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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교육의 주제와 쟁점 - 내일교육학총서 3
유현옥 / 내일을여는책 / 1996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교육에 있어서 쟁점이 되는 제반 문제들을 망라하여 정리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특정 문제에 대해서 안목을 키워주거나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주기보다는, 여러 주제들을 섭렵함으로써 참된 교육이란 얼마나 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는지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각 장의 논문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높은 설득력을 가진 글들이다. 서로 반대되거나 모순되는 견해를 바로 이어서 소개를 해 좋았는데도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내용이었다. 이 책의 내용 중 많은 경우에 있어서 대립되는 견해가 서로 충돌하는 것으로 보이기보다는 상호 포섭하는 것으로 보인 것도 인상적이다. 이는 모두 '좀 더 나은 교육'이라는 대전제 하에 논의를 펼쳤기 때문에 나온 결과로 보인다. 즉 각각의 논의들이 서로 대립되는 견해일지라도, 결국 그들의 최종 귀결점은 서로 모순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조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각 장들이 독립적인 주제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책 내용 전체를 언급하면서 감상을 정리하기가 어렵다. 그 중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이 갔던 부분은 사고력 교육 프로그램이 실효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였는데, 이 장 역시 찬반 양쪽 모두가 나를 굴복(?)시키는 바람에 아직은 결론을 내리지 못하겠다. 그러나 어느 정도 정돈된 것은, 사고 교육을 독자적인 프로그램으로써 따로 분류하여 가르칠 것만이 아니라 전 교과 영역에서 고르게 관찰되고 지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도덕(인성) 교육의 문제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의 세상은 분화가 되어 있기보다는 통합적 상황이고 아이들의 사고 자체가 미분화 단계이기 때문에 논리 교육이건 윤리 교육이건 생활 속에서 그리고 각 교과 과목의 방법적인 면에서 교육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현대의 한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가장 생각을 요하는 이 시기에 우리가 가장 우선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사람들이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라고…. 얼마 전 인터넷의 한 게시판에서 우연히 본 글도 생각난다. '지금 우리의 지갑이 비어 가는 것만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 우리 머리가 비어 가고 있다니까요.' 여기서 머리가 비어가고 있다고 개탄한 것이 단순한 '지식'을 의미하지는 않을 것이다. 온갖 지식으로 머리가 가득 차 있으면서도 식견이 없는 사람, 그것은 아마도 현대인들의 특성 가운데 하나라고도 정의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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