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종말 - 왜 인간은 농부가 되었는가? 다윈의 대답 시리즈 3
콜린 텃지 지음, 김상인 옮김 / 이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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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처음부터 농사를 짓고 살지 않았다. 처음에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에서 나는 식물들을 따서 먹거나 자연에서 살고있는 동물들을 사냥해서 잡아먹곤 했다. 그러면 인간은 왜, 그리고 어떻게 농사를 시작하게 됐을까? 이 책이 바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던져주고 있다. 

사실 농사는 채집,수렵 혹은 사냥보다 힘든 일이다. 계속 그 자리에서 잡초도 뽑아주고 비료도 줘야 하고 비가 안내리면 물도 줘야 하고. 그러면 이 힘든 일을 대체 왜 시작하게 된 것일까? 

사실 농업은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신석기혁명 이후부터 갑자기 시작되지 않았다. 구석기시대부터 일부는 농사를 짓고 일부는 사냥을 하는 형태로 사냥과 농사를 병행했다. 이때 농사는 밭을 메고 씨를 뿌리고 하는 체계가 갖춰진 것이라기 보다는 자기가 주로 많이 먹는 열매가 달리는 식물주변에 잡초들을 뽑아준다던지 벌레들을 쫓아내 버린다든지 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렇게 시작된 농업은 흔히 우리가 알기로는 정말 '혁명'이라고 부를 정도로 대단한 발견이었다. 이로 인해 굶어죽는 사람의 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즉 종족번식에서 고지를 점령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지 않는 점이 있다. 바로 사람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난 그 이후이다. 사람들의 숫자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은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처음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그만한 땅이 필요하다. 그 땅을 얻기 위해서 사람들은 어떻게 했을까? 당연히 숲에 불을 질러 나무들을 다 없앤 후에 그 땅에 농사를 지었다. 이를 부젓가락 농사라 한다. 이는 생태계에 극심한 영향을 준다. 보통 나무 한그루만 파괴해도 수십만가지의 종들이 함께 사라진다. 이렇게 따진다면 숲을 파괴하는 것은 어마어마한 생태계파괴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생태계파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수가 늘어나면서 인간들이 잡아먹는 동물들의 양 또한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실제로 인류가 등장한 이후로 여섯번째의 멸종이 진행중이라 학자들은 이야기한다. 이 전에 일어났던 다섯번째 멸종에서 정체 종의 95%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도 비슷한 상황이라 예상된다니 그 규모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의 목숨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제서야 그 위험성을 직감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인간은 농부의 파괴적 성향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생태계, ecosystem의 말의 eco는 집,주거를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런 생태계를 어디까지 파괴하고 나서 인간은 파괴의 상징인 농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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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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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웃, 너 이거 알아? 이제 모두 알겠어. 최근에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알아낸 거야. 세상에는 네 부류의 인간이 있어. 우리나 이웃사람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있고, 숲속에 사는 커닝햄 집안 사람 같은 사람들이 있고, 쓰레기장에 사는 이웰 집안 사람 같은 사람들이 있고, 흑인들이 있어."

"중국 사람들이나 저 아래 볼드윈 군에 살고 있는 혼열아들은 어떻게 하구?"

"내 말은 메이콤 군에서만 말이야. 솔직히 말하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커닝햄 집안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커닝햄 집안 사람들은 이웰 집안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고, 이웰 집안 사람들은 흑인들을 증오하고 경멸하지."-426~4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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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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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방 손님과 어머니'이야기는 어린아이인 '옥희'의 시점에서 어머니와 아저씨사이의 미묘한 관계를 써내려간 소설이다.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써내려 가 유교적 이념때문에 좌절되는 어머니의 안타까움을 더 느낄 수 있다.

이 책도 주인공들 중 가장 어린 '스카웃'이란 아이의 시점으로 써내려가고 있다. 

이 책의 배경은 인종차별이 한창 심할때의 미국이다. 스카웃의 아버지는 변호사인데 흑인의 변호를 맡게되어 마을사람들과 가족들로부터 온갖 비난과 질타를 받게 된다. 스카웃은 이렇게 비난을 받으면서까지 아빠가 왜 이 일을 하려는지 그리고 주변사람들은 왜 아빠를 그렇게 비난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한다. 이 책은 이 책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스카웃의 관점으로 써 내려가기 때문에 이 책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물음표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작가가 던지고  싶었던 물음은 스카웃이 아닌 스카웃의 오빠 '젬'이 던진다.


