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김열규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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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생일 때다. 뉴스를 보는데 한국인의 평균 수명과 관련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뉴스를 보며 엄마가 하신 말씀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2040년이면 내 나이가 80이 다 되겠네. 죽었을 수도 있겠다.”라고 하셨다. 이 말을 듣자마자 나도 모르게 심장이 욱신거리며 두려움이 밀려왔다. 엄마의 죽음을 생각한 적도, 상상해본 적도 없었으니 말이다. 엄마는 그 말씀을 우스갯소리처럼 하셨지만 초등학생이던 나에게는 꽤 충격이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지금도 순간순간 죽음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대체로 가족의 죽음에 대해 생각한다. 사람은 왜 죽는지, 죽고 나면 정말 끝인지 죽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질문에 혼자 묻고 답하고는 한다. 이 책도 그 과정 중에 발견했다. 이 책을 알게 된 건 여느 때와 다름없이 서평단을 신청하기 위해 네이버 이곳저곳을 둘러볼 때다. 네이버 블로그에 서평단을 검색하고 읽을 만한 책을 찾고 있을 때 다산북스에서 한국 인문학 시리즈 서평단을 모집하고 있었다. 인문학 도서 여러 권이 있었다. 그중 맨 마지막에 소개된 책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책 제목은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였다. 그렇다. 평소 관심 있는 주제인 죽음과 관련된 책이었다. 얼씨구나 바로 서평단을 신청했다. 저자인 김열규 선생님은 죽음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해줄지 궁금했다. 책이 배송 오자마자 읽어 보았다.

저자인 김열규 선생님을 소개하기에 앞서 내 이야기를 조금 덧붙이고자 한다. 부끄럽게도 나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부끄러움을 느끼는데 여러 이유가 있는데 여기서는 김열규 선생님을 알지 못하는데서 오는 부끄러움이다. 한국학 중에서도 민속학 연구의 선지자와 같은 분이었다. 60여 년의 세월 동안 한국인의 절박한 삶의 궤적에 천착한 대표적인 한국학의 거장이다. 이 책을 통해서라도 알게 되어 부끄러움이 조금 가셨다.


책 제목이『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이다. 한국학 교수님이 쓴 책이라 제목도 당연히 우리말을 사용할 것 같았지만 아니었다. 하지만 메멘토 모리라는 말만큼 죽음을 잘 표현한 단어도 없으리라. 아마 저자도 메멘토 모리의 담긴 뜻이 이 책의 내용을 담기에 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다룬다. 죽음 중에서도 한국인의 죽음에 대해 다룬다. 저자는 이 책을 ‘한국 인문학 영역 최초로 간행되는 죽음론’이라고 칭했다. 저자의 말처럼 인문학 영역에서 죽음을 다룬 책을 이 책이 최초다. 죽음은 태어남과 마찬가지로 모든 이에게 딱 한 번 주어진다. 모든 인간은 태어나고 죽는다. 이는 빈부의 차이가 있건 성별의 차이가 있건 모두가 공통으로 겪는 체험이다. 그래서 한국인의 죽음만 따로 떼놓고 말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이 책에서 알아보고자 한 건 한국의 민속과 민간신앙 현장에 있는 죽음이 지닌 한국적 현장성이다. 이 현장성 때문에 한국인의 죽음이라고 부를 수 있는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책의 목차는 총 5부로 죽음을 나무에 비유하자면 각각의 목차는 나무에서 뻗어 나가는 가지와도 같다. 한국인의 죽음을 역사를 통해, 언어를 통해, 사회 모습을 통해 내밀하게 드러낸다. 먼저 역사를 통해 알아보자면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탈해 왕의 신화가 그렇다. 삼국유사를 보면 탈해왕이 죽자 사람들이 왕의 뼈를 부순 후 소상을 만들어 대궐 안에 편히 모셨다는 기록이 있다. 이 같은 탈해 왕의 신화는 당시에는 신체 전체를 매장했다는 점과 골장을 했다는 점을 알려준다. 뿐만 아니다. 죽은 이의 뼈로 만든 소상 등에 관해서도 일러주고 있다. 탈해 신화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신라만의 특색은 죽은 이의 뼈를 부수어서 빚은 소상이다. 신라인들은 탈해 왕의 ‘죽은 골상’을 섬긴 것이다. 이때 이 ‘죽음의 골상’이 시베리아 원주민 사이에서 샤머니즘 적 이념을 따라 섬겨진 ‘온곤’을 연상케 한다. 이 신화를 통해 알 수 있는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그 당시의 언어 관습 또한 추측해볼 수 있다. 우리의 몸을 두고 보자면 뼈와 살로 이루어져 있다. 뼈와 살의 대비에서 뼈는 아버지에게, 살은 어머니에 걸려 있다. 이 말인즉슨, 뼈는 씨이자 아버지의 뜻을 의미하고 살은 밭이자 어머니를 의미한다. 이러한 언어의 대비를 통해 당대의 사회가 가부장제 사회였음을 엿볼 수 있다. 옛 어르신들의 말을 들어보면 뼈대 있는 집안의 몇 대 손이라는 말을 들을 때가 있는데 이런 말이 아직까지도 쓰이는 것 보면 우리 사회가 뿌리 깊은 가부장제 사회였다는 걸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은 죽음을 언어학적 측면에서 살펴본 부분이다. 아무래도 전공이 전공이어서 그런지 언어를 다룬 부분에 조금 더 관심이 쏠렸다. 특히 죽음을 대유법을 통해 분류한 점이 인상 깊었다. 죽음의 대유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생태론, 떠나감, 종교적 이렇게 세 가지다. 생태론 차원에서 죽음은 생리현상이자 생체현상이다. 대유법으로 표현하자면 ‘숨지다, 숨을 끊다’로 표현된다. 다음은 떠나감이다. 꽤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인의 죽음관이 여기에 해당한다. 떠나감은 이승을 떠나 저승으로 가는 것을 의미한다. 표현으로는 ‘세상을 뜨다, 타계하다, 유명을 달리하다, 세상 등지다, 영결하다’가 있다. 죽음을 떠나감으로 놓고 본다면 영혼의 존재를 전제로 해야만 한다. 여기서 우리가 국어시간에 고전 문학을 살펴볼 때 많이 나오는 단어가 등장한다. 바로 ‘넋’이다. ‘넋’은 영혼과 등가를 이루는 단어로 목숨의 원리와도 같은 것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정몽주의 <단심가>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넋이라도 있고 없고 임 향한 일편단심 가실 줄이 있으랴’ 이때 쓰이는 넋이 바로 지금 설명하는 넋과 같은 의미다. 이를 통해 한국인에게 죽음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한층 깊이 있게 알 수 있다.


