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히 프롬도 이 사실에 매우 민감하였다. 그는 시간(屍姦: 시체를 간음하는 일)의 개념에 다른 사람을 통제하고 싶은 욕망 즉 다른 사람을 순순히 말 잘 듣게 만들려는 욕망, 의존심을 조장시키려는 욕망,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저하시키려는 욕망, 순발력과 독창성을 가로막으려는 욕망, 판에 박힌 사람이 되게 하려는 욕망 등을 포함시킴으로써 그 의미를 확장했다.
그는 이것을 ‘생명을 존중하는’ 사람과 분리시켜서 ‘시간자(屍姦者)형 성격 유형’으로 제시하였다. 앞의 것은 다양한 인생 유형과 개인의 독특성을 인정하고 키워 주려는 사람인 반면, 뒤의 것의 목표는 다른 사람을 복종적인 기계로 바꾸고 그들로부터 인간성을 박탈함으로써 생명의 불편한 요소를 모두 회피하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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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악이란 인간의 안 또는 밖에 존재하는 생명이나 생명성을 죽이고자 하는 힘이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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