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리플레이(Replay)
허린 / 조은세상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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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남녀의 사내 연애는 클리셰지만 클리셰만이 줄 수있는 설렘이 있어요. 읽는 내내 미소지으며 잠시 사랑스러운 기분이 됐습니다. 특히 결말이 너무 좋아요!!:):) 좋은 소설 써주셔서 감사해요 기분좋은 로맨틱 코미디 말랑말랑 순정만화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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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다는 아니에요
미바.조쉬 프리기 지음 / 우드파크픽처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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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혐오 둘 중 사랑이 더 힘이 세다고 생각했지만, 그것 역시 내가 틀렸다. 사랑은 기대보다 힘들고, 혐오는 매혹적이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증오하는 마음은 아주 손쉽게 당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누군가의 사랑을 조롱하는 혐오의 얼굴은 매우 폭력적이다.”

어떤 글은 어떤 감상도 덧붙이고 싶지 않을 만큼 좋은데 이 에세이가 그랬다. 자칫 책을 평하는 것으로 여겨질까 조심스럽지만, 과하지 않은 파스텔톤의 표지와 마음에 닿는 제목, 꾸미지 않은 사려깊은 문장들과 지나치게 발랄하지도 어둡지도 않은 선한 온기까지 책이 주는 모든 감각이 알맞게 아름다웠던 책.

그게 다는 아니에요. 어떤 이에겐 당연할 사랑을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그 말을 품고 살지 않는가. 무수한 오해와 무관심을 헤아리다 입을 다물고 말지만. 말보다 글이, 글보다 장면으로 표현하는 것이 익숙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 ‘문장 안에 마음을 다 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림으로 다 담지 못한 마음들을 엮었다’는 이 책은, 10년 간 그림책과 그래픽 노블을 만들어 온 미바와 조쉬 프리기의 첫 에세이다.

“어느 날의 기억은 스스로 단단해졌다고 생각한 마음을 기어이 뚫고 들어와 미세한 균열을 만들기도 한다.” “땅에 발을 딱 붙이고 삶이 던져준 숙제들을 풀어가는 데 집중한다. 삶이 거칠고 고될수록 죽음 앞에서 분명한 것은 사랑 뿐.”

유난히 춥던 11월 어느 날에는 내 마음같은 문장들로 하루를 살고, 나를 제외한 세상이 빠르게 흐르던 순간에는 봄날의 『셀린&엘라; 디어 마이 그래비티』를 떠올렸다. 셀린과 엘라에 대해 미바가 말했듯 ‘해피엔딩이 될지 새드엔딩이 될지’ 알 수 없어도 계속 가보는 것. 그 담담한 태도가 나에게도 돛이 되었다.

글의 쓸모와 작업물의 쓸모, 스스로의 쓸모를 고민했다는 작가의 말을 읽었다. 분명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경험을 하는데도 같은 문장에 공감하고 위로받는 일, 그 멀고도 가까운 기적이 문학이 길어내는 커다란 쓸모가 아닐까 한다. 10년이 되면 에세이를 내자던 ‘우스갯 소리’를 실현해 주신 두 분께 독자로서 감사함을 전한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한다고 아이에게 졸면서 책을 읽어주다 기억 없이 잠들던 새벽, 자주 소진돼 나약해지는 마음에 힘을 주었던 마지막 문장을 옮긴다.

“우리는 막연한 두려움을 한 겹씩 벗겨내며 함께 걸어갈 것이다. 그럴 수 있을 것이다.”

‘저마다 다른 삶의 궤적을, 각자의 속도로’ 최선을 다해 그리고 있을 누군가에게도 이 문장들이 찰나의 온기가 되기를 바란다. 그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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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어트리스의 예언 비룡소 걸작선 63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소피 블랙올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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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그리고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다. 뉴베리상 수상과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으로 알려진 케이트 디카밀로의 작품. 전에 읽은 뉴베리상 수상작들은 대체로 어둡고 신비로운 판타지 소설이었고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는 선입견으로 좀 늦게 시작했는데 웬걸,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는 설레기까지.

슬픔으로 가득한 세상, 여자가 읽거나 쓰는 것은 불법인 곳. 예언서 <슬픔의 연대기>에는 언젠가 한 아이가 세상을 구원할 거라고 적혀있다. 그 아이가 여자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무시되었지만 ‘읽고 쓸 줄 아는 여자아이’ 비어트리스가 등장하며 변화가 시작된다.

인어공주가 읽고 쓰기를 할 수 있었다면 비극이 아니었겠지. 언젠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며 그런 생각을 했었다. 비어트리스를 돕는 수도사 에딕이 ‘구시대 여성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비어트리스의 머리카락을 자르며 인어꼬리모양의 빗을 떠올리고, 후반부에 비어트리스가 왕에게 전하는 이야기 속에도 인어가 등장한다. 그 때문인지 그녀가 글자를 알게 된 인어공주 은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우리는 마침내 집으로 가는 길을 찾게 될 것이다.” 신화적인 설정, 맑고 선한 가치와 신념을 지키려는 아동문학 특유의 간결한 서사구조도 매력있다. “저 애는 일부러 즐거운 척 하는 것 같아. 마음 깊은 곳에는 슬픔이 있는 것 같거든.” “용감하다는 것은 도망가지 않는 것, 앞으로 나아가는 것, 사랑하는 것,” 마음을 울리는 문장들에 위로와 힘을 얻기도 하고.

