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 년 전, 밤만 되면 공부할 곳이 없어 맥도날드 매장에서 새어나오는 불빛에 의지해 책을 읽는 아홉살 아이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물론 그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그 소년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저자는 직장에서의 고단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도 하루종일 복작대는 세 아이와 육아전쟁을 치른 뒤, 어지러진 키친 테이블을 깨끗하게 정리하고선 매일밤 이곳을 자신만의 소중한 독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어찌보면 별것 아닐 수도 있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컬럼버스의 달걀'을 그녀는 실제로 만들어 낸 것이다.책의 내용은 단순히 '부엌 식탁을 독서공간으로 바꾸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어떤 책을 고를지, 어떻게 책을 읽을지, 독서 권태기(일명 책태기)는 어떻게 이겨내는지 등, '키친 테이블 독서'를 실행에 옮기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어떻게 하면 저도 책을 잘 읽을 수 있을까요?"라는 물음에 대해, 저자는 독서에 익숙치 않은 사람이라도 독서의 세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현직 국어교사답게 쉽고 친절히 설명해준다. 화려하게 옷을 차려입고 값비싼 오프라인 독서모임에 나가는 것만이 반드시 정답은 아니다. 그 전에 이 책을 먼저 펼쳐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