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조상의 그림자 사이언스 클래식 23
칼 세이건.앤 드루얀 지음, 김동광 외 옮김 / 고려원(고려원미디어) / 1995년 3월
구판절판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라고 주장되는 항목을 침팬지와 보노보는 얼마나 철저하게 지워 버리고 있는가! 자아인식, 언어, 사고와 그 결합, 이성, 교환, 놀이, 선택, 용기, 사랑과 이타심, 웃음, 배란 숨기기, 입맞춤, 얼굴을 맞대는 체위의 성교, 암컷의 오르가슴, 분업, 식인습관, 미술, 음악, 정치 그리고 탈없는 양족성(兩足性), 특히 도구의 사용, 도구와 제작 등이 그 속에 포함된다.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이 확신에 찬 태도로 인간에게만 독특한 것으로 여기는 특징을 열심히 제기하면, 유인원은 아무렇지도 않게 그 것들을 각하시키는 셈이다. 그들은 지구의 생물가운데 일종의 생물학적 귀족을 자처하는 인간의 주장을 만신창이로 만들고 있다. 인간은 귀족보다는 오히려 벼락부자에 가깝다. 최근 갑작스레 높아진 지위에 제대로 적응하지도 못하고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확신도 없는 채, 현재의 자기와 과거의 비천한 출신가문 사이의 거리를 어떻게든 벌려 놓으려고 안간힘을 쏟는 벼락부자 말이다. 451P-451쪽

자연 상태에 있는 유인원의 마음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수많은 감정 가운데 우리가 인간임에 만족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들 역시 유인원이라는 사실에 만족을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종에게 비슷한 느낌이 있을 것이다,. 반대 경우보다는 그런 만족감을 품는 편이 훨씬 적응력이 뛰어날 것이다. 이런 설명이 사실이라면, 인간이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자기만족적인 특징도 부정되고 말 것이다-439쪽

쉽게 관찰할 수 있는 행동을 통해 인간과 다른 동물을 비교하는 것은 공정하다. 그러나 동물들의 내부생활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통로가 아직 열려있지 않다면, 동물들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1인칭 설명, 즉 그들이 사고와 통찰에 대한 그들 자신의 보고에 바탕을 두고 비교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증거가 없다고 해서 부재를 뜻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4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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