"스카웃, 너 이거 알아? 이제 모두 알겠어. 최근에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서 알아낸 거야. 세상에는 네 부류의 인간이 있어. 우리나 이웃사람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있고, 숲속에 사는 커닝햄 집안 사람 같은 사람들이 있고, 쓰레기장에 사는 이웰 집안 사람 같은 사람들이 있고, 흑인들이 있어."

"중국 사람들이나 저 아래 볼드윈 군에 살고 있는 혼열아들은 어떻게 하구?"

"내 말은 메이콤 군에서만 말이야. 솔직히 말하면 우리 같은 사람들은 커닝햄 집안 사람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커닝햄 집안 사람들은 이웰 집안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고, 이웰 집안 사람들은 흑인들을 증오하고 경멸하지."(p.426~427)


"아냐. 누구나 다 배워서 아는 거야. 날 때부터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월터는 그 나름대로 똑똑한 거야. 집에 남아서 아빠 일을 도와줘야 하기 때문에 때로 뒤에 처질 뿐이지. 그 애한테 잘못된 것은 없어. 아냐, 오빠, 내 생각으로는 오직 한 종류의 인간만이 있을 뿐이야. 그냥 사람들 말이지."

오빠는 몸을 돌려 베개를 때렸다. 다시 편안히 자리를 잡을 때 얼굴에 근심의 구름이 끼었다. 오빠는 저기압 상태에 빠져들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점점 걱정이 되었다. 오빠의 눈썹이 하나가 되었고, 입이 한 일자가 되었다. 오빠는 얼마 동안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

마침내 오빠가 입을 열었다.

"네 나이때는 말이야. 오직 한 종류의 인간이 있다면, 왜 서로 사이 좋게 지내지 못할까? 그들이 서로 비슷하다면, 왜 그렇게 서로를 경멸하는 거지? 스카웃, 이제 뭔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왜 부 래들리가 지금까지 내내 집 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그건 말이야, 아저씨는 집 안에 있고 싶기 때문이야."(p.428~429)


스카웃은 오빠의 문제제기를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하며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리고 이 후에도 오빠의 심리상태에 대한 서술만 나올 뿐 스카웃의 생각은 나오지 않는다. 왜냐하면 스카웃은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그래서 이 책이 더 마음에 와 닿는것 같다. 당연한 이치를 왜 깨닫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서로 싸우고 있는지.....

몇 일 전에 텔레비젼 프로그램중 '안녕하세요'라는 곳에 나온 어떤 한 사람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 개개인들의 고민 사연을 가지고 나와 그 이야기들로 꾸며진다. 

그 중 한 사람의 고민은 자신의 생김새가 중동지역 사람들을 닮은 것이었다. 그 자체가 고민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외모를 본 사람들의 반응때문에 고민이었다. 아무 이유 없이 지나가면서 자신한테 한국말을 못알아 들을 것이라 생각해 욕을 한다던가 더럽다고 생각해 자리를 피한다던가. 이 모든 행동들이 지금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행해지고 있는 행동들이다.

1963년에 마틴루터킹이 바랬던 세계는 언제쯤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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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머 씨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유혜자 옮김, 장 자끄 상뻬 그림 / 열린책들 / 199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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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움직이는 병.......그것을 틱이라고 하던가? 하지만 틱은 단순히 몸의 일부를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계속 움직이는 것을 일컫는다. 예를들면 눈을 깜빡인다던지 손가락을 계속 탁탁 소리를 내며 어딘가에 부딪힌다던지....... 

