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길을 걷는다. 한눈팔지 않고 걷는다. 길섶에 핀 꽃들도 외면하고 나무 그늘에 앉아 쉬지도 않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도 느끼지 못하며 열심히 걷는다. 그러다 예고도 없이 갑자기 길이 끝난다. 길이 끝날 수도 있다는 것은 아무도 말해주지 않은다. 나조차 말해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