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종교이론
D.B.맥코운 / 서광사 / 199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대 자연과학의 급속한 발전 이후 서양철학의 주요 문제들 가운데 하나는 어떻게 하면 기독교와 과학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할 수 있게 하는 이론적 틀을 마련하느냐 하는 문제였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의 관점에서는 종교란 있어서는 안 되었을 현상이고 앞으로 과학의 발전에 따라 저절로 없어지고 말 현상이기 때문에 관심을 가질 필요도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또한 공산주의는 종교적 세계관을 부정하고 철저하게 유물론을 견지하기 때문에 무신론이 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종교에 관해 적대적인 자세를 취하는 입장으로 보인다. 이렇게 보면 기독교와 마르크스주의는 결코 화해될 수 없는 상반된 세계관으로 대립되어 있는 듯 하다.

그러나 마르크스가 종교와 신학은 필연적으로 지배층을 옹호하는 이데올로기의 역할을 하게 된다고 보았던 것과는 달리 근래의 일부 종교인들을 보면 신학이 성서의 본래적 의미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편에 서는 신학이 되어야 하고, 그러한 신학이 가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종교는 아편의 역할만을 한다고 보는 마르크스의 견해는 잘못 되었으며 오히려 기독교가 변혁의 원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고도 주장한다.

그러한 시각을 정립하고, 종교와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기 위해서 이 책은 아주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마르크스, 엥겔스, 레닌, 카우츠키의 견해를 순서대로 그 이론적 배경과 함께 살핌으로써 마르크스주의 종교관을 깊이 있게 이해시켜 준다. 지금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엥겔스나 카우츠키의 종교 이해를 비판적으로 고찰하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이 책을 통해 더불어 알 수 있는 것은, 종교에 관하여 아주 신랄하게 비판한 마르크스였지만 종교를 타파하거나 말살시키기 위해 투쟁할 필요성에 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엥겔스 역시 종교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전략을 반대했다. 그러나 레닌에 이르러 종교는 투쟁의 대상으로 인식된다. '아편'이란 용어의 사용에 있어서, 마르크스의 피억압자가 요구하는 감정적인 도피처라는 의미가 레닌에 와서는 착취자에 의해 그들에게 주입되는 마약이라는 의미로 바뀌게 되어 마르크스주의를 종교와 보다 첨예하게 대립되게 했다.

사실 기독교가 사회전체의 정의 보다 그 자체의 안정과 이득을 중요시한 경우는 허다했다. 오랫동안 마르크스주의와 기독교와의 관계는 매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 왔고 적대적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도 해소되지 않은 채 서로의 공산사회와 내세에 대한 믿음을 유토피아적 환상이라고 비판한다.

두 세계관의 통일을 부르짖는 것은 무가치한 것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것은 위험한 시도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종교 비판은 그 중심이 인간 해방에 있다. 만약 기독교 본연의 사상 역시 인간주의이라면 중요한 것은 인간해방의 사회적 실현이며 그 과정 중에 두 세계관이 어떠한 형식으로 복무하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댓글(0) 먼댓글(1)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25���Կ� ���� �������ݺ� �ͺ񿡼� ����Ʈ ����� �Ұ��Ǿ����ϴ�
    from �������ݺ� �ͺ� 2008-03-07 10:17 
    �ٴ� �ڿ������� �޼��� ���� ���� ����ö���� �ֿ� ������ ��� �ϳ��� ��� �ϸ� �⵶���� ������ �浹���� �ʰ� ������ �� �ְ� �ϴ� �̷��� Ʋ�� �����ϴ��� �ϴ� ��������. �׷��� ����ũ�������� ���������� ������ �־�� �� �Ǿ���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