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들아. 나는 마침내 나 자신의 생명만으로 자족할 수 없고, 생명과 더불어 아늑하지 못하다. 그리고 이 부자유만이 나의 과학이고 현실이다. 나는 나의 부자유로써 나의 생명을 증거할 것이다.
살아서 아름다운 것들은 나의 기갈에 물 한 모금 주지 않았다. 그것들은 세계의 불가해한 운명처럼 나를 배반했다. 그러므로 나는 가장 빈곤한 한줌의 언어로 그 운명에 맞선다. 나는 백전백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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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여행 1 자전거여행
김훈 지음, 이강빈 사진 / 문학동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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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에는 수억만 개의 구멍이 있다. 갯지렁이는 구멍 위로 머리를 내놓고 산다. 이 구멍들이 뻘에 공기를 불어넣어 갯벌은 숨쉰다. 그것들 이 살아가는 꼴에는 이 세상 먹이사슬 맨 밑바닥의 비애와 평화가 있다. 그리고 구태여 고달픈 진화의 대열에 끼어들지 않은 시원始原의 순결이 있다.
공깃돌만한 콩털게와 바늘 끝만한 작은 새우들도 가슴에 갑옷을 입고 있다. 그 애처로운 갑옷은 아무런 적의나 방어 의지도 없이, 다만본능의 머나먼 흔적처럼 보인다. 그래서 바다의 새들이 부리로 갯벌을 쑤셔서 게와 조개를 잡아먹을 때, 그것들의 최후는 죽음이 아니라 보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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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베짱이도서관입니다
박소영 지음 / 그물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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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지치고 힘들다면..외롭다고 느낀다면 ‘베짱이 도서관‘을 들려 보세요. 작은 위안과 희망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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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오세요 베짱이도서관입니다
박소영 지음 / 그물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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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한 지하철로 기진맥진, 사무실 들어서자마자 회의 또 회의, 계속해서 쏟아지는 업무 메일....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베짱이도서관,

 

그곳은 마치 다른 세계인 것 같았다. 우리가 꿈꾸던 것이 현실로 이뤄지는 신기한 곳, 일상에 지쳐 쉴 곳이 필요하다면 베짱이 도서관을 읽고 대리만족을 느껴보고 용기를 가지고 자신의 새로운 삶을 설계해보자.

그저 사람 살아가는 이야기인데냄새가 아니라 향기가난다.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기면서 어느 덧 다음 호는 무슨 이야기를 하려나 궁금해진다.

이웃과 아이들 그리고 동네 사람들이 모여 뭔가를 만들어 내고, 웃고, 떠들고, 놀고, 노래하고, 한바탕 난장이 이뤄지기도 하고 아무튼 독특하고 특별한 공간 베짱이 도서관.

 

이제는 없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데..

아쉬우면서도 남 일처럼, 그저 지나가는 행인처럼 모른체 책이나 한 권 사는 것으로 위안 삼는 나의 모습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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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16주년을 축하합니다. 개인별 독서 통계 자료가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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