누지 않을 정도지만, 나는 이들에게 미래의창의 <스타트업 하고 앉아있네>를 선물하고 싶다. 이 책은 스타트업 기업인 슬로그업의 대표가 지은 책이다. 스타트업이라는 말은 '기성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통해 가치를 만들고자 하는 신생 기업'이라는 의미로 폭넓게 쓰이고 있다. 즉 기존의 시장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틀을 만들기 때문에, 자영업이나 일반 창업과는 다르다. 이 책은 스타트업 컴퍼니들을 위한 교과서같은 책이다.  "교과서로만 공부했어요"하는 전국 1등의 말에서 알 수 있듯, 무언가의 요지를 파악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 교과서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도 도움이 됐으면 됐지 손해는 안 된달까? 이 책은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원론적인 이야기는 쏙 빼고, 스타트업을 어떻게 시작하면 좋을지, 어떻게 투자자를 확보할지, 제품은 어떻게 만드는 것이 좋은지, 어떻게 비용 절감을 하여 홍보와 마케팅을 할 것인지, 어떻게 서비스를 운영할지 등의 실용적인 팁들을 잔뜩 담았다. 온라인 컨텐츠에 관심이 많은 나로서는, 스타트업을 홍보하기위한 수단을 설명해놓은 부분이 굉장히 유용하게 느껴졌다.


오늘 서울의 최고기온은 15도, 하루만에 기온이 6도나 떨어지다니. 니트에 후드티까지 껴입고 나갔는데도 쌀쌀함이 느껴졌다. 지하철역 밖으로 나와 폐에 쌀쌀한 가을 공기를 채우기 위해 고개를 들고 숨을 들이켰다. 고개를 들어 눈길이 간 곳에는 엄청나게 큰 현수막이 걸려있었고, 현수막에는 재학중인 학생중에서 창업을 한 학생들의 이름과 과, 학번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신기하게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이름은 동기의 이름이었다. 동기의 이름 세 글자가, 참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자신의 꿈을 펼치기위해 노력해온 그 동기에게, 또 자신의 인생 플랜을 잘 설계해서 창업을 준비하는 선배에게, 이 책을 선물해주고싶다. 이 책은 집안에서 빵빵하게 지원해주는 사람들이 아니라 진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쓰여졌다. 저자는 말한다. 돈이 없고, 실패가 두렵다고 가슴 속에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과소평가하지 말라고. 그런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성공해보자.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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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살아보기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조선생활사
반주원 지음 / 제3의공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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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부터 재수할 때까지 나는 항상 수능 사회탐구 영역으로 "국사"를 신청했다. 성적을 잘 받고싶은 요량으로 인터넷에 있는 유명 강사란 강사의 강의는 모조리 들어봤지만, 아무런 강의도 내 성적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고, 강의를 다 수강하기 전에 국사를 포기하곤 했다. 그래서 내가 내린 결론은 역사과목은 나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그 때의 데자뷰같은데, 지난 8월 신청한 한국사능력검정시험도 한 1주일 공부하다가 "역시 나와 역사는 아니다"라며 환불받았다. 나와 한국사의 "악연"이랄까? 그러던 내가 요즘 학교에서 "한국근현대사"라는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이 강의는 학교에서 명강의로 꼽히고 있는데, 내가 수강해본 결과 그 이유는 교수님께서 단순 암기를 지양하고 역사 흐름의 이해를 통해서 역사를 현재 상황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때문이다. 교수님은 수업이 끝나실 때마다 당시 사건을 우리의 관점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해주시는데, 당시 역사적 사건들을 보면 어디서 많이 본 것들이다. 우리가 살고있는 시대는 과거와 다를 것 같지만, 역사는 반복되더라.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역사는 미래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을 요즘 이 강의를 통해 뼈저리게 느끼고있다. 이 책이 바로 내가 수강하는 그 명강의같은 책이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사건과 상황을 통해, 당시 시대상황을 볼 수 있게 해준다. 또 생활사에 관한 내용이기때문에, 무겁지 않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통찰력있는, 제 3의 공간, 반주원 지음, <조선시대 살아보기>다. 

조선시대 살아보기
저자 반주원
출판 제3의공간
발매 2017.04.17.
 
오랜 휴학을 끝마치고 학교에 돌아간지 벌써 한 달이나 되었다. 학교는 몇 몇 새 건물이 눈에 띄기도 했지만, 대체로 옛날과 다를 바 없었다. 그렇지만 학교가 위치한 왕십리에는 새로운 가게들이 즐비했다. 그도 그럴것이 휴학을 하는 3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나에게 왕십리 역은 언제나 지나치는 역이거나 환승하는 역이었지, 카드를 찍고 나가는 곳은 아니었다. 왕십리는 2호선, 5호선, 분당선, 중앙선까지  4개나 되는 노선의 환승구간이기 때문이다. 이런 왕십리 지명의 유래는 무엇일까? 책에 따르면, 이성계가 조선의 새로운 도읍을 정하는 과정에서 무학대사에게 이를 의뢰했는데, 풍수지리에 능통한 무학대사가 당시 왕십리가 있는 곳에 이르러 도읍을 정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지나가던 한 노인이 10리를 더 가면 기가막힌 땅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왕십리에서 서쪽으로 10리를 간 곳에 경복궁을 지었다고 한다. 
 
