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톤철학과 교육
임태평 / 교육과학사 / 1997년 4월
평점 :
절판


플라톤이 주장한 철인 통치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교육을 잠재 능력과 소질에 따라서 인식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가진 잠재 능력과 소질의 상이성을 인식하고 이에 따라서 바르게 교육하는 것이 교육의 정의(正義)이다. 그러므로 교육은 이 정의로운 교육의 실천에서 정치와 만난다. 플라톤의 국가는 교육의 국가요, 교육이 곧 정치이다. 이 책은 플라톤의 교육 사상을 그의 형이상학적 원리에서 그 맥락을 찾아내어 구체적 방법에까지 적용시키는, 플라톤 교육론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각기 다른 시기에 쓴 논문들을 엮어서 펴낸 책이기 때문인지 중복되는 논의들이 몇 차례 있긴 하지만, 눈에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플라톤에 따르면 우리에게 인식의 과정은, 점차로 외부의 질서가 한 개인의 자아 속에 있는 질서에 반영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의한 교육의 목적은 어떻게 성취되는가? 규칙을 지도하는 길은 아이들이 세계 내의 질서를 느끼게 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리하여 규칙은 아이들 자신의 영혼 속에서 재생산되고 그들의 발달 단계에 적합한 것이어야만 한다. 그런 까닭에 플라톤의 모든 교육적 구상은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알맞게 실제적일 수 있는 방식에 따라 어린이 개개인이 형태와 질서를 느끼도록 고안해 놓은 것이었다.

만약 누군가 지식과 이해의 관점에서 사람들을 발달시키는 데 진지하게 관심을 갖는다면, 그것은 그들의 머리 속에 단지 정보를 메우는 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들은 원리들의 파악과 형상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는 발달 단계에 주의 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맨 처음 감각으로부터 시작하여 다음에는 정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다 지적인 능력을 키우는 이러한 단계적인 방법에 의해 그가 의도한 것은 형상에 대한 개별적인 감각 습득과 다양한 형상을 통합시키는 조화, 곧 선의 이데아를 터득시키는 데 있었다.

최근의 어린이를 위한 철학 교육을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플라톤의 지적 발달 단계에 따른 교과 과정을 수용하기 힘들어 보인다. 그러나 그가 초기의 교육으로서 내세운 음악과 체육 교육 역시 단순한 예능 교육이 아니라, 인격 교육으로서의 의미를 가졌다는 점에서도 인격 교육으로서의 철학 교육이 추구하는 바와 동떨어진 것만은 아니다. 결국 플라톤의 교육 과정 및 방법에 관하여서는 그가 국가의 정의를 위해 내세운 이론적 체계에서만이 아니라, 여러 대화편에서 일관되게 흐르고 있는 지적 성실성과 탐구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계속 유지시키면서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태도에서 오히려 그 큰 의미를 얻을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