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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지내나요, 청춘 - Soulmate in Tokyo
마이큐.목영교.장은석 지음 / 나무수 / 2009년 4월
평점 :
절판
송정역에서 성북역까지.
덜덜거리는 지하철 안에서 가는 길이 먼 줄도 모르고, 지루한 길을 여행처럼 꾸며주었던 책이였다..^^
사실 내게 청춘이라는 단어는 '잘 지내나요..'란 물음이 무색할 정도로 청춘이랑 가까운 나이이다..
내가 청춘이라는 거 좋은 때라는 것도 그리 잘 못 느끼고, 사람들이 좋을 때다 청춘이다 할 때마다 뭐가 좋은 거지도 몰랐다.
이런 내게 사실 이 책은 내게 의미가 바랠 지도 몰라서 사실 집어들기가 좀 애매했다.
청춘이 지나가는 게 앞날이 불안하다는 게 아직 절실하게 느낄 줄 모르고, 좀 무뎠기에...^^
하지만 장차 나중에 글쟁이 영화쟁이가 되기를 꿈꾸는 나이기에, 자기가 사진쟁이 음악쟁이 그림쟁이라는 그들이 어떤 말을 할지가 너무나 궁금했었다.
난 앞으로 뭐가 될지 내 앞날은 어떨지 내가 뭘해야될지 내가 잘하는 게 뭘지 늘 불안해하고, 친한친구들에게 내가 뭘 잘할 것 같니? 라고 묻는
친구들보다는 더 뚜려한 꿈을 갖고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흔들리지 않을 거라고, 내 앞을 두려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들어서는 난 뭐가될 꺼야 말만 뻥뻥 치고, 사실은 나 또한 앞이 껌껌해서 두려워하는 겁쟁이가 되있었다.
정말 좋아하는 것 만으로 되는 걸까. 남들은 토익준비에 취업준비에 안정을 찾아서 돈을 벌고 살아갈텐데, 나는 그 속에서 영화를 하겠다고
뻥뻥 말만 잘하는 철 없는 어른이 되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에.
아직 그런 생각하기에는 좀 어리기에, 일단은 대학만 가보자하는 했지만, 요즘 이곳저곳 내 꿈을 찾아서 대회같은데도 찾아가보고 영화제 같은데도
찾아가보면서,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만 들었다.
내가 볼 땐 잘 쓴 글이였는데, 받은 애가 또 상 받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내가봐도 나같은 건 죽어도 못하겠구나 싶을 정도로 잘 만든 내 또래의
영화를 보면서, 나보다도 어린데 더 능숙하게 글을 쓰고, 영화장비를 만지는 후배를 보고서 난 혹시 재능이 없는 게 아닐까, 재능이 없는데좋아한다고해서 무조건 뛰어드는 건 아닐까싶었다.
좋아하는 것만 해도 될 까, 재능이 없는데...그리고 현실을 안 보고 좋아하는 것만 찾아서 가면 안 되는 걸까..
그런 내 물음에 거짓말처럼 딱 대답해 줄 이들이 이 책에 담겨있었기에, 난 좀 위안을 받았었다.
어쩌면 미래에 내가 딱 저렇겠다 싶은 사람들이기에, 난 반가움을 느끼면서 한장한장을 넘겼었다.
즐길 수 없는 일을 하기엔, 즐길 수 있는 일만 하기엔, 어차피 인생은 짧아
결국 내가 얻은 답은 이거랄 까?
이미 알고 있는 애기였지만, 그들도 수 없이 현실에 부딪치면서 얻은 결론이 이거라면 나 역시 그렇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이 짧으니까, 어차피 짧은 인생 좋아하는 일만 살다가지 뭐 란 말. 어쩌면 철없는 자신을 포장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변명거리일 지도 모르지만,
정말 나중에 죽을 때 되서, 죽기 전에 내 인생을 돌아볼 때, 내가 정말 행복했던 때가 언제일 까, 내가 지금까지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았나 하며
회상해볼 때. 물론 사랑하는 사람과 있을 때. 가족을 만들어 갈 때. 소소한 일상 속의 행복 등 행복한 순간들도 얼마 있겠지만.
막상 내가 즐기면서 뭔가에 열중하던 일이 없다는 거. 목숨보다 더 아끼며 사랑했던 것이 없다는 거.
현실에 안주하며 누가 지시한 주어진 일만 힌 채 내가 이룬 일이 없다는 거. 사랑의 행복은 잠깐이지만. 사랑보다 날 더 오래 행복하게 해주던게
없을 때, '아....인생헛살 았구나.'하는 생각이 들면 어쩌나 싶어 무서워진 적이 있었다.
나중에 나중에. 좀 더 먹고살만 해 질 때. 그 때가서 해도 늦지 않아. 이러면서 내 꿈을 2순위로 미룰지도 모르지만.
내가 아는 어른 들은 내가 보는 세상은 다들 먹고살기 힘들다 점점 세상 살기 힘들다 는 소리만 앵앵 울리는 뉴스만 켜도
우울한 어른들의 세상이였다.
뭘해도 먹고살기 힘들다면 뭘해도 살기힘들 다면 그럼 그냥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때로는 울고 때로는 웃으면서 사는 게
더 낫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을 읽을 때, 제일 인상 깊었던 게ㅡ 영교의 이야기 중 하나였는데..
그림쟁이인 목영교님은 또 다른 그림쟁이인 일본에 놀러온 후배를 위해서 좋은 화방 소개시켜주러 갔다가.
문득 내가 화방에 들린 지가 내가 손으로 그림을 그린 지가 언제인 지 생각해 봤다고한다.
보통 컴퓨터로 그리는 데 혹시 그게 더 편해서일지도 모르지만, 나 보다 더 잘난 재능들에 위축되서 도망가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였다는 거였다.
나보다 훨씬 어른인, 그 때 쯤이면 그래도 내가 어딜 갈지 명확해 지지 않을 까, 그래도 내가 하는 일에 자신이 있지 않을 까하는 나이의 어른도
나보다 훨씬 잘난 사람들 사이에 위축받고 그런다는 사실에 좀 충격을 받았었다.
나 스스로가 지치지 않을 까. 남들과는 다르다고 간 길에서도 자신이 없다는 거. 내가 여태가지 뭐한 걸 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오금이 저렸지만.
어쩌면, 이런 고민 평생 가는 게 아닐까. 그리고 그런 고민 나 말고도 모두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세상엔 내가 생각도 못 할 정도로 너무 잘난 사람이 많다. 그리고 또한 나랑 다른 사람. 즉, 내가 추구하는 영화 다른 영화를 추구하는 사람도 많다. 나와 다른데 잘난 사람은 어쩌면 내가 평생 못 넘을 지도 모르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나 같은 거 신경도 안 쓰는데, 내가 그들을 신경 써야 될 필요가 있을 까.
나 혼자 자기만족하기위해 글을 쓰고 영화를 구상하는 건 아니지만, 그들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그들을 무조건 뛰어넘으려 하기보다는
내가 만들 것들을 사랑하면서 내가 상상하는 것을 더 가깝게 더 완벽해보이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더 낫지 않을 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딱 내가 원하는 대답을. 명확한 해답을. 아, 하고 감탄하게 되는 그런 글들을 찾은 건 아니지만.
멋진 사진들과 함께 그들이 일본에서 찾은 걸 그들이 깨달은 걸 공감하면서 보게되서 즐거운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