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끝에 만나는 가을, 『밤바라밤』아이들은 가을이 되면 반짝이는 갈색 알밤을 쉽게 만나지만, 그 밤이 어떤 시간을 지나 우리 앞에 왔는지는 잘 알지 못합니다.『밤바라밤』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건 ‘밤’이라는 결과보다 ‘밤이 되어가는 시간’을 보여준다는 점이었습니다.처음부터 단단하고 반짝이는 알밤이었던 것은 아니지요. 햇볕을 받고, 비를 맞고, 바람을 견디며 조금씩 여물어 갑니다. 그 과정을 재미있는 말과 색감으로 따라가다 보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계절의 변화와 열매가 익어가는 시간을 느끼게 됩니다.저는 이 책을 읽으며 아이들의 성장도 참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어떤 아이는 빨리 꽃을 피우고, 어떤 아이는 조금 더 오래 자기 안에서 여물어 갑니다. 자연에는 저마다의 때가 있듯 아이들에게도 각자의 시간이 있으니까요.책을 다 읽고 나면 진짜 밤 한 알을 아이의 손에 쥐여주고 싶어집니다. 만져보고, 냄새 맡아보고, 밤송이는 왜 뾰족한지 이야기하면서 책에서 만난 가을을 실제 자연으로 이어가도 좋겠습니다.꽃과 자연을 매개로 아이들과 활동하는 저에게는 특히 책을 덮은 뒤 새로운 놀이가 시작되는 그림책이라 더욱 반가웠습니다.“바라바라 밤바라밤.”재미있는 말소리 뒤에 자연이 천천히 여물어가는 시간이 숨어 있는 책.가을에 아이와 함께 읽고, 산책하며 밤과 가을 열매를 찾아보고 싶은 그림책으로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