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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이방인
기욤 게로 지음 | 김용채, 한정석 옮김 / 자인 / 2000년 6월
평점 :
품절
'꼬마'라는 단어 하나로 이 책 전체의 흐름을 가볍게 보고 책을 열었다. 하지만 '꼬마' 뒤에 버젓이 이 책은 그렇지 않노라고 외치고 있는 '이방인'이라는 단어로 그 내용을 심오하게 잡아당기는 듯했다. 프랑스의 천재작가로 불리는 이 책의 작가는 낭만과 번영이 가득한 프랑스의 암울한 뒷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한낮에는 멋쟁이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거리의 예술가들이 우아한 파리의 배경을 뒷받침한다. 에펠탑에는 온 세상에 어느 곳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낭만이 가득 흘러넘치고 한밤에는 번영이 가득한 파리의 밤 풍경이 그곳을 빛낸다.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파리를 찾고 또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프랑스의 앞모습으로 보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 속에 프랑스는 아름답고 아름다운 곳이라고 기억된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곳에서도 눈물을 짓고 슬픔과 아픔의 눌리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바로 아람권 국가에서 나와 프랑스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이들이 적은 편이 아니었기에 이들을 통제하려는 프랑스의 노력이 컸다. 이들의 모습과 입양 된 아이의 고통과 사랑이야기. 하지만 나는 꼬마 이방인이라는 두번째이야기가 더욱더 깊이 가슴 속에 남는다.
어렇게 아람권 국가에서 나온 한 가정의 이야기. 어느날 어린 소년의 형이 마약에 찌들어 죽게 된다. 하지만 놀랍게도 어린 소년은 이것을 담담히 받아들이고 함께 몰려다는 두명의 또다른 소년과 함께 거리를 방황한다. 형이 죽은 아이만 제외하고 나머지 둘은 각자만이 가진 사상에 도취해서 또 그러한 개똥철학에 빠져 학교도 다니지 않았다.
세 명의 소년은 각자 먹고 살기 위한 방법을 택하고 그들의 우정을 다지며 살인조차 가르지 못하도록하였다. 하지만 동네 어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치고 경비원을 반을 죽여 놓은 것을 경찰이 알았을 때 그들의 마음은 부서지고 얼굴조차 마주보게 되지 못하여 서로를 그리고 그리게만 된다. 그들은 프랑스 뒷골목에서 아픔과 슬픔을 느꼈고 서로 다른 인종이라 차별받는 것, 그리고 불법 체류라는 죄명을 받고 괴로워했다. 그러나 어찌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어렸고 그저 그렇게 외로움만 느낄 수 밖에 없는 것을... 화려한 파리의 모습과 그 뒤의 모습.
같은 화려한 도시 안에서, 아니 평화로운 한 마을 안에서도 이렇게 다를 수 있다니. 같은 인간이면서도 나쁜 환경 속에 찌들 수 밖에 없는 그들에게 나의 마음 속 깊은 유감을 표한다. 언젠가는 그리고 기필코 이런 아픔이 없는 곳이 될 것이라는 약속을 하면서...
미카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에서 어린 달님이 한 말이 기억난다. ' 공허함을 없앨 수 없어, 그 공허함은 사랑으로 채워야 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