이 책에는 틱은 아니지만 틱에 걸린것 처럼 한시도 몸을 가만히 두지 못하는 사람이 나온다. 바로 좀머씨이다. 좀머씨의 병명은 아무도 알지 못한다. 그 마을 사람들도, 심지어 책을 읽는 사람들도. 단지 알수 있는 점은 좀머씨가 깨있는 동안 계속 심지어 가끔은 24시간 내내 걸어다닌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책에 명확히 명시돼있지 않다. 왜냐하면 이 책은 좀머씨와 같은 마을에 살고있는 한 남자아이가 좀머씨를 보는 시각으로 씌어진 글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 놀랐던 것은 제목이 '좀머씨 이야기'이기에 나는 이 책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좀머씨 이야기로 가득 차 있을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은 시작과 끝을 좀머씨에 관한 이야기로 하고 있지만 이야기가 딱히 좀머씨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는것 같지도 않다. 전체 이야기의 반정도는 좀머씨에 관한 이야기지만 나머지 반은 주인공인 자신의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이 부분이 조금 놀라게 만들었다. 어떻게 보면 결론적으로 좀머씨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자신의 이야기도 쓴 것이었지만 그에 비해 너무 서두가 길달까.......
아무튼 반정도되는 좀머씨의 이야기를 간추려보면 좀머씨는 계속해서 돌아다니며 딱히 그것을 즐기기때문에 그러는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그리고 딱히 돌아다니는 데에는 목적이 없다. 배낭을 하나 매고 다니기는 하지만 그 안에는 빵, 물 등의 것 외에 특별한 것도 들어있지 않다. 그리고 무엇인가에 쫓기는 사람처럼 다닌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중요할 수도 있는 점은 좀머씨가 전쟁을 겪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좀머씨가 밖에서 잠시 빵을 먹을때 사방을 계속해서 경계하며 먹었다는 주인공의 말을 듣고 전쟁으로 인한 충격으로 인해 그렇게 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조심스레 했다. 하지만 그렇게 살기위해 주변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하루 하루를 살아가던 좀머씨가 돌연 자살을 했다는 말을 듣고 의아함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런 좀머씨의 모습을 보며 어린나이의 주인공이 자살하려는것으로부터 구해주기까지 했는데 왜 그랬을까? 이때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 장면은 바로 최악의 날씨였던 그 날의 장면이었다. 
주인공이 아버지와 차를 타고 경마장을 갔다오던 날 날씨는 완전히 최악이었다. 처음에는 비가 억수로 퍼붓더니 갑자기 우박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차 안에 있던 두 사람은 옴짝달싹 못하고 갖혀 버렸다. 한치앞도 안보일 정도로 퍼붓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고 조금 잦아들때쯤 두 부자는 좀머씨가 이 날씨를 뚫고 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집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좀머씨는 몇번을 거절한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좀머씨 그러다가 죽겠어요!"라고 하자 좀머씨는 희한하게도 "그러니 나를 좀 내버려 두시오!"라고 답한다. 나는 처음에 좀머씨가 앞서서 무어라 이야기 한것을 두 부자가 듣기 못해서 저렇게 들렸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좀머씨가 자살한것을 보니 그런것이 아닌것 같았다. 좀머씨는 저때 이미 죽고싶었던것 같다. 
좀머씨는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누군가가 나를 노리고 있지 않나 하는 불안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죽어서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물론 실제로 전쟁은 이미 끝났고 아무도 좀머씨를 해치려 하지 않는데도 말이다. 거기다가 아내의 죽음도 설상가상이었을듯 싶다. 
사실 좀머씨같은 사람들은 그리 특이한 경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다만 우리의 관심에서 벗어나 아무도 그 병의 원인에 관심을 가지지도 가지고 싶어하지도 않고 좀머씨처럼 소문만 무성히 쌓여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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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책에게 꿈을 묻다
문형범 지음 / 황소자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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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감상문'이라는 말을 딱 듣는 순간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어렸을때부터 교육받아온 틀......책의 내용과 나의 감상의 적절한 배분.......그나마 이는 양반이다. 나는 어렸을적엔 내 느낀점을 먼저 쓰고 책 내용을 그 뒤에 쓰면 큰일 나는줄 알았다. 항상 독서감상문노트에는 책내용을 쓰는 란 뒤에 내 감상을 쓰는 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항상 내겐 독서감상문의 글 초입부분을 어떻게 쓸것인가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그러다가 조금 자라서 학교에서 글쓰는 방법에 대해서 배웠다. "초입부분은 독자들의 눈을 확 끌 수 있는 멘트를 날려야 한다." 도데체 독자의 눈을 확 끌 수 있는 멘트란 무엇일까? 그 한가지 예로 나왔던 것이 바로 나의 경험을 언급하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내가 모든 방면에 경험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그러다 의문이 들었다. '독서감상문에 꼭 책내용이 들어가야 할까?' 이 의문을 가진 후에도 나는 어렸을때부터 써왔던 형식 때문인지 내 글쓰는 스타일 때문인지 독서감상문을 쓸때면 어김없이 책의 내용을 언급하곤 했다. 그랬기 때문이었을까 이 책은 내게 매우 신선했다.

이 책은 쉽게 말하자면 학생의 독후감 모음집이다. 하지만 그렇게 쉽게만 볼수도 없는 것이 독후감 하나하나마다 글쓴이 자신의 의견이 매우 많이 뭍어있다. 아니 독후감이라기 보다는 '독후사'라는 표현이 더 맞을 듯 하다. 책을 읽고 난 후에 감상이라기 보다는 책을 읽고 난 후에 생각을 잘 적어내려간 듯 하기 때문이다. 가끔 어떤 글을 읽을때면 '과연 고등학생이 쓴 글이 맞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깊은 생각을 풀어놓기도 했다.

독서 감상문이지만 독서감상문이 아닌 그런 글들을 모아놓은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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