짧은 서평으로 모든 내용을 대신할 수 없기에 인상 깊었던 부분을 자세히 적었다. 책에는 앞서 말한 내용 이외에도 다양한 이야기가 나온다. 오늘날을 살고 있는 한국인의 죽음은 과거의 떠나감의 죽음과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어릴 때 ‘무서운 게 딱 좋아’ 같은 만화책에서 보던 처녀 귀신, 총각 귀신에 관한 이야기도 나온다. 또한 한국의 옛 장례 풍습에서, 시 속에서, 신화에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인의 삶과 일상 속의 자리 잡고 있는 죽음을 총망라해 보여준다.


나는 아직도 죽음이 무섭다. 이 책을 읽었다고 해서 죽음의 무서움이 달아나는 건 아니다. 다만 죽음이 무섭다고 덮어두지는 않으련다. 생각해 보면 죽음이 있기에 삶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곳에서 평생을 산다면 그 삶을 정말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랬다면 아마 나는 인간이 아닌 신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처럼 죽음을 다루는 책을 읽으면 이런저런 생각이 들쑥날쑥 떠오른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면 어느새 이런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어마 무시한 확률을 뚫고 세상에 태어났듯 죽음 또한 그렇다는 것이다. 이미 삶 자체가 기적이듯 죽음 자체도 기적이다. 기적과 기적 사이에 존재하는 인생이라는 짧은 순간. 이 순간을 한바탕 놀다 가면 그만이다. 그러기 위해서 오늘도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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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식량 위기에서 구할 음식의 모험가들
아만다 리틀 지음, 고호관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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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음식에 무엇보다 진심이다. 맛집, 먹방, 먹스타그램 등 음식 관련 콘텐츠가 넘쳐나고 밖을 나가면 음식점, 카페, 마트를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식량의 위기를 상상하기 힘들다. 지금 당장 우리 눈에 변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마치 조금만 더 불면 터질 것 같은 풍선 안에 사는 거나 마찬가지다. 풍선이 터지기 전까지는 우리가 어떤 상황에 부닥쳐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 풍선은 터지지 않았고 부풀어가는 풍선 안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일명 음식의 모험가들이다. 음식의 모험가들의 이야기를 들려줄 이는 저널리스트이자, 과학 글쓰기 교수님인 아만다 리틀이다.

