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역사를 바꾼 권력자들 ㅣ 한길그레이트북스 184
이언 커쇼 지음, 박종일 옮김 / 한길사 / 2023년 5월
평점 :
이 책은 역사를 뒤흔든 권력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레닌, 무솔리니, 히틀러, 처칠, 드골, 프랑코, 대처
등 총 12명의 권력자들 각각의 개성과 그들이 어떻게 권력을 잡고 행사했는지를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처음에는 너무나 두꺼운 벽돌책이라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권력자들의 삶을 그저 줄줄이 나열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들의 ‘권력’에 초점을 두고 키워드 주제에 맞추어 설명해주어서
생각보다 쉽게 잘 읽을 수 있었다.
12명의 권력자들 중에서도 나는 특히 ‘마거릿 대처’를 다룬 부분을 흥미롭게 읽었다. 그녀가 12명의 권력자들 중 유일한 여성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교수님께서 마거릿 대처와 당시 영국 경제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해주셨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요즈음 특히 경제에 관심이 많아진 나로서는 마거릿 대처가 어떻게 영국 경제를 변화시켰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그러한 변화가 현대 사회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 더 알아보고 싶어서 책을 읽고 마거릿 대처와
관련된 다른 정보들도 더 찾아보았다. 그렇게 마거릿 대처에 대해 좀 더 많이 알아보면서 깨달았던 것은
역사에 대해 평가할 때 다양한 관점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마거릿 대처뿐만 아니라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권력자들에게도 적용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 당시 수업에서는 간단하게 마거릿
대처를 언급한 것이라서 그녀를 소위 ‘영국병’을 치료한 대단한
리더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갔었다. 그러나 대처에 대해 더 알아보면서 그녀의 정책이나 자신의 생각을 밀어붙이는
리더십이 비판할 부분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그녀의 리더십에 불편함을 느끼는 정서가 드러나게
된 계기는 ‘지역주민세’였다고 한다. 이는 지역재산세를 지역 정부의 행정서비스를 받는 모든 성인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인두세로 대체하는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인두세는 재산의 형태가 아니라 사람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가장 가난한 가계나 가장 부유한 가계나
같은 수준의 세금을 내는 불평등하고 사회적으로 부정의한 제도였다. 이 정책은 사람들의 납세 거부, 항의 시위 등의 원인이 되었으나 대처는 그럼에도 철회를 거부했다. 이는
경기 과열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한 당시 상황에서 전지전능할 것 같던 대처 수상이 몰락하는 배경 중 하나가 되었다.
이렇게 책과 추가 조사를 통해 대처의 정책과 리더십의 명암을 모두 알아보면서 더욱 입체적으로 인물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
특히 이 책에서 좋았던 것은 권력자들이 잘했는지, 못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어떤 상황에서 어떤 방식으로 그들이 권력을 잡았는지, 그리고 어떤 능력을
발휘해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하고 또 권력을 활용했는지를 자세히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 책에는
독재자들도 많이 등장한다. 스탈린이나 무솔리니, 히틀러 등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당대의 최악의 독재자이다. 그러나 그들이 어떤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열광적인
인기를 얻었는지, 그리고 엄청난 인기를 힘입어 권력을 잡았는지를 보면서 권력이 어떻게, 언제 발생하는지를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우리도 살아가면서 때로는
우리가 권력을 잡기도 하고, 때로는 권력의 지배를 받게 되기도 할 텐데 권력을 좋은 방향으로 행사해서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12명의 역사의 권력자들로부터 배우거나 반면교사를 삼을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에 관심이 있거나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더욱 재미있게 잘 읽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