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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어 1 - 신을 죽인 여자
알렉산드라 브래컨 지음, 최재은 옮김 / 이덴슬리벨 / 2022년 2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 뉴욕에서
인간 VS 신의 전쟁이 시작된다!
재미없을 수 없는 두 소재가 만난다는 소식에 서평단을 신청했고,
운이 좋게도 도서를 제공받아 먼저 읽을 수 있었다.
소설 속 세계관은 이렇다.
7년마다 한 번씩 7일 동안, 9명의 신과 영웅들이 불멸과 명예를 걸고 ‘아곤’이라는 경합을 치르게 된다. 이때, 9명의 신들은 인간의 육체가 되고, 신들을 죽인 영웅은 신의 힘을 가지게 된다.
책의 서두는 바로 이 ‘아곤’에서 시작된다. 전임자를 죽인, 카드모스 가문의 ‘래스’가 목에 칼이 꽂힌 어린 소녀와 손가락이 잘린 남자를 배경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인질로 잡혀오는 ‘헤르메스’는 발목 힘줄이 끊겨 있다. ‘아곤’은 이처럼 잔인하고 매정한 경합이라는 것을 절감할 수 있는 서문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항상 진실만이 살아남는 것은 아니란다. 그보다는 우리가 믿고 싶은 이야기들만 전해질 때도 있어. (로어1 p.320)
이 책의 표지는 뱀의 머리를 가진 여인인 메두사의 얼굴이다.
신화 속 메두사는 페르세우스에 의해 목이 잘려 죽고, 그녀가 증오하던 아테네의 방패의 장식으로 들어가게 되는 여인이다. 표지에서 이야기하듯 이 소설의 주인공은 페르세우스 가문의 ‘로어’다. 반 년 전 자신이 간병하던 ‘길버트 할아버지’를 잃고 파이트 클럽에서 돈을 벌던 로어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했던 ‘카스토르’와 재회하게 된다.
혼란스러운 재회도 잠시, 집으로 돌아간 로어는 ‘아르테미스’에게 배반을 당한 ‘아테네’를 만난다. 로어는 자신의 가문을 멸족시킨 원수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아테네와 계약을 맺는다. 로어는 카스토르를 찾기 위해 아킬레우스 가문에 잠입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카스토르의 ‘진짜’ 정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로어, 카스토르, 아테네는 카드모스 가문을 대적하고, 래스가 찾고 있다는 ‘새로운 버전의 시’의 행방을 찾기 위해 동맹을 맺는다.
그 뒤로 벌어지는 줄거리와 반전은 서평을 읽는 분들을 위한 즐거움으로 남겨둘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어느 시점이 되면 스스로 무엇이 옳은 일인지 선택해야 해. 그리고 선택했으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되든 행동을 해야 해. (로어1 p.378)
이 책의 표지가 상징하는 것은 신화 속에서 아테네가 페르세우스에게 ‘아이기스’라는 방패를 빌려준 거처럼, 소설 속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돕게 된다. 이처럼 신화 속의 이해관계들이 소설에도 잘 묻어나고 재해석된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소설은 신들이 추구하는 남성 중심의 사회로 인하여, 아무리 훌륭한 재능이 있어도 가문을 위해 싸울 수 없는 여자와 어릴 때부터 신탁녀의 삶을 살아야 하는 여자 아이를 비추며 여성의 지위가 낮은 사회에 대해 꼬집고 비판한다. 로어와 카스토르가 사회의 나쁜 관습에 맞서며 기성세대와 충돌하는 모습도 소설의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1~2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419페이지의 짧다고 할 수 없는 분량이다. 다양한 신들의 이름과 가문의 이름, 이 소설만의 독특한 설정, 고대어가 어려울 순 있다.
하지만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장면들이 그려지는 선명한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반드시 완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그리스 신화를 접하고 싶거나 헝거게임과 같은 소재를 좋아한다면 시도해 볼만한 책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재와 줄거리였기 때문에 즐겁게 독서를 할 수 있었고, 2권에서 풀어나갈 이야기도 기대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와 소정의 상품을 지원받아 게시하는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