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라는 길고 지루하고 단조로운 세월은, 풍요롭게 사느냐 역경을 겪으며 사느냐에 상관없이 우리 작전을 펼치기에 아주 좋은 적기(適期)이다. 너도 알다시피 이 족속들한테는 끈기있게 버틴다는 게 무척이나 힘든 일이거든. 꼬리를 무는 불행의 연속, 젊은 날 품었던 사랑과 희망의 점진적인 쇠락, 수없이 넘어져 이제는 만성이 되어 버린 유혹들을 앞으로도 영영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은 조용한(고통조차 느껴지지 않는) 절망, 우리가 그들의 삶에 만들어 낸 무미건조함, 역시 우리가 그에 대한 반응으로 교육시켜 놓은 모호한 원망, 이 모든 것들은 인간의 영혼을 마모시켜 소진케 할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