 

이 책은 더 뜨겁고, 더 메마르고, 더 인구가 많은 세상을 꾸준하고 공평하게 먹여 살릴 수 있을지, 어떻게 그럴 수 있을지 탐구하는 책이다. 저자는 적은 노동력으로 더 많은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실험의 사슬을 탐구하기 위해 나선다. 13장의 목차는 13곳의 장소로, 음식의 모험가들을 만난다. IPCC에 따르면 2040년이면 대기 온도가 1.5도 상승해 우리의 생활 모습이 지금과는 전혀 다를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리고 10년 후,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0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많은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한 음식의 모험가들의 이야기는 꽤 흥미롭다. 그들은 전통적인 농업과 급진적인 신기술을 융합해 환경을 건강하게 복원하면서도 음식의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해결책을 모색한다. 잡초만 골라 죽이는 로봇을 구상하고,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네트워킹 도구를 도입해 작물의 성장을 돕는 스마트 파밍 시스템을 개발하는가 하면, 실험실에서 세포를 배양한 고기를 만들고, 고대 작물을 복원하기도 한다.

 

사슬의 초기 연결고리는 황소에 쟁기를 매단 메소포타미아 농부로부터 시작한다. 당시로 따지면 황소에 쟁기를 매단 일은 혁신과도 같은 것이었다. 이로 인해 농업의 생산량이 증가하고 새로운 계급인 상인이 등장한다. 상인의 등장은 자연스럽게 무역의 발달로 이어지고 이는 정치 권력이 등장하는 계기가 된다. 아주 오래전부터 식량 공급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했다. 우리 조상들은 농사를 통해 자연 시스템을 바꾸었다. 1960년대에 일어난 녹색 혁명도 이에 해당한다. 녹색 혁명은 기계화된 대형 농장이 등장하며 획기적인 식량 생산을 이루었지만 기후 변화에 영향을 끼쳤다. 다시 오늘날로 돌아와 2016년 미국 위스콘신주의 사과 농사를 짓는 퍼거슨 씨는 때 이른 한파로 사과 농사에 실패했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나무의 큰 고통을 주었고 극단적인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사과 재배를 위해 서리 방지용 송풍기를 도입했다. 6장에서는 미국 뉴저지의 수직농장을 소개한다. 세계적으로 실내 농업의 부상은 부분적으로 경작 가능한 땅의 감소에 대응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고도로 통제된 농업은 그에 따른 위험도 증가한다. 시스템에 사소한 고장이라도 나면 식물이 고통받기 때문이다. 7장의 노르웨이 연어 양식장도 흥미롭다. 세계 최대 연어 양식 업체인 마린 하베스트는 연어 양식업을 통해 연어 생산량을 증가시켰다. 바다 양식에는 여러 가지 위험 요소가 있다. 해파리 떼, 녹조 현상, 바다이가 대표적인 위험 요소다. 특히 바다이 문제의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마린 하베스트의 CEO인 아스코그는 바다이를 박멸하기 위한 로봇을 만들어 바다이 퇴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단단한 고분자 물질로 만든 둥근 양식장 개발에도 투자하고 있다. 미래의 음식으로 소개된 13장의 3D 프린터 음식도 새롭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네이틱에 있는 육군개발및엔지니어링센터의 식품혁신연구소가 바로 미래의 음식을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신기하게도 육군센터의 식품혁신연구소에서 이런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러한 식품을 개발하는 이유는 병사들의 식량 문제와 연관이 있어서다. 연구소장 오렉시크는 이렇게 말한다. “전투에 나서는 병사에게 필요한 모든 영양분을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는 완전한 주문형 식사를 출력하는것이라고 말이다. 오렉시크는 자신의 연구소를 로알드 달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웡카의 경이로움이 가득한 공장이라고 부른다.

 

앞서 말한 음식의 모험가들이 도전하고 있는 여러 실험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비판도 여전하다. 그런데도 저자는 다가올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직접 그 현장을 탐구하며 현실을 가리는 거품을 터트리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리라. 저자의 솔직 담백한 문체도 현실의 거품을 터트리는데 한몫한다. 식량과 관련된 신기술에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나도 이 책을 통해 장래가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봉우리는 하나뿐이되 거기에 이르는 길을 무수히 많다는 사실을 이 책은 잘 보여준다. 음식의 모험가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더 나은 미래에 이르는 길을 가고 있다. 다가올 미래의 우리의 식탁 위의 모습은 어떻게 바뀌게 될지 기대되기도 한다. 인간은 지금까지 여러 난관을 극복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는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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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rth 2023-07-0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쟁이 당사국 사활이 걸린 문제라면, 기후 위기는 인류 전체가 직면한 문제입니다. 올 봄에도 지구촌은 대형 산불과 이상기온 같은 기후재난으로 막대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습니다. 기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하여 함께 동참합시다.

