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옥 실화

연옥실화 - 정화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확인하는 곳, 연옥
막스 퓌상 지음,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1월

성경에 '연옥'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습니다, 아시겠지만요. 그러나 교리적으로는 분명히 존재하는 곳, 연옥에 대해서 우리는 무엇을 알고 있습니까? 사실 저는 아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미사를 아무리 열심히 드려도 성경 속의 말씀만 접할 뿐 연옥이 어떤 곳인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곳에 가면 잠벌이라는 걸 받는다는 것, 지옥만큼은 아니지만 하느님과 닿을 수는 없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던 저에게 <연옥실화> 속 영혼들의 외침은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지하철에서 만나는, 손에 묵주를 꼭 쥔 어르신들이 그렇게 열심히 묵주기도 끝에 구원송을 바쳐도 연옥 영혼들을 모두 구해내기에는 역부족이구나 라는 생각 때문이지요. 하느님의 자비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하느님 그리고 가끔 연옥을 방문하시어 많은 영혼을 구해내신다는 성모님의 자비는 충분하지만 사람들이 연옥 영혼을 충분히 기억하지 않기에 그렇다는 것을 알고 언젠가 그 자리에 있게 될 나는 그들을 돕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 왔는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평일미사 참례를 좋아합니다. 앞으로는 별 생각 없이 그냥 내 마음이 편하고자 갔던 평일미사 속에 그 영혼들을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연옥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분들, 그리고 그들을 돕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 모든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 책은 '연옥 영혼들의 간절한 외침'이니까요.

네 번째 잔의 비밀

네 번째 잔의 비밀 - 최후의 만찬과 십자가의 신비를 밝히다
스콧 한 지음, 이형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5월

올 상반기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 큰 선물과도 같습니다. 본당 활동을 쉬게 되면서 사실 좀 흔들리는 순간이 많았거든요. 내가 긴 시간을 바쳐 성당에서 봉사하고 성경을 읽어왔고 믿음을 가져왔는데 이것이 다 허구라면? 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부끄럽게도요. 그런데 파스카 예식을 기반으로 네 번째 잔의 비밀을 만나기까지, 진리를 발견하여 종교마저 바꾸고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저자의 삶을 따라가다 보니 하느님께서는 또 제가 바른 길로 갈 수 있게 붙들어 주시는구나 느끼게 됩니다. 내용은 좀 어려운 편입니다만, 시간을 두고라도 천천히 읽어보셨으면 해요.

로버트 윅스의 영적 성장

로버트 윅스의 영적 성장
로버트 J. 윅스 지음, 이찬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2월

기도를 하며 '촛불'의 중요성을 느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물론 가톨릭 전례에서 빛 (촛불) 매우 중요하고, 빠질 수 없지만 아무래도 연기도 나오고, 작은 제 방은 밀폐 공간이기도 하고, 열어놓자니 미세먼지가... 등의 핑계로 초는 잔뜩 가지고 있으면서 켜고 기도할 생각은 거의 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이 책에서 제시하는, 영적 성장을 위한 쉬운 습관이자 고요히 주님을 만나는 방법은 바로 작은 성화와 촛불을 내 앞에 두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도 책을 읽다 말고 중간에 초를 켜고 책에 빠져들었어요. '지금'에 머무를 수 있는, 오지도 않은 미래에 대한 걱정이나 과거를 곱씹는 행위가 아닌 정말 '지금'에 머무를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이에 대한 구절은

'누군가 "인생은 지금 여기에 있지만 우리는 다른 일을 하느라 바쁘다."라고 말했다. 그럴 때 이 촛불은 내가 귀하게 얻은 이 소중한 시간에 깨어 있도록 슬쩍 건드린다.' (95쪽)

입니다. 다른 좋은 내용들도 많이 있으니 꼭 책을 읽어보시면 좋겠어요. 그리고 함께 '자비심'을 가진 좋은 신앙인으로 나아가요.

열매와 은사

열매와 은사 - 성령의 선물
토머스 키팅 지음, 차덕희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3월

가톨릭신자라면 성령강림대축일 칠은카드를 한 번씩은 받아보셨을 거예요. 하지만 이 은사와 열매들이 갖는 의미를 정확히 알기는 참 어렵습니다. 이에 관해 안내가 되어 있는 이 책은 부활시기를 보내고 있는, 또 부활시기 마지막 날인 성령강림대축일을 준비하고 있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가히 추천할 만합니다.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

로마노 과르디니의 주님의 기도
로마노 과르디니 지음, 안소근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3년 2월

나이 어린 평신도 입장에서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책이긴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의 기도에 관한 시중의 많은 도서들 가운데

가장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석(주해)뿐만 아니라 일상으로의 적용까지도 생각을 하고 집필하신 도서임이 보입니다.

주님의 기도를 그냥 랩하듯 쏟아내지 않고 싶다,

조금 더 의미를 생각하며 바치고 싶다 생각하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추천하는 책입니다.

또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주위 어른에게 선물을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