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 포기하지 못할 꿈의 기록들
한유리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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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책을 읽으면서

책에도 얼굴이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요.

자꾸만 저자의 얼굴, 모습 등을

상상하면서 읽게 되더라구요.

책의 매력이 그런 거잖아요.

내가 절대 만날 수 없는 사람들을

시공간을 초월해서 책을 통해

만날 수 있다는 거~

이순신 장군님 어떻게 만나겠어요.

난중일기를 읽으면서 만나는 거죠~

그런데 동시대의 사람도 마찬가지에요.

저와 절대 교집합이 없는 사람들을

책으로 만나서 그들의 삶을 알아가는 것도

책이 주는 매력이겠죠.

이번에 제가 읽은 책의 저자 분은

저와 교집합이 여성이라는 것만 빼고는

평생 만나기 힘들 것만 같은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오늘 소개해 드릴 책은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라는 책인데

저자인 한유리님은 반성폭력 활동가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 이거든요.

반성폭력 활동가??

무지하게도 이런 말을 처음 들어봐서 ㅠㅠ

순간 이해가 안됐는데

성폭력에 반대하는 활동을

하시는 분이더라구요.

각종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는

페미니스트이기도 하고

무늬글방 글쓰기 강사이기도 한

독특한 이력을 가진 분이세요.

이런 경험까지 말해도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책 속에서 굉장히 솔직하게

자신의 이력을 밝히고 있어

저자의 솔직한 매력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가족도 없고,

주거가 불안정한 저임금 노동을

하는 빈곤 여성이

푹 쉴 방법을 알아내야만 하는

90년생 저자는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려서

여전히 잘 수 없고,

매일 죽음을 미루며 살고 있고 있습니다.

집 수도관이 터져서

친구들 집을 전전하며

일을 쉴 수 없는 상황에서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는 상황을

이렇게 표현합니다.

울고 싶은 순간에는

상상 속에서만 조금 울었다.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한 방울이라도

몸 밖으로 내보내면

결국 나만 힘들다.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p.94



자신도 결코 안정되고 편안한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해

앞장서고 목소리를 내는 저자를 보며

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했습니다.

그래도 나는 활동가로

살면서 좋았다.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을 것

같았던 세상이 조금이라도

몸을 뒤척이는 기색을 보일 때,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나왔던 날처럼 쿵,

하고 무거운 발소리가 날 때,

그 미래에 한 발짝 다가갈 때마다

세상과 내가 함께 변했다.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p.210

성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저자의 신념은

동물에게 까지 확대 됩니다.

드라마 촬영장에서

쓰러진 경주마,

인간이 만든 유리벽에

부딪혀 죽는 새,

인간이 버리고 간 그물에

걸린 바다 생물,

인간이 오염시킨 물을 마시고

죽은 물살이,

고기로 가공되기 전 죽음을

앞두고 피눈물을 흘리는 소,

태어나자마자 기계에 갈려

다져지는 수평아리들,

도살장으로 향하는 트럭에 담겨

동물권 활동가들이 주는

물과 감자를 허겁지겁

받아먹는 돼지가

인간을 본다.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p.242


어쩌면 진짜로

인간이 동물에게, 지구에게,

한 끔찍한 일들 때문에

인간은 아무도 천국에 갈 수 없을지도 ㅠㅠ

동물이 인간을 본다.

신이 인간을 보듯이.

너무 많이 겹쳐서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는

얼굴의 투명한 입이

천천히 움직인다.

우리 중 누구도 천국에 갈 수 없다.

이제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p.242

세상은 결코 공정하지 않습니다.

같은 인간으로 태어나도 부자와 빈자,

지배층과 피지배층,

강자와 약자,

남성과 여성,

등등 으로 나뉘어서 공정하다고

믿는 사회에서 살아가야만 합니다.

이 지구에 같은 생명체로 태어났는데

인간이 함부로 동물을 먹을 권리는 없는거죠.

동물들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공정하지 않은 게임이네요.

지구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이~

하지만 그러한 세상에서

한층 더 공정한 세상,

정의로운 세상을 지향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이

바로 우리의 책임이고

의무겠지요.

너의 문제는 나의 문제,

너의 차별은 나의 차별,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

눈물에는 체력이 녹아있어 p.2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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