유엔기후변화협약이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프로그램인 레드플러스는 아마존 산림 보존을 통해 온실가스를 저감하기 위한 산림을 보호하고 황폐화를 방지함으로써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즉 레드플러스 프로그램에 등록되면 기업에서 포집한 탄소량만큼 유엔에서 탄소 크레딧을 보상해줍니다. 해당 프로그램 등록까지 통상 7년이 소요되는데, 준비단계는 모두 마쳤고 앞으로 결과보상만 남은 상황입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숲은 레드플러스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주요 무대로 손꼽힙니다. 유럽과 일본은 이미 아마존 관련 사업에 진출해 있지만, 우리나라는 늦은 감이 있습니다..

기후 전문가들은 7년 안에 지구의 온도가 1.5℃ 이상 상승과, 이로인한 심각한 위기를 “지옥행 가속폐달을 멈춥시다.” 라고까지 경고합니다. 이를 막기 위해 지구의 허파 아마존 산림을 보존해 온실가스를 저감하고 수익도 가능한 탄소배출권 투자에 동참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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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철학 - 아이돌 연습생 미미와 철학자 24명의 팔딱팔딱 철학 생중계
박희만 지음, 김형철 감수 / 마인드빌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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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저자의 욕구 충족을 위한 책, Live 철학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아이돌 연습생 미미는 연습의 일환으로 첨단 기계를 이용해 유명 철학자 24명을 만나게 된다. 철학에 어떠한 관심도, 흥미도 없는 미미가 기계를 통해 철학자를 만난다는 소재는 꽤 참신하나 주인공을 다루는 방식에서 찝찝함이 가시지 않았다. 미미는 이 책의 주인공이 왜 하필 미미였을까? 그것도 어린 여자아이이자, 아이돌 연습생? 저자의 선입견이 그득히 담긴 주인공이 아닐 수가 없다. 이는 미미의 대사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미미는 자신이 꽃다운 나이에 연습생 생활로 친구들과 놀지 못한다며 신세 한탄을 하는데 보통 여자아이들이 자기 자신을 꽃다운 나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러나 미미는 꽃다운 나이를 여러 번 운운하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미미라는 이름을 갖게 된 이유를 미미가 직접 설명하는데 부모님이 예쁘게 태어나라는 소망으로 아름다울 를 두 번 연달아 써 미미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 책에 따르면 미미는 백치에, 외모만 중시하고,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한마디로 개념이 없는 여자아이다. 저자는 철학이 어려워서 직접 이야기를 적어 쉽게 이해해보고자 하는 취지에서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첨단 기계를 통해 여러 철학자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누는 건 괜찮은 아이디어다. 철학자의 핵심 이론만 뽑아내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그런데 주인공은 왜 미미여야만 했을까. 꼭 어린 여자 연습생 캐릭터가 아니래도 내용을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미미의 처지를 설명하느라 오히려 불필요한 설명만 추가된 격이 되었다. 저자가 미미라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은 것에 대한 불만은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이를 뒤로하고 내용적인 측면을 다뤄보겠다.

 

