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 존자의 일기 1 - 붓다의 생애와 가르침
원나 시리 지음, 범라 옮김 / 운주사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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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난존자의 일기는 남방불교에서 중시하는 초기경전인 아함경과 율장 등에서 부처님과 그 주요 제자들이 수행하는 모습과 일상생활을 부처님의 사촌동생이자 시자였던 아난존자의 일기형식으로 재구성한 책으로서 나름대로 독특한 형식의 부처님 전기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그냥 읽기에는 딱딱한 불교 초기경전과 율장(비구 등 승단이 지켜야 할 계율을 모아놓은 것)을 좀더 쉽게 풀어쓴 책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아난존자의 일기를 그냥 읽다 보면 당시 부처님의 일상생활 모습과 사리불이나 마하목갈라나 존자 같은 제자분들이 어떻게 부처님께 귀의하여 깨달았고, 평소에는 어떻게 수행하며 지냈는지 알 수 있어서 일상생활에서 불교 수행을 생활화 하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에게도 좋은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로 생각한다.

그런데, 부처님의 말씀들을 기록한 여러가지 초기경전과 승가의 계율을 정해놓은 율장, 그리고 사리불, 마하목갈라나, 마하가섭 등과 같은 수행이 뛰어난 비구들과 비구니들의 수행담을 기록한 자료 등을 통털어서 그것을 시간순으로 배열하여 일기와 같은 형식으로 정리한다고는 했지만 읽다 보니 군데 군데 말이 매끄럽게 잘 통하지 않는 부분이 많이 발견되고, 논리가 부드럽게 통하지 않고 크게 건너뛴 부분들도 많이 보인다. 이 책을 편집 저술한 이가 불교 경전 공부를 많이 한 분이라서 그냥 대충 설명하고 넘어간 부분이 많은 것 같으나 나와 같은 불교에 문외한이 읽기에는 주석이 해설이 없이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많이 발견된다.

일기 형식으로 평이하게 부처님과 그 제자 비구 비구니들의 수행생활과 가르침을 보여주려고 했던 목적은 매우 좋고 또 특이한 관점에서 시작했지만 다루는 주제가 부처님과 그 수제자들의 일상적인 수행생활이니 만큼 전문적인 어려운 용어, 특히 고대 인도의 빨리어로 된 전문용어가 많이 들어가 있는데도 이에 대한 주석이나 해석은 전혀 보이지 않아서 여기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을 힘들게 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또한, 부처님의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인 사성제와 팔정도에 대해서도 책속에서 쉽고 평이하게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분으로서 부처님이 직접 가르친 불교 초기의 가르침에 대해서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고요한 소리 출판사에서 나온 냐나틸로카 지음 "붓다의 말씀"이라는 책을 참고하실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 책은 여러 원시불교 경전으로부터 인용하는 형식으로 엮었으면서 부처님의 사성제, 팔정도를 아주 체계적이고 상세하게 잘 요약하여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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