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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의 마지막 33년 - 그는 왜 무릎 꿇지 않았는가
정아은 지음 / 사이드웨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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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의 현대사 팩트 바인딩. 현대사를 다룬 대하 소설을 쓰기 위한 작가노트 같은 느낌. 소설가라 상상력을 입힌 부분이 제법있지만 우리가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를 알기 쉽게 풀어 쓴 현대사 비평서. 마지막 4부는 정치평론가가 아니기에 너무 뇌피셜이 강하다. 4부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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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명저 콘서트 - 자기 탐구자들의 특별한 지식 향연
권미주 외 지음 / 누림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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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얼굴
제임스 설터 지음, 서창렬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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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산에 ‘미쳤나’ 봐요

<<고독한 얼굴>>, 제임스 설터, 서창렬 옮김, 마음산책, 2022

서점에서 신간을 탐독할 때, 눈에 띄는 책 표지가 있다. 아마, ‘제임스 설터’의 책을 애독하는 독자는 ‘그의 신간이 나왔구나’ 하며 책을 집어 들 것이다. 한국에서 출간된 ‘제임스 설터’의 책 표지는 그의 문체처럼 매혹적이다.

1925년생인 제임스 설터, 그는 특이한 이력을 지닌 작가이다. 미국 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하고 전투기 조종사로 한국전쟁에 참전해 비행 중대장을 지냈다. 그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첫 장편소설 <<사냥꾼들>>을 출간하면서 전업 작가가 됐다. <<스포츠와 여가>>,<<아메리칸 급행열차>> 등을 펴내며 미국 문학의 축복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의 장면을 묘사하는 세밀한 문장은 파노라마처럼 생생하게 그려진다. <<고독한 얼굴>> 또한, 남성들의 등반 세계와 알프스의 전경을 실감 나게 보여준다. 설터는 알프스에서 지금도 발생하고 있는 조난 사고, 정상에 올라올 때의 고통은 싹 잊은 채 이루 말할 수 없는 성취감, 남성적인 등반 세계의 명암을 그의 문체로 보여주고 있다. 암벽등반을 위해 필요한 장비와 암벽을 타면서 겪는 고초, 갑자기 일어나는 자연 현상, 등반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수들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고독한 얼굴>>은 실존 인물 산악인 ‘게리 해밍’을 모델로 했고, ‘게리 해밍’의 친구들을 인터뷰하고 편지글을 읽으며 구상하고 썼다.

“산을 사랑하는 게 아닙니다. 나는 삶을 사랑합니다.”

<<고독한 얼굴>>, 주인공 랜드. 그는 군인으로서도 성공하지 못한 스물대여섯 살 된 사내다. 그는 위험한 등반의 고통을 잘 알고 있다. 그는 기꺼이 등반에 경의를 표하고 은밀한 기쁨을 누리는, 거만하지도 수줍어하지도 않는 산악인이다. 하지만, 그는 나약한 한 남성이고, 산에서 또는 생(生)에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젊은 남성이다.

독자는 소설을 읽으면서, 영어 원제 Solo faces의 의미와 소설 마지막에 그려지는 랜드와 캐벗의 브로맨스, 설경의 알프스, 암벽등반을 준비하고 진행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Solo faces, 고독한 얼굴

“벵엔, 1월 24일. 당국은 어제 아이거에서 900미터 아래로 추락하여 사망한 23세 영국 산악인의 신원을 오늘 확인했다”(163)

알프스의 빙벽, 아이거 봉. 아이거봉은 높이 3,970m 그랑조라스, 마터호른과 함께 알프스 3대 봉우리다. 북벽엔 1,800m나 되는 대규모 철벽이 형성되어 있다. 1936년 7월 20일 토니 커츠 등 4명의 대원이 아이거 봉 북벽 등반을 도전했다. 아이거 봉을 오르던 사람들은 떨어져 죽거나 얼어 죽었고 살아온 사람은 오르지 못했다. 아이거 봉에는 시신이 오랫동안 기괴하게 암벽에 남아 있었고, 등반을 잠시 금지하는 조치도 있었다. 이후 1938년에 첫 등정이 이루어졌다.

“브레이는 크랙의 옆면에 몸을 딱 붙이고 있었다. 그곳에 자기 혼자 있는 것 같았다. 마치 자신이 한 장의 사진에 불과한 존재인 듯한” (156)

“외로움이란 혼자 있는 고통, 고독은 혼자 있는 즐거움이다”(독일의 신학자이자 루터 교 목사인 Paul Tillich)

책의 표지에는 한 남자가 로프에 매달려 있다. 브레이의 외로운 죽음을 암시한다.

외로움, 버려진 느낌. 그는 추위를 이기고 아침까지 살아남을 확률이 없다는 것을 안다. 냉기가 온몸으로 들어오고 고통스럽다. 손마디와 감각이 무뎌지고 사라졌다. 빙벽에 홀로 남겨진 외로움. 그는 운이 좋아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치열하게 살아남으려고 싸웠다. 그는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고, 추락하여 죽고 훼손된 몸으로 발견되었다.

