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브라더스를 위하여 - 이대근 기자의 한국정치 읽기 우리시대의 논리 8
이대근 지음 / 후마니타스 / 2009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보문고에서 책을 보던 중 제목이 무척이나 끌렸던 책이다.
칼럼을 모은 책들에 대한 괜한 편견이 있었던지라.. 몇 번을
만지작거리다 다시 그대로 두고 나온 것이 못내 아쉬었는지
결국 사고야 말았다.

저자는 와이키키 브라더스란 영화를 가장 좋아하기에 책의 제목을
이대로 붙였다고 한다. 영화가 나온지 몇 년이 흘렀지만
지금의 현실은 오히려 몇 년 전 영화 속의 현실이 그리울 정도는
아닐지란 생각을 해본다.

영화 속에서, 그토록 보잘 것 없으면서도 자신들의 꿈을
끝내 놓지는 않았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몇 년이 지난 지금에서는 어떠한 모습으로 남아 있으려나...

사실 신문에서 별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보던 칼럼란이
이렇게 책으로 편집되어서 나오게 되면 두 가지 측면에서
묘한 기분이 들게 된다.

하나는 그토록 급변하는 한국의 정치 현실을 보게 되면서
새삼 놀라운 기분이 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현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노무현 정권이 그들을 지지한
사람들을 배반했고 이명박 정권은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처럼 가난한 사람들의 뿌리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아직 이 정권은 이제 집권 2년차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고 대안세력들은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사실이다.

저자의 주장에 상당 부분 공감하면서 책을 읽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주인되는 세상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가난한
사람들이 이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만큼은 대변되는
세상이 참 민주주의가 아닐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주장 중 답답했던 면들도 있었다.
그리고 한국의 진보세력이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한계들을
저자 역시도 공유하고 있는 것 같았다.

보수화된 기존의 정치체제가 시민들의 보수화된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시민들에게 책임이 없을까.

과연 정치체제가 적어도 기회적 측면에서 열려있다고
하더라도 시민들, 특히 가난한 시민들이 보수화된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을 거란 보장이 있는가?

저자의 말처럼 정치에 대한 분석을 하기 위해서는 차가워질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민중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때로 내가 처한 현실에 대한 잘못된 분석으로 나아가게 할 지
도 모르겠다. 하긴 그럼에도 이들에 대한 기대는 놓지 않아야겠지만
가난한 사람도 어찌 보면 똑같은 사람인대 아니.. 그들이 처한
사회경제적 조건으로 인해서 자신의 선택에 대한 제약요건이
훨씬 큰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음에도 이들은 가진 사람에
비해서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 것은
이들에게 지나친 요구는 아닐지 모르겠다.

사실 저자는 간략하게 정제된 글을 써내려가면서도 자신 속에
있는 냉정과 열정을 조화시키려는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렇지 못한 초보 글쟁이가 저자의 노력에 대해서
아주 작은 부분을 걸고 넘어지는 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