더위가 한풀 꺾였다. 엊그제는 최고기온 29도로 해가 쨍쨍한 더운 날씨더니, 어제는 최고기온 23도에 오늘은 22도로, 점점 쌀쌀한 가을날씨다. 가을날씨를 참 좋아하긴 하지만, 가을이 오는게 아쉽기도하다. 나에게는 최근 단골 카페가 생겼는데,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내가 얼마나 자주 갔던지 개강 후 벌써 도장을 7개나 찍었다. 가뜩이나 언덕이 높은 학교에서 제일 꼭대기에 위치한 이 카페에, 수업도 없는데 계속 가는 이유는 "블랙버블티"때문이다. 나는 버블티를 참 좋아하지만, 이렇게 맛있는 버블티는 먹어본 적이 없다. 얼음이 들어가 시원한 버블티를 마시면 그 높은 곳까지 올라간 힘듦은 모두 사라진다. 조선시대에는 지금의 냉동고와같은 냉동시설이 없어 얼음으 귀했다. 그래서 서빙고, 동빙고, 내빙고 등을 통해 얼음을 저장했다. 얼음 저장과 시설 관리에만 연간 쌀 1000석이 소요되었다니, 정말 어마어마한 사치품이 아닐 수 없다. <연산군일기>에는 대비의 생일날 얼음을 깔아놓은 쟁반에 포도를 올려 시원하게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 카페 음료에 얼음을 넣으면 음료 자체의 양이 줄어들어서 얼음을 빼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는 요즘과는 다른 풍경이다. 
 
우리나라의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훈민정음, 거북선, 김치? 나는 온돌이 떠오른다. 외국 어디에 가도 이런 시스템을 가진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많은 나라들의 난방 시스템은 공기를 덥히는 방식이지만, 우리나라의 온돌은 아궁이에 불을 지펴서 돌을 달구어 한 번 뜨거워지면 열기가 오래가는 과학적인 방식의 난방시스템이다. 겨울에 외국으로 여행을 가면, 방바닥은 차고, 그렇다고 난방시스템을 가동하면 건조한 탓에 감기에 걸리기가 쉬운데, 우리나라의 온돌 시스템은 어딜가나 만날 수 있으니, 참 좋다. 일본에서는 코타츠라고 불리는 난방기구를 사용하는데, 그에 대한 일본인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탁자에 담요를 놓고 안쪽을 전기로 데우는 것인데, 일본 드라마에서 안쪽에 들어가 귤을 까먹는 장면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들이 온돌시스템을 접하는 경우에는, 코타츠도 좋지만, 집 전체를 데워주는 온돌시스템을 칭찬한다고 하니, 참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다. 이렇듯 우리나라 문화를 알면 알수록, 전근대를 고리타분한 것이 아니라,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는 기회로 다가왔다. <조선시대 살아보기>를 읽는다면, 우리가 몰랐던 선조들의 삶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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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의 감각 - 파리 서울 두 도시 이야기
이나라.티에리 베제쿠르 지음, 류은소라 옮김 / 제3의공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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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오래 머물렀다. 그럴 생각은 없었는데. 원래 가기로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 일정을 취소하고 파리에 머물렀다. 나는 왜 그 긴 시간동안 프랑스에 머물렀을까? 나조차도 궁금했던 그 이유에대한 해답을, 여기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부부로 연을 맺고 살아가는 서울 여자와 파리남자, 이나라, 티에리 베제쿠르의 파리와 서울 두 도시 이야기, 제 3의 공간의 <풍경의 감각>이다.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프랑스, 특히 파리에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오죽하면 평생 파리에 방문하는 것이 꿈인 사람들이 막상 파리에 도착하자 자신의 상상과는 달리 쓰레기가 굴러다니는 풍경과 인종차별로 충격을 받는 신드롬인 파리 신드롬까지 있으랴.
 이렇듯 환상의 나라 프랑스지만 나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여행을 다니면서 몇 차례의 인종차별을 겪은 나에게 "개인적이며, 친절하지 않다"고 유명한 국가들은 그리 끌리는 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에게 프랑스는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하는 나라"임에는 틀림없었기에, 70일간의 유럽여행을 계획하며 프랑스를 계획에 집어넣었다.
 
사람들이 불친절하다는 파리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놀란 점은, 무거운 짐을 들고 낑낑대는 날 보고 도와주겠다는 사람들이었다. 프랑스에대한 나의 인식이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한 명이 그랬다면 "아, 여기도 친절한 사람이 있구나"였겠지만, 차례대로 세 무리의 사람들이 숙소로 이동하는 그 짧은 구간에서 날 도와주니, "내가 오해했구나. 프랑스는 진짜 좋은 곳이구나."라고 생각이 바로 바뀌게 되었다. 이 생각은 숙소가 있는 역에 도착해서 지나가던 어떤 여성분이 "Hey, young lady! Your bag is open."이라고 말해주기 전까지만 지속되었지만.
 다행히 없어진 물건은 없었다. 소매치기를 당할 뻔한 경험은 당연히 유쾌하지는 않았지만, 그들 중 누가 진짜 소매치기이고, 누가 진짜 선량한 파리시민인지 알 수 없으니, 나는 모두가 소매치기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파리를 선량한 시민이 많은, 내가 오해했던 공간이라고 생각하고있다.
 