제목은 예언이지만 중요한 건 예언이 아니다. 진정한 친구의 존재, 이야기, 그리고 사랑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 그것을 가꾸려는 아이와 어른에게 건네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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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딸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 지음, 김도연 옮김 / 1984Books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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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하자면 이 책을 읽을 날이 오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에르노가 태어나기도 전에 죽은 언니에 대해 쓴 편지로 알고 있었고 굳이, 그 고통에 참여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아니 에르노는 그의 인터뷰집 <진정한 장소>에서 “문학은 인생이 아니라 인생의 불투명함을 밝히는 것 혹은 밝혀야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인생의 불투명한 부분을 밝혀 ‘죽은 자를 깨워 다시 죽게 하는’ 일은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존재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작업이었을 것. 아니 에르노에게 그것은 글쓰기를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었고 넓게는 그것이 쓰기만이 갖는 치유의 힘일 것이다.

혹자는 아니 에르노의 짧은 자전적 소설 일부만을 읽고 불륜이야기가 노벨상 수상의 가치가 있는지 묻는다. 독자이자 팬이라 자처하면서도 읽음이 짧아 이에 근사한 반론을 펼치기는 어렵지만 <다른 딸>을 통해 사랑과 글쓰기로 점철된 아니에르노의 삶을 조금은 더 깊이, 새로운 각도로 이해하게 됐다.

제목 <다른 딸>은 죽은 언니가 아닌 아니 에르노 자신이다. 예고없이 등장한 죽은 언니의 존재로 불현듯 ‘다른’, 즉 ‘이외의 것’ 으로 전락해 금지된 존재와 끊임없이 비교당하는 삶. 열 살 소녀에게 그것은 부모로부터 마땅히 받아야 할 온전한 사랑과 인정을 침묵하는 누군가와 나눠야 하는 일이었다. 채워지지 않는 사랑의 기억, 어떤 유년의 경험은 사라지지 않고 자아의 일부로 남는다.

“나는 쫓겨났다. 그러니 이제는 사랑 속에서 살 수 없고 단지 고독과 지성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당시 적은 일기가 아니 에르노의 마음을 대변한다. 유년기 부모와의 관계가 미래의 배우자 혹은 인간관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지 않나. 지성인으로서 이룬 성취에도 자신을 완전히 사랑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감히 짐작했다.

아니 에르노는 내면의 그림자를 글쓰기로 승화시켰고 개인적 경험은 모두의 서사로 확장돼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정확한 언어로 독자 깊숙한 곳의 어둠을 밝히는 일, 그것이 그녀의 텍스트에 위로받고 매력을 느끼는 이유가 아닐지. 누군가의 삶을 더 깊게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권하고 싶은 책이다. 글쓰기가 주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기 자신과 좀 더 친해지는 뜻밖의 선물을 받게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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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의 완벽한 자리 작은 곰자리 60
나오미 존스 지음, 제임스 존스 그림, 장미란 옮김 / 책읽는곰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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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들 사이에서도, 네모들 사이에서도, 세모는 마음이 편하지 않다. 어디에도 어울리지 않는 느낌 때문. 방황 끝에 자기와 닮은 세모 친구들을 찾지만 여전히 뭔가 허전하다. 세모는 ‘완벽한 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

나는 이곳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누구나 한 번쯤 하는 고민이 아닐지. 소속감과 친밀감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다. 인간은 사회 안에서 비슷한 사람들과 연결감을 느끼며 자아를 찾고 성장한다. 그러나 교집합으로 모인 집단 구성원끼리도 성격, 성장 배경, 취향, 가치관 등 다를 수 있는 요소는 무수히 많다.

정체성 고민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된다. 엄마이자 아내, 선생, 직장인, 가끔 일기를 적기도 하는 북스타그램과 책육아 SNS계정을 운영하는 여러 역할들 사이의 나 역시 여러 집단에 걸쳐있을 뿐 어디에도 완벽히 소속되지 못한다. 이도 저도 아닌 경계인. 한편으론 각자의 차이 덕분에 서로가 위로받고 성숙해지는 것도 같다.

다양성 교육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조차 ‘남들과 다름’이란 여전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같은 모양도 색과 질감이 다르듯 어디에도 완벽한 자리란 없다는 것. 차이를 딛고 타인에게 다가서기를 권하는 그림책의 다정한 메시지가 반갑다.

별, 육각형 등 다양한 도형과 그들이 모여 만드는 나무, 시소, 로켓 등 창의적인 모양들도 시선을 끈다. 어울림, 조화의 가치와 더불어 아이들의 호기심과 창의력을 고려한 장치는 이 그림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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