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조선 시대를 다녀왔다. 원래 한옥 애호가인 나에게 이 책은 한옥에서 누릴 수 있는 멋과 여유를 잠시나마 안겨주었다. 높게 지어진 아파트가 아닌 나지막히 땅에 한옥을 짓고 그 안에 우리 조상의 전통과 멋부린 가구로 꾸미며 살고픈 이룰 수 없는 소망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릴 적 집에 있던 가구며 물건들 중 나무가 재료였던 것들이 참으로 많았었다. 세월이 흘러 나무로 만든 것들이 썩거나 부서지고 타고 해서 지금은 비싼 고가구로 취급되고 있다. 조상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나무로 일상생활에 필요한 거의 모든 것들을 만들었다. 이 책은 조상들이 나무로 표현했던 모든 공예품을 보여주고 있다. 생활에 필요한 나무공예였지만 멋과 여유를 함께 표현한 우리 조상들의 지혜에 놀랍기만 하다. 물론 양반과 서민들의 그것들이 어느 정도 차이는 있겠지만 공예품하나하나를 살펴볼때 멋스러움이 묻어난다. 나무의 결과 무늬를 살려 최대한 자연에 가까우며 실용성과 소박한 멋스러움이 엿보인다. 안방에서 만난 장과 농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우리가 장롱이라 부르는 것은 원래 하나의 몸체로 된 장과 한 층씩 따로 만들어 두 층이나 세 층으로 포개 얹은 농이 합해진 것이라고 한다. 먹감나무로 만든 삼층장이나 나비 경첩이 달린 이층롱을 바라보면 나무공예의 멋에 푹 빠지게 된다. 자개로 장식한 롱에는 화려함에 또한번 취하게 된다. 크기로 보면 장롱이 집안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클 것이다. 사랑방과 안방, 부엌,일과 놀이, 관혼상제에 쓰인 나무공예를 둘러보며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조상들의 섬세함과 과학적이기까지 한 기술을 알 수 있겠다. 공예품속에 담긴 조상들의 생활상도 엿보며 역사적인 숨결을 느낄 것이다. 21세기에는 현대적인 기술보다는 세계적인 추세가 전통찾기,우리 것찾기에 있는것 같다. 우리 조상들의 삶과 모습속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 많을 것이다. 나무 공예속에서도 멋스러우면서 과학적인 기술을 찾아내어 세계에 내놓는다면 문화강국으로 서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