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프레데리크 그로 지음, 백선희 옮김 / 책세상 / 2024년 3월
평점 :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어린왕자의 말처럼
누구나 원하고 느끼고 싶어하는 감정인
사랑이나 행복은 눈에 보이지 않아
내게 왔을 때도 모르고 지나가버려
나중에야 사랑이었구나
행복이었구나 느끼는 건 아닐까요~
이런 추상적인 감정과 개념에 대하여
정의내리고 사람들의 생각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이 바로
철학자들의 몫이겠지요~
오늘은 수치심이라고 표현되는 감정에
철학적 고찰이 담긴
책을 소개해 드릴게요~
제목도 근사한 책,
바로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입니다.
수치심은 도덕적, 사회적, 심리적,
정치적 차원을 넘나들며
죄의식보다 훨씬 폭넓고
복잡하며 깊은 경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복잡한 감정을
표현하는 수치심이라는 단어를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와
모파상의 <비곗덩어리>와 같은
문학작품에서도 만날 수 있고
남성들이 가하는 모욕의 시련을
겪은 여성들의 감정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수치심은 상상력으로 작동합니다.
세상에 대한 수치심을 품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하려면
상상력이 필요하고
타인을 위해 수치심을 느끼려 해도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타인에게 모욕을 받고
어쩔 줄 모르는 사람에게서
혹은 본인은 아무런 수치심도 느끼지 않고
그를 대신해서 우리가 수치심을
느끼도록 내모는 뻔뻔한 가해자에게서
수치심을 상상하여 대신 느낄 수 있습니다.
수치심은 자기애에 토대를 둔
슬픔으로, 비난받으리라는
두려움이나 생각에서 온다.
-데카르트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p.35
수치심은 자기 행위가 타인에게
무시당하는 걸 보는
인간의 내면에서
생겨나는 일종의 슬픔이다.
-스피노자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p.35
기존 철학자들의 수치심에
대한 정의가 다양하지만
수치심은 한 문장으로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뭐라고 생각할까?'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응축된 정서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나의 자유를
잘못 사용한 결과로
생겨나는 죄의식, 회한, 후회 같은 정서를
수치심이라는 한 단어로 표현하여
부정적 감정으로 여겨진 것이 사실입니다.
성경 속에 아담과 하와가
선악과를 먹고 느낀 부끄러움부터
여러 문화권에서 나타나는
가족 내의 "명예살인",
알 권리라는 명목으로
거짓인지 참인지 알수 없는
연예인들의 수치스런 사생활이 가득 담긴
사회면의 뉴스기사까지
수치심은 극복해야 할 감정이나
피해자가 느끼는 감정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우리가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건 지혜를 통해서다.
-플라톤 <카르미데스>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p.159
사람들은 우리를 나쁘다고
판단한다고 생각될 때,
우리가 부적절한 무언가를
행하거나 말할 때,
우리는 종종 여론을 겁내는데,
모두 그 두려움을
'수치심'이라 부른다.
- 플라톤, <법률>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p.160
그러나 플라톤은 수치심에
많은 힘을 실어주고 있는데
수치심은 함께 살아가기를
가능하게 만들고(프로타고라스),
지혜를 요약하고(카르미데스),
용기를 준다(향연)고 말합니다.
우리는 부끄러운 결정에 이어질 불신을,
그런 행위로 나타날 불명예를,
상상해보고 그 이미지에 영향을
받습니다.
즉, 타인의 눈길 아래에서
자신을 투사하고
그 투사로 우리는 도덕적 장벽을
세우는 것입니다.
저자는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모든 민중이 수치심을 느낀다면
당장 달려들 사자 같은 것이다."
라는 마르크스의 문장을 인용하면서
수치심이 혁명적일 수 있는 건
그것이 세상과 자기 자신을 향한
분노에 속하기 때문이고
수치심은 한계를 느끼는 감정이기에
변화를 향한 부름이 있다고 말하면서
이 책을 마무리합니다.
수치심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의
단어에서 찾아 낸
또 다른 긍정의 의미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은 분들께
<수치심은 혁명적 감정이다>
추천합니다.
#수치심은혁명적감정이다
#프레데리크그로
#책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