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경의 치유의 말들
박주경 지음 / 부크럼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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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경의 치유의 말들

 

 

  

 

 

정선 출신 박주경 KBS뉴스광장 앵커가 삶과 관계에 지친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책 '치유의 말들'을 펴냈다.

숱한 드라마와 영화 속 앵커들은 날카롭고 지적인 최고봉에서 오로지 뉴스만을 전하는 냉정함의 전도사일 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 앵커가 쓰는 에세이라니... 사건들에 관한 상황전달 인가 아니면 지적인 토론을 과시하려는 말빨(?)의 허세이려나 라는 반 아니꼬움으로 이 책을 들었다.

 

몇장 읽지않아 부끄러웠고 웃음이 나왔다.

비꼬움이 아닌 친숙함과 따뜻함으로 웃음이 새어 나왔다.

 

문유석 판사님의 개인주의자 선언과 같은 감동으로 다가왔다.

 

하루하루 마주치는 사건들과 상황들에 대한 박주경 앵커만의 사람 냄새나는 <치유의 말>들이, 이 힘든 이 시기에 촉촉하게 스며들길 지인분들에게도 권해주고 싶었다.

 

이 책의 프롤로그에서 이렇게 의도를 전해주고 있다.

 

 

잘 다듬어진 글은 더러는 마음에 풀꽃으로 심어지기도 하고 드물게는 치유의 향기를 뿜기도 한다.

우리가 음울한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꺼이 책에 한눈을 파는 것도 팔 할은 치유에 닿기 위함이다.

치유의 말을 글에서 찾는다.

지면에서 눈으로 찬찬히 쏘아 올리는 말들은 입에서 귀로 즉시에 전파되는 말과 달라서 한결 정제되고 순화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거기에 깨끗한 지혜가, 진솔한 격려가 담기면 그것이 치유의 말이 된다.

그런 말은 눈으로만 읽히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도 읽힌다.

프롤로그

 

 

 

1장 당신은 나의 친구인가요?

박주경님은 굉장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지신 분이다.

제일 빠른 미디어를 전해주어야 할 입장이지만, 언제나 우리가 현재 읽어버린 따스한 아날로그적 감성을 책 전반에서 많이 그리워하고 있다.

모두가 쓰는 메시지톡을 쓰고는 있지만, 그 결과 한 집에서 메시지로 가족에게 대화를 하고, 길거리엔 모두 고개를 폰에 숙이고 걸어다니는 기괴한 피폐현황에 탄식하고 있다.

드론이 모든 것을 대처하는 이 AI 상황도 인류에게 이 되거나 이 되거나 둘중 하나가 될 것이고 그 앞에서 인간은 이용의 주체가 되거나 무용의 존재가 되거나 둘 중 하나일 거라 말하고 있다.

 

 

2장 사랑하고 헤어지고 사랑하고

환상통이란 통증이 있다. 신체의 일부가 잘려 나갔는데도 마치 계속 거기 있는 것처럼 통증을 느끼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이렇듯 절단된 몸이 내 것이 아니듯 떠난 사람도 더 이상 내 인생에 결속되지 않은 존재이며 그가 남긴 통증도 실체가 없는 거라고 한다.

이 환상통에서 빨리 빠져나와야 우리는 새로운 사랑에 문을 열고 인생의 텃밭을 다시 다질 수 있는 거라 말하고 있다.

 

우리는 가끔 감정이 만들어내는 감정의 고통속에서 사는 듯하다.

물론 이 감정을 쉽게 빠져나올수 있는 것은 득도를 하신 고수들만이 가능하지 않나 싶지만, 힘들 때 마다 이 구절을 되내여보는 것도 좋을듯하다.

 

박주경님의 개인적인 슬픔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

아버지가 힘든 요양원과 중환자실을 오고가고 온 식구가 같이 뒷바라지 함에 힘들어 하는 내용을 보면서, 집집마다 조용히 가지고 있을 깊은 아픔들을 같이 나눈거 같아 가장 힘이 되는 부분이었다.

요양원에 가시기 싫어하는 아버지를 어쩔수 없이 보내면서 곧 데리러 오겠노라고 말씀드렸지만, 그 사이 아버지는 치매와 섬망증까지 추가돼 더 이상 계절의 변화도 인지하지 못한 더욱 먼길로 가셨다고 했다.

마음이 미어진다. 어느 자식이 부모님과의 선뜻한 약속을 정성스럽게 지킬수 있으랴.

