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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약함의 힘 - 현경 마음 살림 에세이
현경 지음, 박방영 그림 / 샘터사 / 2014년 8월
평점 :
품절
먼저 마음을 확 열게 만드는 것은 책표지 디자인이였다.
세필붓으로 씌여진 "연약함의 힘"이라는 글자와 예쁜 꽃그림이 책을 펴기전 마음열기에 충분했다.
작가 현경. 세계 진보신학의 명문인 뉴욕 유니언 신학대학 아시아계 여성최초의 종신교수.
여성, 환경, 평화 운동가. 신을 설명하지 않고 표현해 내는 신학적 예술가.... 등등
나는 처음들어보는 작가였는데, 책을 읽어보니 패미니스트로 꽤 유명한 사람인듯 했다.
오십대라는 나이답게 살아온 삶과 만난 사람들을 짧은 형식의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삶의 지혜들을 나누어주는 부드럽지만 많은 메세지를 담고있는 글이였다.
4가지의 챕터분류에 맞게 각각의 이야기들이 묶여져있었다.
1. 내가 사랑이니까요
2. 가끔은 행복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3. 연약함의 힘
4. 우주는 웃고 나는 세운다.
제목만 보아도 알수 있듯이 참 따뜻하고 필자의 삶이 녹아있는 참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책을 읽으면서, 획일성보다는 다양성을, 갈등과 차별보다는 통합과 존중을,
이기심과 속도보다는 돌봄과 느림을, 탐욕과 분리보다는 나눔과 상생을,
두려움과 미움보다는 공감과 사랑을, 지배와 강요보다는 배려와 소통을,
숨막히는 틀보다는 자유로운 춤을 선호하는 창조적이고 자발적인 기운(7-8p)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현경의 삶을 보면 만나는 모든 사람, 발걸음이 닿는 모든 곳에서는 "배울 것이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누군가는 스쳐지나갈 수 있는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배울것을 발견하는 좋은 습관이
몸에 깊숙히 배어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되었다.
특별히 "분노와 우울에 대해 너무 '어른인 척' 했다"(104p)는 것을 깨닫고 소리지르며 어린아이와 같이
그 속에 있는 것들을 표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살고 있지 않은가...
마치 짧은 글에서 현재의 우리의 모습 한편을 보여주는 것만 같았다.
다만,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부분은 범신론적으로 보이는 저자의 종교관이었다.
'종교통합'이라는 부분에 대해서 들어보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크리스찬으로서
신학대학교수라는 저자의 말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너무 많았다.
독자로써 종교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책을 보려고 노력했으나, 책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
너무나 크게 종교적인 색채가 강했기에, 그렇게 보려는 노력도 쉽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