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 생각하는 개구리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박지석 옮김 / 진선아이 / 2021년 9월
평점 :
품절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


평소 “몰라요.”를 달고다니며,
생각하는 걸 어려워하는 아이와
<생각하는 개구리 시리즈>를 함께 읽곤 한다.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를 펼치자
책을 읽는다고 언제나와 같이
조개처럼 입을 꾹 다물어 버리는 아이.




“그런가?”
“그런가?”
“그런가?”


처음에 개구리의 생각을 따라가기만 하던 쥐처럼,
아이도 처음에는 심드렁했다.
그러다 조금씩 개구리와 같이 생각해보기 시작하는 쥐처럼,
아이도 하나씩 생각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개굴 개굴 개구리 노래를 한다~”
“쥐는 잔다.”
“저 시골 가서 밤에 별 본 적 있어요.”
“밤이 오는 건 본 적 없는데. 그냥 밤이잖아요.”
“저 어제 몇 시에 잤게요?”
“선생님은 몇 시에 자요?”
“그런데 이 개구리는 왜 안자요? 낮에 잤나?”
“나는 아침에 6시에 일어났는데. 할머니 아니니까 놀리지 마세요.”
“나는 절벽에서 떨어지는 꿈 꾼 적 있는데. 선생님도 꿈 꿔요?”






처음에는 개구리가 나이고 아이가 쥐 같았는데,
어느새 입장이 바뀌어서는
아이가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가 되고
내가 멈추지 않는 질문에 비몽사몽 대답하는 쥐가 되어 있었다.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는
빛의 속도라는 생각의 속도를 잡아 채어
친절히 프레임을 나눠 놓은 것 같다.
그림에 여백이 많고, 움직임이 적고, 대화의 수도 적다.
배경도 조용하고, 컷과 컷 사이에 여유가 있어서
생각에도 저절로 여유가 생긴다.

개구리의 생각을 따라가다 보면
생각을 어떻게 이어가는 것인지 알게 된다.

너무 당연하고 일상적인 것이라
미처 생각지 못했던 것에서 부터
생각을 이어나가는 ‘아직도 생각하는 개구리’는
사유의 방법을 알려주는 그림책이다.

아이는 원하는 곳에서
자기의 생각을 풀어놓거나
‘개굴 개굴 개구리 생각을 한다~’
개구리 노래를 개사해 부르며 여백을 채웠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충만한 기분이었다.
뱃지 굿즈를 탐내는 아이와 함께
수제 뱃지를 만들기로 했다.

신기한 것은,
일부러 뒷표지를 보지 않고,
앞표지만 보고 개구리 뱃지를 만들었는데
완성된 뱃지의 개구리 표정이
뒷표지의 개구리 표정과 꼭 닮은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것이 사유의 기쁨이 아닐까
하고 거창하게 생각해본다.

#아직도생각하는개구리 #생각하는개구리 #이와무라카즈오 #진선출판사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를 무료로 제공 받아 작성한 주관적 견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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