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아이들
한요나 지음 / &(앤드)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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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요나 작가님의 SF소설이다. 환경오염으로 좋은 햇볕을 마음대로 누릴 수 없는 세상이 되고, 이로 인해 아이들의 외모가 달라지게 된다.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진 생활 공간에 인공 오존 기술로 양질의 햇볕을 충분히 쬐고 살아가는 1구역이 가장 높은 계층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그들은 빛을 잘 흡수하는 새카만 머리칼과 검은 눈동자, 빛을 많이 쐬었다는 증거인 주근깨 등 외모적 요인으로 서로를 평가하고 등급화한다. 즉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까말수록 높은 계층인 것이다. 그래서 밝은 갈색이나 노란색, 빨간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들은 낮은 계층으로 분류되어 차별당하는 일이 빈번하다. 몇몇 아이들은 햇볕을 많이 받고 자라는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주근깨 문신을 하는 등의 노력을 하기도 한다.

‘태양의 아이들’은 이러한 세상 속에서 1구역의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는 아이들의 이야기이다. 새빨간 머리색과 초록 눈동자를 가진 소외등급의 주하와 아주 검지도, 그렇다고 엄청나게 눈에 띄지도 않는 3구역 출신의 하루가 만나 친해지고 우정을 쌓는 이야기이다. 그들은 초반에 주하를 괴롭히는 반 아이들에게서 하루가 주하를 도와주면서 친해진다. 주하가 워낙 눈에 띄고 특이한 외모였기에 많은 아이들이 주하를 차별하고 괴롭혔다. 그리고 이 세계에서 태양 에너지처럼 쓸 수 있는 럭스를 암거래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주하의 머리카락이 럭스를 가지고 있고 주하가 럭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이 암암리에 알려지면서 학교의 일진 무리들이 주하를 협박하고 괴롭히는 일들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주하를 하루가 도와줌으로써 그들은 함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친해진다. 그러면서 하루는 주하가 사실 C.O.S라는 것을 알게 된다. C.O.S.는 ‘Children of Sun’의 줄임말로, 태양의 아이들이라는 뜻이다. 이들은 럭스를 만드는 탁월한 재능과 다쳐도 금방 회복되는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점점 마음을 나누며 우정을 쌓게 되는데, 어느 날 주하의 출신 구역인 5구역에서 태양의 아이들과 관련한 문제가 일어나고, 5구역 소속의 많은 태양의 아이들이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주하는 하루와 함께 태양의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5구역으로 출발하는데 과연 이들은 5구역의 혼란 속에서 태양의 아이들을 구할 수 있을까.

대학생이 된 지금, 청소년들의 우정을 보고 있으면 참 맑고 티없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너무 생각이 많고 두려움도 큰데, 아이들은 별로 외부적인 것들을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친해지고 싶으면 다가가는 거고,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 어쩔 수 없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나도 그렇게 지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자신도 없고 에너지도 부족하다. 그래도 예전의 친구들과 놀았던 일들을 돌이켜보거나, 다른 아기들이 친구를 만들고 함께 노는 것을 지켜보고 있자면 부럽다. 어떤 계산적인 마음 없이, 두려움 없이 마음 가는 대로, 진심을 다해 친구와 지낼 수 있다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물론 나도 막 계산적으로 우정을 쫓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더 많은 사람들을 알아야 한다는 의무감에 힘들어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것들을 고민하지 않을 수 있는 자연스러움과 풋풋함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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