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acter :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3
로버트 맥키 지음, 이승민 옮김 / 민음인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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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1부 STORY, 2부 DIALOGUE를 소장하고 있는 나로써는 3부 CHARACTER가 너무 반가웠다. 많은 작법서 중에서도 바이블처럼 여겨지는 로버트 맥키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의 완결판이라고 하니 더욱 그러했다. 게다가 좋은 기회를 얻어 서평 이벤트로 만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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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를 잘 키워 내기 위해 창작자는 무엇을 갖춰야 할까? 안목을 기를 것, 지식을 쌓을 것, 독창성을 찾을 것, 쇼맨십을 갖출 것, 독자/관객을 의식할 것, 형식에 숙달될 것, 클리셰를 거부할 것, 도덕적 상상을 잊지 말 것, 이상적 자아로 변신할 것, 나 자신을 알 것. 

제1부 캐릭터 예찬 _ 1장 캐릭터 vs 인간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 했지, 그러기 위해서는 창작자인 내가 무엇을 갖춰야 하는 지는 염두해 두지 않았기에 작가가 던지는 질문에 뒤통수가 얼얼했다. 개중에 도덕적 상상과 이상적 자아에 대한 언급은 신선하면서도 낯설었다.


먼저 캐릭터들과 그들의 세계에 대해 내가 아는 모든 것을 파일로 작성하는 작업부터 시작하자. 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글로 적을 수 있기 전까지는 정말 아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종이제 적힌 말들이 작가를 자기기만에서 끌고나와 현실에 밀어넣고 창의적 탐색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아는 것을 막상 지면에 옮기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면, 그 말인즉슨 학습할 때가 됐다는 말이다. 

제 1부 캐릭터 예찬_ 3장 작가의 준비 작업

내가 만든 캐릭터를 나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분명한 건 난 학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물 묘사는 겉으로 보기에 캐릭터가 이렇다 아니다 하는 것을 표현할 뿐, 실제로 그가 어떤 사람인지는 보여주지 않는다. 인물 묘사가 신빈성 있고 흥미롭다고 생각될 때, 독자나 관객의 머릿속에는 이런 생각이 흐른다. ‘흥미롭네. 그런데 진짜로 저 여자는 (중략).’

제2부 캐릭터 구축_ 7장 캐릭터의 외형

캐릭터를 창작할 때는 '인물 묘사'와 '진정한 성격' 두 측면으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고, 인물 묘사는 신빈성, 독창성, 흥미 유발이라는 세 가지 기능으로 스토리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로버트 맥키는 말하고 있다. 사실 나는 인물 묘사에 꽤나 골머리를 앓는데 인물 묘사에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주려고 하기 때문이지 않나 싶어졌다.


이상적 목표를 이루자면 준비, 폭로, 변화, 완성이라는 배역 설계의 네 단계를 거쳐야 한다. 하나, 준비. 도발적 사건이 일어날 때 주요 캐릭터는 아직 미완성형이다. 둘, 폭로. 사건을 통해 인물 묘사와 대비되거나 상충될 때 진정한 성격이 드러난다. 셋, 변화. 캐릭터 변화는 차원을 행동으로 옮긴다.

제2부 캐릭터 구축_ 11장 캐릭터의 완성

완성된 캐릭터를 만나기 위해서는 캐릭터 구축이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분명 힘든 과정이겠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걸 우리는 알고 있다.


첫 페이지부터 주인공을 등장시키고픈 충동을 눌러 두자. 그보다는 가장 효과적인 장면까지 주인공을 아껴 두고 독자나 관객의 흥미를 유발한 다음, 그를 등장시키자. (중략) 주요 캐릭터들은 어느 대목에서 들여놓든, 임팩트 잇는 등장으로 주목을 끌자. 캐릭터를 처음 보는 순간 그의 앞날이 궁금해진다면, 그래서 그의 핵심 자아를 꿰뚫어 보고 싶어지다면, 더할 나위 없는 등장일 것이다.

제3부 캐릭터의 우주_ 16장 캐릭터의 퍼포먼스

독자/관객이 내가 만든 캐릭터가 어떻게 살아 움직일지 궁금해하고 그 캐릭터가 원하는 욕망을 따라 끝까지 함께 하고 싶어진다면 진심 행복할 것 같다.


우선 내용은 여기까지 끝.


***


솔직히 읽고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이었다. 중도 포기하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하지만 끝까지 따라갈 수 있었던 건 작가와 책에 대한 믿음과 적재적소에 배치된 캐릭터 분석 때문이었다. 작법서를 읽고 한 번에, 그대로 내 작업에 적용할 수 있다면, 굳이 작법서를 읽지 않아도 될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읽고 끝나는 책이 아니라, 가까이에 두고 캐릭터에 대한 고민에 허덕일 때마다 두고두고 꺼내보며 도움을 받을 책이다. 그걸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책의 도움 없이도 매력적인 캐릭터를 창조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로버트 맥키는 스토리는 캐릭터이고 캐릭터는 곧 스토리라고 말한다. 캐릭터는 우리를 무수한 세계, 유한한 한계 너머로 데려다줄 운전자이고 거기에는 감정이입이라는 연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끄덕끄덕. 그렇다면 이 책 <로버트 맥키의 캐릭터>는 우리를 캐릭터 구축과 완성이라는 세계로 데려다 줄 운전자이고, 거기에 작가와 책을 믿고 나의 캐릭터를 위해 실천하는 노력이라는 연료가 필요하지 않을까. 결코 거저 얻는 건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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