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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클래식 - 우리 시대 지식인 101명이 뽑은 인생을 바꾼 고전
정민 외 36명 지음, 어수웅 엮음 / 민음사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북리뷰 #0009] 정말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책 - 파워클래식
우리 시대 지식인 101명이 뽑은 인생을 바꾼 고전
▒ 파워클래식 ▒
Reviewed by 나나매슈♪
정말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표지를 넘기면 나오는 엮은이 어수웅 소개글에서부터 심상치 않았다. "문화야말로 마음과 몸을 확장하는 가장 지혜로운 소비이자 투자라고 믿으며,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누자는 욕심으로 텍스트를 읽고 사람들을 만나며 기사를 쓴다. -파워클래식 엮은이 어수웅 소개"
그리고 나서 읽은 서문(prologue)에서 확신했다. 보석같이 빛나는 책을 발견했다고.
이 책 '파워클래식'을 손에 들자마자 책의 재미를 맛보고 싶다면
파워클래식 '서문'(p.5)과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그리스인 조르바 // 김정운 교수'(p.22~25)
요 두 부분만 먼저 읽어보라. 읽는 순간 '고전'이란 주제를 얼마나 심플하고 재미있게 써놓았는지 알게 될테니 말이다.
이 책은 우리 시대 지식인과 명사 37명이 자신의 인생을 바꾼 고전들에 대한 고백이다.
이를 이렇게 재미나게 활자로 털어놔 한 권으로 묶어놓다니.
책을 읽다보면 생각외로 좋은책을 만나기 쉽지 않다. 서문에서도 당당히 나와있지만,, 그런 갈증을 채워주는 피난처임에 틀림이 없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이상의 책이라 생각이 들지만)
"우리 모두의 시간은 사정없이 흐르는데, 삶의 의미를 깨닫는 순간은 찰나에 불과하다. '고전'은 그런 의미에서 찰나를 영원으로 바꾸는 시간의 연금술사."(p. 9)
"이럴 줄 알았다면 이 나이에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는 게 아니었다. 한 일간지 기자가 일본에서 안식년을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는 내게 연락해 '고전을 다시 읽자'는 취지라며 '그리스인 조르바'에 대한 글을 써 달라고 할 때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승낙할 일은 절대 아니었다. 지난 며칠 동안 난 이 책을 손에서 놓질 못하고 무척 괴로워했다. 이 느닷없는 '자유'에 대한 망상 때문이다. 나는 지금까지 '그리스인 조르바'를 네 번 읽었다. 매번 조르바가 이야기하는 자유의 의미는 다르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번처럼 진지하고 심각했던 적은 없었다." (p. 22~23)
"자유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으로부터의 자유(free from)'와 '~을 향한 자유(free to)'. 무엇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의미의 '소극적 자유(free from)'는 진정한 자유가 아니다. 도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질그릇을 만들기 위해 물레를 돌리는 데 방해가 된다며 자기의 새끼손가락을 잘라 버리는 조르바식 자유가 '진정한 자유(free to)'다. .....(중략).......느닷없이 다가온 '자유'라는 조르바식 질문에 견디다 못해 난 얼마 전 학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바로 그다음 날부터 계속 후회하고 있다. 오늘도 난 일본 나라 시의 차가운 방바닥을 뒹굴며 끊임없이 중얼거리고 있다. "아니, 이런 내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막막한 자유로움에 '쫄고 있는' 내게 조르바는 또 그런다. 그따위 드려움을"개나 물어 가라지!" "(p. 25)
읽다가 나중에야 김정운 교수가 이 '김정운 교수'임을 알았다 ㅎㅎ
만져라, 남자의 물건, 노는만큼 성궁한다,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이면서
개인적으로 나는 정말 교수님 왕팬!이다.
그런데...지금 일본에 있으시면서 방바닥 긁으시며 고뇌,후회하는 모습을 상상하니..ㅎㅎㅎ 혼자 굉장히 웃었다 ㅋㅋㅋ
다시 파워클래식 얘기로 돌아와서....
이 책의 가치로움을 설명하기에는 다 담을 수가 없어서 이 책을 직접 읽어보라는 말 밖에 할 수가 없다.
"절세 미녀의 똥, 자상한 아버지의 폭력. 7성급 호텔의 쓰레기 냄새. 배은망덕한 자의 의리. 당신은 이 문장들에 불편함을 느낀다. 절세 미녀에게는 똥이 없어야 하고 자상한 아버지는 폭력을 몰라야 한다. 7성급 호텔에는 쓰레기 냄새가 없어야 하고 배은망덕한 자는 의리를 몰라야 한다. 그래야 당신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 "똥이 부정되고, 각자가 마치 똥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처신하는 세계를 미학적 이상으로 삼는"것이다. 바로 "이러한 미학적 이상을 키치라고 한다." 키치란 말하자면 편집이다. "키치란 본능적으로 똥에 대한 절대적 부정이다. 키치는 자기 시야에서 인간 존재가 지닌 것 중에서 본질적으로 수락할 수 없는 모든 것을 배제한다."
대가들의 통찰력과 인생 전체를 관조하는 시선들을 감탄하고 감동한 것을
우리내 지식인,명사 37명이 그들의 언어로 다시 우리에게 들려주니 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