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 창비 노랫말 그림책
이두헌 지음, 최은영 그림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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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동방신기의 풍선으로 더 유명했던 이 노래가 이렇게 슬픈 노랫말을 그리고 있는지 몰랐다.

어린시절은 이런 꿈을 꾸었는데 지금 결국은 변화했다는 거니까.

변화한 지금은 그런 꿈을 꾸지도 않고, 

어떤 꿈을 꾸는지도 잘 모르는 수준이니까.


그래도 풍선 한 번만 쓔욱 타면 그때 그 시절을 상상해볼 수 있으니까 그 마저 감사함이 느껴진다.

그림체가 너무 예뻐서 자꾸만 들여다 보게 되는 동화책 풍선.

밝게 웃고 있는 모든 것들이 예쁘다. 어른들이 봐도 좋을 책. 아니 어른이 보아야 더 알것도 같은 책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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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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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에 관해서 계속 궁금했다. 어떤 책부터 사봐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었던 찰나,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라는 책을 읽게 됐다.
리베카 솔닛의 글은 처음 읽었는데 그녀의 글은 냉소적이고, 이성적이지만 인간애가 묻어나 있어 좋았다.
인간을 사랑하므로 고민하고, 글을 쓰는 사람은 언제나 환영이다.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면, '모든 질문의 어머니'에 적혀 있는 글은 너무나 일상적인 현실을 담아냈다.
'여자'이기 때문에 듣는 질문들은 분명 존재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 ' 결혼을 하지 않은 이유' 사실 이런 질문은 물론 남자도 들을 수 있다.
고작해야 질문 하나인데, 자격지심이지 않느냐는 빈정상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지만, 솔닛이 들었던 질문의 현장은 '그녀의 책'을 이야기 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
사담을 나누는 자리가 아니라.
책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인터뷰이를 모셔놓고, '왜 아이를 가지지 않느냐'는 말을 하는 건 실례다. 하지만 중요한건 인터뷰어가 그 실례를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사실이
충격이다. 인터뷰어는 많이 궁금했을 거다. 여자는 태어나 어울리는 삶의 형태가 있을 것인데, 그것을 따르지 않는 것은 어딘가 조금 '특이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 자체가 문제의 시작이며, 그런 질문은 여자가 '아이를 낳을 때까지'들어야 한다는 게 어떤 숙명처럼 보여지기도 해
서글프다.

이 책의 서문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책의 내용은 질문을 하는 사람과 질문을 받는 사람(여자)로 나눠져 있다고 볼 수 있겠다.
페미니즘에 대해서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신입에게 권유할만 한 책이라고 했는데, 신입생인 나는 이 책을 보는 내내 눈살이 찌푸렸다.
여성들은 어떤 시대든 이렇게 무력하고, 보살펴야 할 존재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여자는 사건을 당하고도, 그 사건을 밖으로 끌어낼 수 있는 존재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사건의 피해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만 부각되었다.
시대가 변화해가면서 여자는 침묵하는 존재가 아니라, 침묵을 강요당하는 세상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로 진화되었으나
여전히 시대가 변한다고 해도 억압당하는 존재라는 사실 그 자체가 불우했다.

책의 낱장을 덮을 때마다 길게 숨을 뱉었던 것 같다.

꾹꾹 눌러담아내었던 나의 비밀을 누군가에게 들킨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그런 언급을 한 적이 있다. '교수가 강의시간에 나의 가슴을 만졌는데 나는 순간 교수에게 모욕감을 주지 않고 이 사실을 알리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다.'
이런 상황은 너무나 자주, 다르게 내 생활과 맞닿아 있기에 비밀 일기를 읽힌 기분이었다.


친구들과 '너희 페미니즘이 무언지 알아?'라고 했을 때 나처럼 페미니즘 신입생인 친구들은 '여자들이 스스로를 보호하려고 하는 게 아닐까?'라고 말하고,
나는 '여자가 우월하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차라리 스스로 너무 잘났다는 이야기를 하는 편이 나앗을 거다.
오만방자하더라도 남성들을 열등하다고 말하는 무례를 범한다고 해도, 차라리.

결국 이 책을 덮고는 여자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으로 골이 흔들린다.
물론 그런 이야기를 전하려고 하는 게 아님을 안다.
모두가 다 부정하고, 억압한다고 해도 여성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 힘껏 소리지르며, 더러운 땅을 짚고 일어서는 단단한 존재임을 드러내준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강간과 성추행의 중심이며, 폭력의 대상이 되는 여성이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는 현실이지만, 외면하고 싶어진다.
추악하나, 정면으로 그것을 바라보아 이 무자비한 세상을 조금씩 정상의 궤도로 올리려는 게 페미니즘의 시초이자, 목표가 아닌가 싶다.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으니, 다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동정과 연민의 감정을 조금은 덜어내고, 이성적으로 다시 접근해봐야 할 것 같다. 그땐 솔닛의 책 이외에도 페미니즘 개론 책도 옆에 두고서
제대로 봐야 할 것 같다. 그것이 내가 여성으로서, 여성을 지키는 일의 시발점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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