혁명의 나라 프랑스였지만, 정말 문화충격을 받았던 사건이 있다. 친구와 만나기위해 레퓌블리크역에 내렸을 때였다. 레퓌블리크역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운집해있었는데, 대마 냄새가 지독했다. 대마 합법화 시위를 하고있던 것이다. 프랑스에서 시위를 목격하게 된 것도 신기했지만, 대마를 피우며 대마 합법화 시위를 한다는 점은 문화충격이었다. 광장 일대를 경찰차가 둘러싸고 있었지만 대마를 피우는 것을 보고도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이런 일이 마치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았다. 대마모양의 깃발을 든 사람들이 큰 음악을 틀어놓고 대마를 피우며 시위를 하는 모습은 잊을 수 없는 광경이었다. 최인훈은 소설 <광장>에서 광장을 시민이 모여야하는 곳이지만, 아무도 머무르지 않는 곳으로 표현하고있다. 현대의 한국에서는 그 표현이 적용되지 않지만... 프랑스에서 아무나 지나다닐 수 있는 비어있는 공간인 광장은 이렇듯 시민들의 의견이 모이는 곳이고, 그러한 풍경은 나로하여금 프랑스라는 나라를 더 프랑스답게 느껴지게 했다.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분리수거를 잘하는 나라는 없다. 저자에 의하면 서울시에서는 수거한 쓰레기의 66퍼센트가 재활용되는 반면, 파리에서는 15퍼센트만 재활용된다고하니 알만하다. 유럽여행 중 나는 한식이 너무나도 먹고싶었다. 한국에서도 한식보다 양식을 좋아하는 내가, 막상 70일동안이나 한국을 떠나있다보니 한식을 찾게 되었다. 가질 수 없으면 더 갖고싶은 법이다. 결국 나는 나의 참지 못하고 파리의 아파트먼트 호텔을 일 주일간 빌리고, 한인마트를 찾아서 닭볶음탕을 해먹었다. (오른 쪽이 그 사진이다.) 그러면서 충격적이었던 것은, 내가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를 분리할 필요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같으면 큰일나는 일인데, 호텔측에서 제공해준 봉투에 쓰레기를 구분없이 집어넣기만하면 되는 것이었다. 한국에서와는 다른 풍경에 알 수 없는 죄책감을 느꼈다.

여행중이던 어느 하루, 나는 파리 길거리의 건물 외벽에서 꽃다발을 보았다. 누가 꽂아놓은지 알 수 없고, 프랑스어도 몰라 누구를 위한 꽃인지도 모르지만, "누군가"를 기리기위해 "누군가"가 꽂아놓은 것임에는 틀림없었다. 참 프랑스다웠다. 그런데 이 책에 따르면, 저자가 파리 퐁피두센터 근처 전신주에서 어느 객사한 노숙자를 기리기위한 꽃을 발견했다고한다. 그에게 애도를 표할 수 있도록 그의 지인이나 그에대한 정보를 알려달라는 말과 함께, 길에서 죽는 이들을 위한 모임에서 마련한 것이었다. 내가 파리를 방문한 것이 테러 이후였기때문에 내가 추측하기로는 이것이 테러와 관련있지 않을까 했는데, 번역기를 통해 번역해보니, 프랑스의 해방을 위해 노력한 JEAN BAPTISTE FERRACCI를 기리기 위한 것이란다. 서울의 길거리와는 다른, 파리만의 풍경이었다.

에펠탑과 베르사유궁전으로 대표되는 랜드마크의 나라, 루브르 박물관과 오르세 미술관으로 대표되는 예술의 나라, 달팽이 요리와 바게트, 미슐랭으로 대표되는 미식의 나라 ... 프랑스를 수식하는 말은 다양하고, 프랑스에대한 인식은 대체로 보편성을 띤다. 이런 보편적 특성뿐만 아니라 파리와 서울의 특수성, 내가 잘 알지못하던 일면에 대해 알게 해 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이다. 파리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분명 이 책을 읽고 내가 알던 파리의 모습, 몰랐던 파리의 모습에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이고,  파리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라도 파리와 서울의 일상을 체험할 수있다.
 프랑스인들은 예상했던대로 대체로 차가웠으며, 프랑스에서 분명 불쾌한 경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렇지 않으리라 믿었던 것과 달리 여행내내 색다른 모습의 파리라는 판타지에 취해있었고, 일상의 풍경을 온몸으로 느끼고있었다. 나를 그 오랜시간동안 파리에 머물게 한 것은 분명 서울과는 뭔가 다른 풍경의 감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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