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저자는 "물박사"라 불린다. 저자에 따르면 "비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한번에 얼마나 많이 오는지. 얼마나 자주 오는지" 등을 예측하는 학문을 수문학이라 한다."물과 관련된 근원적인 문제를 연구하는 학문"이라 보면 된다.수문학은 생소한 이름이지만 오래전부터 우리 곁에 있었다. 고대 왕들은 홍수나 강의 범람을 예견하고 치수사업에 성공해야 통치자로서 덕을 쌓을 수 있었다. 우리 역사에서도 벽골제나 의림지 같은 저수지를 조성하였고 영조는 공공사업으로 청계천 준설사업을 하였다.저자는 물을 "인간과 세상을 이해하는 가장 완벽한 재료" 라고 하면서 이 재료를 통해 세계를 과학, 문화, 역사,일상 으로 나누어서 들여다 본다. 이책을 읽다보면 물을 통해 세상의 다양성을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같은 느낌을 받는다.글을 쉽게 쓴다는 것은 좋은 재능이다. 더군다나 어려운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쓰는 것은 재능을 넘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이책 곳곳에 깊은 내용을 쉽게 전달하고자 하는 저자의 치열한 고민이 배여 있다.특히 이책에서 물과 관련된 문화와 역사 부문은 너무나 재미있다. 문화부문은 맨 앞에서 상선약수와 지자요수 등 동양철학의 진수인 노자와 논어의 내용을 풀어낸다. 바로 다음에는 만물은 물이라고 한 철학의 시조 탈레스의 이야기를 끌어낸다. 역사부문은 인류의 탄생부터 시작해서 동서양을 오가면서 역사를 바꾼 물의 역할을 이야기 한다. 이책이 그냥 흥미위주로 쉽게만 쓰여진 책이 아니라 저자의 철학적, 역사적 사색을 기반으로 쓰여졌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오랜만에 머리가 맑아지는 책을 만났다.최근 나오는 책 중에 저자나 번역자도 이해하지 못하는 얘기를 불친절하게 읊조리면서 깊이를 강요하는 책들이 있는데 이책은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쓰여져 그 흐름을 타고 물의 비밀에 도달하는 느낌이다. 저자의 다음 작품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