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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예이츠 지음, 유정화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Dear Frank. Don,t blame yourself. It‘s not your fault (idiot, just one second would you please shut the fuck 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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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넣기 힘든 영역으로 들어가고자 하는 바람으로 우리 형은 서둘러 나무 위에 자기 길을 만들었는데, 그런 바람은 지금 불만이 가득한 형의 내면에 다시 영향을 미쳤다. 이제 형은 보다 섬세하게 그 영역 속으로 침투하고 싶고, 이파리와 나무껍질과 꽃술과 새들의 날개짓과 연결되어 관계를 맺고 싶었다. 그것은 살아 있는 것을 사랑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총 끝을 겨누는 것 말고는 달리 그 감정을 표현할 줄 모르는 사냥꾼의 사랑이었다. (86p.)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생전 처음 승리한 사람, 그리고 이제 승리한다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지 아는 사람, 이제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계속 걸어갈 수밖에 없으며 실패한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도피처를 자신은 가질 수 없다는 것을 안 사람의 절망에 사로잡혀 나뭇가지와 단검과 고양이의 시체를 꽉 붙들고 있었다.(9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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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원로문인들이 학을 뗀다는 그 이름.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을 2박 3일에 걸친 통영 여행 중에 다 읽었다. 책장을 넘기면서 알게 된 하루키는 자기규율에 엄격한 개인주의자라기보단 유행이나 보수적인 관습과 규칙에 무심한, 아주 평범한 개인주의자였다. 미국체류기라고 할 수 있을 이 수필집에서 하루키는 정치적 주장이나 사상적 지향이 드러나는 자신의 생각을 행간에 묻어두었는데 바로 이 점에서 그만의 글이 갖고 있는 묘미의 한 자락을 엿본 것 같다. 각각의 편에 번역과 (지극히 주관적인)사내아이라는 이미지의 울림, 중산층의 위기의식, 재즈 등의 다양한 화제를 쉽고 간명해서 읽기에 편한 문체에 녹인 글들을 읽으면서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잘 잡히진 않는데, 진심에서 우러나온 공손함이 배어 있는 내성적인 사람과 무해하면서 기분 좋은 대화를 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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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의 여지를 열어놓고 급진적인 각론을 펼쳐보이는 1부가 가장 재미있었다.

시의 정치성을 작품 외부의 견해나 이론적 틀을 끌어들여 재단하지 말라는 외침이, 읽는 과정에서 내내 귓속에서 웅웅거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텍스트는 하나의 고유한 세계이며, 그 세계에 입회하려는 고투를 통해 독자는 현실과 작품 사이에 드리워진 긴장의 끈을 붙잡고 전율하며, 현실을 재기획하기 위한 에너지를 작품 안에서 발견하고, 해석의 실마리는, 어디까지나 덤으로 얻어진다는 명료한 전언! 말은 쉬워보이지만 그가 성실하게 자신의 주장을 논증하기 위해 텍스트에 들여놓은 인용과 주석(아비 바르부르크, 조르주 디디-위베르만 등등...)을 따라 읽다보면, 그렇지가 않다는 사실은 바로 알 수 있다.

비평가가 자신의 주관의 최대치를 밀어붙여 쓴 글이다. 그런 이들의 글에 내장된 당파적 힘이 앞으로 새롭게 펼쳐질 미래의 담론들을 기대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 책은 뭐랄까..좀 급진적인 듯?

<잡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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