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현대철학교육론
T.W.바이넘 외 / 서광사 / 199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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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나라에서는 대학의 철학과에서 행해지는 교육이나 철학개론 수강을 통한 단기간의 접근 이외에 철학을 접할 수 있는 길은 극히 제한적이다. 고등학교에서도 철학 과목이 개설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역시 우선 양적으로도 너무나 척박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그 결과 인문학의 전반적인 침체와 더불어 철학 역시 쇠락해 가고 있으며, 그에 따른 철학계의 반성과 철학 교육에 대한 대대적인 연구 작업이 요청됨에도 불구하고 그 노력은 너무나 미비한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운데에서도 철학 교육에 관한 제반 논의들을 한데 묶은 책이 있으니 바로 <철학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이다.

이 책은 철학 교육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그 방법을 모색하려는 철학자들 십수명의 글들을 모은 것이다. 영미철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쓴 글이기 때문인지 분석철학적 견해에 충실하거나 분석철학자들을 겨냥한 논의에 한정된 점이 있어 우리로서는 아쉽기도 하나, 여러 학자들이 서로 다양한 부분에서 철학 교육에 대해 접근하였기 때문에 풍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글에 따라 소박한 제안에 그친 내용도 보이지만, 우리의 교육 현실을 생각하면 그마저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또한 다양한 글 사이에도 그 중심에 있어 추구하는 바는 일치하는 것으로 보인다. 즉, 그것은 철학교육의 목표가 철학사의 단순한 전달이거나 교양 지식의 제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철학을 통하여 자기 반성과 완성에 이르게 된 체험을 함께 나누어 가짐으로서 '철학함'으로 인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 철학 교육은 지식의 제공과 획득이 아니라, '대화'이어야만 함을 일깨워준다.

책 가운데 몇 차례 등장하는 설문지 형태의 표는 실제 철학 교육을 시행하는 데 응용할 만 한 것으로, 앞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교실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이 개발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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