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 사는 피터 아저씨 한울림 지구별 그림책
매기 허칭스 지음, 에비 배로 그림, 허은실 옮김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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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살 아주 추운 겨울저녁에 엄마 손을 잡고 걸어가는데 백발의 할아버지가 구부정한 자세로 난간에 걸터앉은 모습을 보곤 눈물이 주르르 흘렀던 기억이 있다.
엄마는 왜 우느냐 물으셨고 "할아버지가 너무 불쌍해서요." 라고 답하며 걷는 내내 엉엉 울었다.
학교에 입학하면서 길에서 만나는 어른이 모두 착하지만은 않고 납치해 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엄마의 말씀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점차 마음의 문을 닫았다.
20대 초반 미국에서 공부할 때, 매주 수요일이면 뉴욕의 어두운 밤 골목을 떠도는 홈리스 들에게 샌드위치를 나누어주는 봉사활동을 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때 만났던 사람들이 떠올랐다.
생각보다 유순하고 밝은 웃음을 지녔고 뛰어난 재능을 가진 이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함께인 반려견을 무척이나 아꼈다.
본인은 굶어도 반려견 사료는 떨어지지 않게 마련해두더라.
없는 사람처럼 무심코 지나치기엔 저마다 색색의 빛으로 반짝이는 사람들이었다.
«길 위에 사는 피터아저씨»는
어린시절 가졌던 순수한 마음과 따스한 시선을 기억하게 해주는 책이다.
바쁜 일상 속에서 감정이 메말라 갈 때, 언제든 이 책을 찾고 싶을 정도로, 촉촉하고 폭신한 마음으로 돌려주는 마법과 같은 힘을 지녔다.
딸에게도 따스함 담아 읽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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