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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에 충실한 나라, 독일에서 배운다
양돈선 지음 / 미래의창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독일의 '하드파워'는 국력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러면 나머지 국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무형의 사회 자본, 즉 '소프트 파워soft power'에서 온다. (...)
독일이 성숙하고 모범적인 강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는 이 같은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의 조화로운 결합이 낳은 '스마트 파워'가 크게 작용을 했다고 본다. 오늘날 독일은 실질적 국력의 척도인 '국가 브랜드 파워'에서 종합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모든 면에서 최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나라인 것이다. 6,7쪽
자동차, 가전, 제약 등 독일의 세계적인 '하드 파워'는 유명하지만 이 책은 그것들의 기반이 되는 독일의 정신적 사회자본인 '소프트 파워'에 주목하여 독일을 배우고자 한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요동치는 세계 정세에도 비교적 건실한 독일 사람들은 재무관리에서 안정성이 필수 수책이었던 것.
독일어로 채무, 즉 빚은 '슐트schuld'라고 하는 데, 여기서 슐트는 죄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독일에서는 '빚=죄'라는는 인식이 강하다. 그만큼 빚을 무서워한다. 과거 100여 년 동안 초인플레이션과 여러번의 경제적 붕괴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에 저출과 긴축을 통해 안정과 사회적 안전망을 구비하고 건전 가계, 건전 경영, 건전 재정을 구축하고 있다. 234쪽
이런 그들을 통해 치솟는 가계부채에도 이젠 둔감해지고 있는 한국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런 안정성은 독일이란 나라의 브랜드 파워가 되어 그들에게 또 다른 수익을 안겨다 준 점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국산차도 성능이 좋은데 굳이 가격이 높은 독일 차가 인기인 이유인 무엇인가? (...) 독일이란 나라와 독일 제품에 대한 신뢰 가치, 즉 무형의 브랜드 가치가 더해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325쪽
독일 예술계의 발전이 단순히 오랜 역사에서 나온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을 통해 보니 자연스럽게 된 것이 아니었다.
1933년 나치 등장과 함께 독일의 철학, 사상, 문학가들은 박해를 받았다. 문화예술이 철저히 파괴된 암흑기였다. 그러나 독일은 이후 자국 문화에 대한 이미지 개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여 다시 수준 높은 문화 국가로서의 지위를 회복했다. 오늘날 독일인은 여전히 문화를 사랑하고 즐긴다. 세계에서 가장 근로시간이 적어 상대적으로 문화생활에 쓸 수 있는 여가 시간이 많기도 할뿐더러, 역사적으로 오래전부터 문화가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다. 290쪽
예술산업이 발전할 수 밖에 없게 되어있는 사회적 구조도 큰 몫을 한 것이었다.
이 밖에도 저자는 여러가지 한국이 독일에 대해 배워야 할 것을 풍부한 객관적 자료와 함께 주장하는 책이다.
왜 한국은 선진 신용사회로 나아가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을까? 어떻게 해야 혼돈을 극복하고 선진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까? 답은 독일에 있다. 대한민국이 더 나아지기 위해 진정 배워야 할 나라는 미국이 아니라 독일이다. 366
많은 통계자료 때문에 주간지 특집기사 보는 듯한 느낌도 주지만 읽고나면 그 자료들을 꿰뚫는 필자의 통찰력에 오랜 여운이 남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