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게 아니라 뿌려진 것이다
이인호 지음 / 두란노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버려진 게 아니라 뿌려진 것이다

이인호 지음 / 256쪽 / 13,000원 / 발행일 : 2016년 5월 16일 / 분류 : 신앙생활>믿음

 

문학가들에 의해 끝없이 다뤄지고 있는 인류 영원의 보편적인 주제가 하나 있다. 그것은 인간의 사랑이다. 인간의 사랑과 갈등을 통해 인생에 과연 구원의 의미가 존재하는가 탐색하는 것이 문학이고 예술이다. 그런데 특별히 기독교 작가들에 의해 끝없이 다뤄지고 있는 주제가 있으니 그것 또한 사랑이다. 기독교에서 다뤄지는 사랑은 주로 신과 인간의 사랑. 신을 믿는 자에게 인생의 구원은 이미 예정되어 있으니 기독교에서의 사랑은 신과 인간을 연결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무리 신이 인간을 사랑한다고 해도 인간은 끝없이 의심하고 갈등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신의 사랑을 논증하고 역설하는 책들은 이 세상에 차고 넘치도록 나오는 것 같다.

사랑과 더불어 가는 또 하나의 기독교적 주제, 그것은 바로 고난이다.

문학과 예술에 있어서의 고난은 사랑이란 주제를 심화시키기 위한 갈등으로 주어진다. 기독교에서의 고난은 인간이 신을 향해 나아가는 매개물로 작용한다. 신을 아는 인간은 그 고난의 의미를 신에게 묻고, 따지고, 반항하는 동안 신에게 다가가게 되면서 인생의 성숙을 이루게 된다.

이인호 목사의 신간, <버려진 것이 아니라 뿌려진 것이다>는 고난에 대한 재해석집이다.

‘당신은 버려지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손에 뿌려진 고귀한 존재입니다.’ 라는 카피는 역설적으로, 신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느끼는 인생이 많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태초에 인간이 에덴동산으로부터 추방당한 순간부터 고통은 인간의 운명이 되었다. 따라서 고통의 의미 캐기는 인간에게 주어진 영원한 숙제일 것이다. 고통의 의미를 알지 못하고는 인간은 성장해 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실로 고통 없이 살다가는 인생은 없는 것 같다. 나 역시 나와 이웃과 가족이 당하는 고통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긴 세월 속에서 한 가지 터득한 것은 있다. 그것은 고통이 무겁고 힘들지라도 그것을 벗어나려고 발악하기보다 신에게로 눈을 돌려 고통과 더불어, 고통을 껴안고, 신을 바라보는 순간부터 인간은 고통 속에서 성장을 이뤄간다는 것이다. 고난 속에서 진주를 잉태하는 조가비처럼 인간도 시련 속에서 창작을 하고, 인생을 개척해가는 것을 본다.

저자들이 고난에 대해 말할 때 빈번하게 언급하는 인물은 바로 요셉인데, 이 책에서도 역시 고난을 통과한 역전인생의 대표적인 사례로 요셉을 들었다. <밟히고, 채이고, 내동댕이쳐진 그 자리가 사실은 버려진 자리가 아닌 하나님의 꿈을 이루는 자리> 라고, ‘고난을 축복의 씨앗으로 삼아 꽃피우게 하시는 분은 하나님’이라고····.

아무리 들어도 믿기지 않을 때. 아니, 믿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평생 벗어나고 싶은 고통이 나를 힘들게 할 때. 그 고통이 신과 함께 이루어가야 할 비전을 방해한다고 밖에 느껴지지 않을 때····. 그랬다. 성경 속에 언급된 38년 된 병자보다 내가 더 오래도록 아플 때, 나는 버려진 것이나 뿌려진 것이나 언어유희라고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그런데 그때 이 책이 내게로 왔다. 힘들어도, 다시금 믿음을 받아들이기고, 고통과 더불어 나를 사랑하기고, 그랬더니 소망이 생겼다. 고통이 내 편이라면 그는 뭔가 내게 해줄 역할이 있을 것이다. 나를 아프게 하는 것 외에, 주님의 비전을 담은 소중한 것. 빛나는 것. 그런 것들에 대하여 이 책들은 다시 생각하게 해 주었다. <고난은 하나님의 꿈을 이루는 변장된 축복>이라는 말은이미 식상할 만큼 많이 들어온 말이다. 그래도 그 식상한 말을 믿고 주님을 바라보는 자에게는 기적이 일어난다. 비전은 나의 야망이 아닌 주님의 꿈, 주님과 함께 이뤄갈 주님의 꿈이기 때문이다. 고난에 함몰되어 썩어가기보다 고난으로 발효되어 이전보다 더 맛깔난 인생을 살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20160613

