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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공찬이 -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필사본 소설
김주연 그림, 김재석 글, 채수 원작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1년 6월
평점 :
설공찬전은 금오신화에 이어 두번째로 나온 한문소설로
한글로 표기된 최초의 국문 번역 소설이에요.
배경은 조선시대이며 설공찬이 과거시험도 못보고
장가도 못갔는데 꽃다운 정춘 20살에 세상을 떠나 몇년뒤
살아생전 앙숙이었던 사촌인 공침의 몸으로 빙의가 되서
저승에서 있었던 일들을 하나씩 이야기 해주는 그것을 그대로
책으로 집필했는데 중종의 명으로 불태워 버려 앞부부만 남아 그 뒷부분은
허구로 꾸민 이야기에요.
저승이야기는 일반 이승 사람들에겐 너무나 먼 이야기지만
사람은 한번은 죽는법, 미리 저승이야기를 들어보는것도 재밌을거 같은
생각이 들어 만나본 설공찬이랍니다.
설공찬이 책을 읽다봄 조선시대 남녀 구분, 여자가 능력도 뛰어나다고해도
글을 배울수 없고, 과거 시험도 볼 수 없는
그저 집안일 하다가 시집을 가야 하는 숙명에 공찬이의 누나인
초희가 넘 불쌍하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독자들도 느끼는 이 안타까움을 책속 설공찬 역시 누나에 대한 애틋함도 느껴지고
공부 잘하고 똑똑한 이 남매를 질투하는 사촌 설공침은
읽는 내내 얄밉다는 생각이 불끈불끈 ~
순창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그 당시 시대적 배경들을
느낄 수 있고, 영혼, 사후세계, 남녀평등, 가족등등 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요.
공찬이 누나 초희를 생각하는 마음이 여실히 드러난 부분인데요,
사촌 동갑내기 공침은 양반이랍시고 거들먹 거리기만 하고
정작, 공부는 소홀히 하고 배움을 즐겨하지 않는데
정작 누나 초희는 글재주가 뛰어나고 배움의 길을 갈망하는데
여자라는 성별때문에 그 차별이 심함을 아버지 설충란에게 따져보지만
아버지도 공찬이 마음을 알지만서도 현실이 그렇지 않으니
모른체 하는 모습과 양반이라는 신분으로 체면만 중시하는 태도에
신물이 나는 공찬이 생각을 엿볼 수 있더라구요.
공침이 말하는 전형적인 양반 허세부리는 모습에선
답답함도 있었지만 그 시대에선 남녀차별이 심각한 수준인지라
공찬이 편만도 못들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