 

 

3장 우리 앞에 남은 시간

 

그러니, 힘을 내시기 바랍니다. 결국은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게 되어있습니다. 파도를 타고 물결의 바닥까지 내려갔다면 그 파도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가라앉지 않는 한 반드시 위로 다시 솟게 되어있습니다.

...

견디고 올라오십시오. 순환의 법칙에는 어김이 없습니다.

p80

 

이 부분에서 이 책을 구입한 최고의 힘을 얻어버렸다.

힘없고 의례적인 힘내라는 말 대신, 무조건 믿으라고 하지 않는가.

난 나의 지금 힘듬을 밟고 다시 솟게 될 것이다. 최고다.

 

  

 

 

 

4장 혼자 살지 못하는 우리

 

인사란 그런 것이다.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쪽에 먼저 인사를 건넬 때, 뭔가 시혜적인 차원에서 베푸는 행동의 일환이라 생각한다면 그건 크나큰 착각이다.

인사의 기본 가치는, 상대와 내가 함께주고 받는 따뜻한 마음과 대등한 교감에 있다.

p114

 

선거철에만 세상 사람 좋은 듯 시장과 길거리를 헤매며 인사를 하고 선거철이 끝나면 똑같았던 그 들을 뭐 보듯하는 갑질의 정치인들을 까내려 말하기도 했다.

이 부분은 앞에서 얘개했던 사람의 향상성과도 연관되는듯하다.

사람이 마음을 다해 한결같음이 사람이 사람을 대하는 가장 인간적인 부분인거 같다.

 

 

 

6장 나를 비추는 거울

 

책에서 특정 프로그램을 언급했다.

나영석 피디님의 모든 프로그램, 어떻게 보면 다 비슷비슷한 전개와 같은 주인공들만으로 왜 그 프로그램들은 계속 인기행진을 하고 있을까.

나또한 박주경님과 같은 시선이었고 같은 깨우침이었다.

같은 출연진으로 새로운 프로그램 예고 광고를 보는 것만으로 비꼬움으로 양팔끼고 물러나 있다가도 항상 그 방송앞에 앉아서 웃고 있는 내가 있었다.

박주경님은 이 부분을 이렇게 말했다.

.

대세는 무해함이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자극과 선정에 지쳤다. 사람이건 콘텐츠건 프로그램이건 유해한것들이 너무 넘쳐났다. 세상만사는 어느 한쪽으로만 쏠리다보면 결국 반대쪽의 가치가 돋보이게 마련이어서,

이제 무해함이 그 자릴 차지할 때다.

p183

 

 

7장 내면으로의 여행

 

누구나에게 있을법한 고민. 인간관계.

인간관계의 고민은 좋은관계일리는 만무하다.

복수하고 싶을만큼의 증오의 상대를 가진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때가 되면 죽는다. 가만두어도 죽는다.

당신이 손을 쓰려 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은 죽는다.

그러니 앙갚음이란 결국 덧없는 것이다.

p199

 

 

 

8장 내가 이끄는 삶

 

나 또한 다독을 지향하는 한사람으로서 쌓여가는 책들을 멋지게 장식할 것인가, 미니멀리즘을 추구할 것인가 가끔 고민을 하곤 한다.

언제나 몇 번을 읽을 것처럼 깨끗이 읽고 가지런히 장식해두지만 두 번 읽는경우는 0.1%에 준한다.

박주경님도 이 부분에 관해 말하고 있다.

 

읽은 책의 수량이라는 것이 지식의 양과 비례할지는 몰라도지혜의 깊이와 비례한다고는 단언할 수 없다. 내가 몇 해 전보다 수십 수백 권의 책을 더 읽었다 해서 과연 그만큼 더 깊이있는 인간이 되었는가를 따져보면 뒷덜미가 서늘해진다.

p244

...

중요한 것은 이다. 어떤 행동들로 삶을 살아냈는가?

스스로의 신념과 소신, 주어진 책임들을 얼마나 실천하고 살았는가?

바로 그것이 사람 됨됨이를 평가하는 최후의 기준이다.

p245

 

 

이 책은 수많은 사건들과 수많은 개인적인 사견으로 앵커 박주경님이 친근한 이웃으로 다독여주는 글이다.

언론의 리더지만, 하나뿐인 친구,부모님 마냥 다독여 주는 책이다.

사람은 사람과 어우러져 공감을 이룰때에만 가장 행복해진다.

박주경님은 그런 글을 쓰고 싶어한 듯 하다.

마지막으로 단호한 문구로 글을 맺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든 또 이겨낼 것입니다.

 

 

 

 

  

 

*본 서평은 교보북살롱에서 책을 지원받고, 전문서평단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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