 

-------------------밑줄긋기------------------------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빙상경기에서 이승훈 선수가 5,000m에서 은메달, 1만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이승훈 선수는 원래 15년간 쇼트트랙 선수였습니다. 그런데 2009년 4월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최종 탈락을 했습니다. 실력 차이가 아니라 넘어져서 탈락했으니 얼마나 절망했겠습니까? 이후 그는 3개월 동안 스케이트도 신지 않고 기초체력 운동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 교수님의 권유로 스피드스케이팅을 시작했는데, 4개월 만에 세계 대회 5위의 성적을 올리고 급기야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입니다. 그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웃으면서 한 말이 있습니다. "그때 넘어지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을까요?"

저도 이제 와서 돌아보면, ‘그때 실패하지 않았으면, 그때 아프지 않았으면 어쩔 뻔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지금 제가 쓰임 받는 모든 자원들은 다 실패와 고난에서 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린 시절에 가난한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부모님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았지만, 가난으로 인한 열등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목회자가 되고 나서 저의 이러한 경험이 성도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쓰임 받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때 가난하지 않았더라면, 부잣집에서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더라면 어쩔 뻔했을까요?



이세상의 위대한 지도자들은 대부분 고난의 터널을 통과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 가운데 알렉산더(Alexandros), 율리우스 카이사르(Gaius Julius Caesar),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나폴레옹(Napoleon Bonaparte) 등 많은 이들이 고아였습니다. 또한 위대한 지도자일수록 우울증을 앓은 경험이 많았습니다. 사무엘 브랭글(Samuel Rogan Brengle)은 "리더십은 승진에 의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눈물과 기도로 얻어지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고난 속에서, 리더라는 위치에 적합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도덕적 고결함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고난만이 진정한 리더를 만들어 냅니다. 하물며 그리스도 안에 있는 고난의 용광로는 우리를 얼마나 멋지게 빚어내겠습니까? 그러므로 고난 속에서 포기하지 말고 인내해야 합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백인 독재 정권의 탄압으로 유혈 사태로 치달아 갈 때, 넬슨 만델라(Nelson Rolihlahla Mandela)는 ‘민족의 창’이라는 무장투쟁 조직을 만들었다가 체포되어 종신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 악명 높은 로빈슨 감옥의 채석장에서 돌을 캐며 징역살이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만델라는 함께 구속된 다른 지도자들과는 달리, 하루도 빠짐없이 열심히 운동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감옥에 들어온 신세대 운동가들을 찾아가서 쉼 없는 열정으로 토론했습니다. 백인 교도관들을 통해 몰래 신문을 받아 보면서 바깥 세계의 변화된 정보를 감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옥중 처우 개선을 위한 긴장된 투쟁을 하는 동시에 유연한 협상을 통해 자기 역량을 축적했습니다. 그는 격렬한 싸움 속에서도 복수의 칼을 가는 것이 아니라, 끝없는 용서의 미덕을 쌓았습니다.

감옥에서 기다린 27년 동안 그는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결국 감옥은 만델라를 부패시키거나 죽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곳에서 그는 발효되었습니다. 그곳에서 미래를 위해 준비된 것입니다.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고, 오늘 죽을 것처럼 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영원히 살 것처럼 꿈꾸는 것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아무리 절망적이어도 당장에 죽을 것처럼 포기하지 말고 힘을 내어 살아가십시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버려진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삶은 농부이신 하나님에 의해서 뿌려진 삶입니다. 인내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꿈을 싹 틔울 생명의 DNA를 가진 씨앗입니다. 요셉의 삶은 버려진 것 같지만, 뿌려진 삶이었습니다. 그의 삶은 어떻게 고난 속에서 인내로 그 씨앗을 아름답게 싹 틔우고, 꽃 피우며, 열매 맺는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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