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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밥바라기별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8월
평점 :
절판


 
신간이자 이미 신간이 아니였던 책...

매일매일 쪽글처럼 올라오는 연재글을 보면서도  그 가슴떨림이 멈추질 않았는데
지금 종이책으로 출간 된 "개밥바라기별"을  앞에 놓고 나는 의식과도 같은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개밥바라기별을 만나던 즈음의 나는
어제와 오늘에 조금의 다름이 없던 그저 하루를 살아지던 날들속에 있었다.

사실 이 책의 배경은 나의 청춘과는 시간적 거리가 있다..
내겐 낯설기만 한 데모 이야기, 음악 다방 이야기, 무전 여행 이야기들을 읽으면서도
나를 옴싹달싹 어쩌지도 못하게 만들어 버린 이책의 매력은
같은 세대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제한적 공감과는 다른 것에 있기 때문이다.

누구든 책상이나 오래된 앨범을 정리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한 쪽지 한장, 사진 한장이 불러일으키는
수많은 향수와 추억을 한번 쯤은 경험했을것이다.
당시의 '죽고 싶다'는 짧은 메모 하나가 오랜 시간이 흐르뒤엔 그저 짧은 미소 하나로...
너무나 사랑한다는 글이 쓰여진 오래된 사진 속의 주인공은
어느 새 이름조차 희미해져 지금은 무얼하고 살까? 하는 건조한 호기심만을 남겨놓게 된다...

당시의 그 아픔, 슬픔, 막연함, 불안감, 이유없는 분노 같은 것 조차
지금은 한없이 그립고 아름다운 청춘으로 기억되어지니... 

내게 개밥바라기별은 그랬다...
수많은 <만약...>들을 순식간에 <그럼에도...>로 바꾸어 주고 말았다..
"만약... 그때 그랬더라면..",
"만약...그때 만나지 않았더라면...",
"만약...그때 해보았더라면" 과 같은
마지막 남은 나의 미련과 후회들을
"그럼에도... 아름답고," "그럼에도...그리워하게되는" 나의 <미열의 나날들>로
떳떳이 받아들여 줄수있게, 이제와 돌아봄에 아쉬움이 없게 만들어주었다..

언제나 실수 투성이 였던, 조금은 이유없이 반항적이였던,
다시 돌아보기에 창피스럽고 부끄러운 기억으로 그저 두눈 질끈 감아 봉인하듯 묶어버렸던
나의 그 미숙과 미완의 시간들을
준이와 함께 다시 곱씹어보며 기억을 추억으로 바꿀수 있었으리라..

하루하루 기다리며 쪽글로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다시 오르는 미열을 감당하기 어려웠기에
이제 이 책을 펼침에 있어 나는 또 한번 긴 호흡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그리고  이제 나는 만나러 간다...
많이 서툴고, 많이 어렸던 하지만 그 마저 나밖에 안아 줄 수없는 어린 날의 나를...

"나는 그 순간에 회한덩어리였던 나의 청춘과 작별하면서, 내가 얼마나 그 때를 사랑했는가를 깨달았다.(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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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끌레르 2008-08-12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전해지는 리뷰... 잘 읽었어요.

nobody 2008-08-13 10:43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

별임자 2008-08-12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이제 나는 만나러 간다...
많이 서툴고, 많이 어렸던
하지만 그 마저 나밖에 안아줄 수없는 어린 날의 나를..."

사랑스런 감정이 마구 솟는 리뷰... 정말 감동하셨나봐요.



nobody 2008-08-13 10:44   좋아요 0 | URL
적절한 시점에서 저를 돌아볼수 있게 해준..
제게는 너무나 고마운 책이였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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