“항상 가장 먼저 나서는 것이, 앞장서는 것이 운명으로 보이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삶에 자신감이 넘치다. 그런 사람은 삶의 경계를 넘어서는 최초의 인간이다.” (188)

랜드는 동료 브레이가 훼손된 몸으로 죽고 난 이후 홀로 등반을 시작한다. 브레이의 죽음이 랜드에게 산과 삶에 대한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의 목숨을 건 산행이 시작된다.

등정은 용기가 기본 덕목이지만 용기 이상의 고독함. 고독함을 즐기는 얼굴이 필요하다. ‘고독한 얼굴’에서 나오는 인내, 산과 삶을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등정을 위한 영감. 이것은 ‘미쳐야 한다’

타인이 이해할 수 없는 무언가 있고, 고통과 두려움을 이겨내야 한다. 하나뿐인 목숨까지 걸고 무모하게 던지는 것이다. 산 정상에서의 달콤함은 단 순간뿐이다. 정상 아래로 내려오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설명할 수가 없다. 그게 산을 등정하는 매력이다. 소위 산에 ‘미친 것’이다.

Solo faces, 외로운 얼굴

주인공 랜드는 멕시코 여자, 루이즈와 동거하고 있다. 그는 통나무 장작을 패서 겨울을 나기 충분할 만큼의 장작을 만들어놓고 홀로 집을 떠난다. 그는 프랑스로 넘어간다. 그곳에서 카트린, 콜레트, 시몬 등의 많은 여성을 만난다. 여자들과 가벼운 잠자리도 함께한다.

카트린은 랜드의 아이를 가지게 된다. 랜드는 카트린이 아이를 출산하지 않도록 요청했지만, 그녀는 과거 남자친구 비강을 다시 만나 아이를 낳는다.

소설에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여자를 대하는 주인공의 태도이다. 랜드의 여자관계는 너무 가볍다. 그는 성적인 욕구만 채운다. 특히, 콜레트의 부재로 친구 시몬과의 육체적 관계는 동물적 욕구를 해소하기에 급급하다. 그는 한순간 키스를 하다가도, 다음 순간 다른 데 마음이 가고 있었다.

소설에서 여성은 남성의 감각적 쾌락을 충족하고 욕구를 배설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그의 가벼운 여성 인식의 원인에 대해서는 설명이 부재하다. 랜드의 ‘외로움’을 깊게 파고들지는 않는다.

그는 외로운 존재이다. 그의 여성 편력은 가볍게 외로움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그의 사랑은 성적 욕구를 충족하는 것이고 가볍다. 암묵적으로 그는 외로우면 “잠자리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다.
랜드의 여성편력은 그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지, 외로움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다.

인생, 두려워 말고, 견뎌내!

“나에게 걸어와! 잭, 자넨 해냈어. 자넨 걸을 수 있어!”(263)

캐벗은 추락사고로 일주일 동안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다. 그의 의지력은 유난히 강했지만, 하늘도 무심하시지 결국 하반신 마비가 되었다. 하반신 마비가 된 캐벗은 휠체어를 타며 “내가 죽음을 맞이할 방이지” 하며 웃으면서 캐벗을 맞이했다.

캐벗은 겉으로는 유쾌해 보였지만, 술이 없으면 잠을 이루지 못했다. 캐벗은 권총 자살을 계획할 정도로 생을 지속할 의지는 점점 바닥 나고 있었다. 어느 새벽,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랜드가 캐벗에게 총구를 겨누며 캐벗에게 휠체어에서 일어나 자신에게 걸어오도록 명령했던 것이다. 랜드는 숫자를 ‘1부터 10’ 까지 큰 소리로 외쳤다. 캐벗은 휠체어에서 일어날 의지를 보이며, 일어서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캐벗은 일어나지 못했다. 랜드가 겨눈 총알은 캐벗 주변의 벽에 구멍을 냈다. 둘 중 한 명은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캐벗이 자신의 두 다리로 일어서려는 장면은 캐벗의 생을 이어나가고 싶은 의지를 반영한다.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세상의 진정한 본질은 삶의 의지이며, 비합리적이고 맹목적인 삶의 의지가 우리가 지각하는 세상을 지배한다고 했다. 여기서 맹목적인 삶의 의지란 ‘살고 싶고, 번식하고 싶은 아주 본능적인 욕구’를 말한다. 쇼펜하우어는 맹목적인 삶의 의지를 경계했다.

랜드는 휠체어에 기대 사는 캐벗과 만난 후 죽음을 잠시 갈망했다. 그는 이미 살아보았던 어떤 삶도 다시 살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것이 반복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의 삶에 대한 태도는 쇼펜하우어가 말한 맹목적인 삶의 의지가 아니다. 그의 생각은 폴라 제라드에게 말하며 소설을 마무리한다.

“음, 당신이 해야 할 일은 견디는 거예요. 두려워 하지 말고.”(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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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생
김운하 지음 / 필로소픽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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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글쓰기는 철학적이고 문학적 재료를 개인으로 연결시킨다. 그의 사유는 지적 미메시스를 가능케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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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모래
구소은 지음 / ㈜소미미디어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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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느꼈다. 지금까지 겉 멋만 잔뜩 든 독서만 했다는 것을. <검은모래>의 경험은 작은 <아리랑>이었다. 주먹을 쥐면서 <아리랑>을 읽었다면 <검은모래>는 두 손을 모으면서 읽었다. 읽기를 한국소설로 방향 전환하게 만든 감정의 서사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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