앞서 설명한 주인공의 성격을 깡그리 무시하고, 그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독자들은 이 책을 읽으면 된다. 철학자는 알지만 그들의 철학이 어렵게만 느껴진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철학자들이 자신의 철학을 직접 설명하는데 누가 들어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아마 이 책의 주인공인 미미의 수준에 맞춰 설명하는 것 같지만) 소크라테스의 산파법을 설명할 때는 소크라테스는 미미가 안다고 생각한 것을 모르는 지경에 이를 때까지 계속해서 질문을 던져 그 유명한 산파법을 직접 보여준다. 지금의 자본가들이 즐겨 쓰는 보이지 않는 손은 애덤 스미스의 원래 주장과는 다르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도 미미와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된다. 그들의 철학을 딱딱한 강의 방식이 아닌 미미와의 대화를 통해 전달해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24명의 철학자는 각 24개의 챕터가 된다. 한 챕터가 끝날 때마다 철학자의 철학을 짧게 정리한 철학 노트가 등장한다. 짧은 철학 노트는 철학자의 핵심 주장을 다시 정리해볼 수 있다. 아무래도 서양 철학사는 어렵게 느껴지기 쉽다. 철학의 역사가 길뿐 더러 유명한 철학자도 너무 많고, 주장도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유명한 철학자의 핵심 내용을 쉬운 말로 풀어 썼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미 여러 철학자가 다져 놓은 철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 말은 즉, 누구나 철학자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유명한 철학자들의 철학을 알았다면 이제 나만의 철학을 펼칠 준비를 해보자. 내 인생의 열쇠는 나에게 쥐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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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의 철학 여행 - 소설로 읽는 철학
잭 보언 지음, 하정임 옮김, 박이문 감수 / 다른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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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철학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생각보다 답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철학의 정확한 의미도 알기 어려우니 말이다. 사전적 의미로 철학은 인생, 세계 등등에 관해 연구하는 학문이다. 그렇다면 또 궁금증이 생긴다. 인생은 뭐고, 세계는 무엇인지.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모르고 사는 게 더 속이 편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알고자 하고 해답을 찾고자 한다. 철학이 존재하는 이유는 어쩌면 필연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이기 때문에 무수한 질문이 생기니 말이다. 우리는 철학을 모호하고 심오한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이 말에 반은 동의한다. 하지만 철학 없이 인생을 사는 게 더 어렵다. 이미 우리는 여러 철학적 질문을 하면서 세상을 살고 있다. 나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신은 존재하는지, 선과 악은 무엇인지 등등 이런 생각은 지금 우리뿐만 아니라 고대에 살던 사람들도 똑같이 궁금해 한 질문이다. 이러한 질문에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다. 이미 우리는 유명한 철학자의 사상이, 또 자신만의 답을 찾고 그 방식대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해답을 알고 있다. 고로 우리 모두는 철학자인 셈이다. 그래서 철학은 다른 학문과는 다르다. 다른 학문이 정답을 말할 때 철학은 정답이 없다고 말하고 정답을 의심한다. 정답이 없어서 어렵게 느껴지지만 오히려 그 점이 매력으로 다가오는 철학. 소설로 읽는 철학 입문서 이언의 철학 여행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언의 철학 여행'은 철학 소설이자 철학 교양서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이언의 꿈으로 시작한다.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할 수 없는 꿈속에서 할아버지가 등장한다. 두 주인공의 만남이 시작된 것이다. 호기심이 많고 영리한 이언과 질문 대마왕 할아버지의 첫 만남이다. 첫 만남부터 할아버지는 이언에게 대뜸 대고 네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알 수 있냐고 질문한다. 생각도 안 해본 질문에 이언은 당황스러워하지만 이내 자신의 생각을 할아버지에게 전한다. 존재의 이유로 시작한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할아버지는 마치 자신의 꿈속에만 존재하는 유니콘과 같은 존재다. 꿈속에서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한다면 깨고 나서는 부모님과 대화한다. 부모님과의 대화는 이언이 할아버지와 나눈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부모님께 할아버지가 했던 질문을 똑같이 되물으며 다시 정리해보는 시간이 되겠다. 부모님과의 이야기도 끝이 나면 이언은 집을 나선다. 이언의 친구인 '제프'를 만나 그동안 나눴던 철학적인 질문을 현실 세계에 적용해 보는 시간이다. 분명히 이언은 꿈에서만 할아버지를 만나는데 깨어 있을 때도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하지 못한다. 제프를 만날 때도 마찬가지다. 마치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과도 같은 느낌을 준다.

 

철학 책이 대부분 시대의 흐름에 따라 철학자의 사상을 통시적으로 소개한다면 이 책은 정확히 반대다. 철학적 질문을 13가지로 나누고 그에 따른 철학자의 사상을 공시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독자는 책 제목대로 이언과 함께 철학 여행을 떠나면 된다. 1장부터 읽지 않아도 상관없다. 각 장이 1개의 질문을 담고 있기 때문에 궁금한 부분만 찾아 읽어도 무방하다. 여행을 떠나는 길에 좀 더 알고 싶은 부분이 생긴다면 바로 옆에 달린 각주를 보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부분이기도 하다. 각주가 맨 뒷장에 한데 모아 적힌 게 아니라 설명하는 내용 바로 옆에 있어서 궁금하면 바로 빨간 글씨로 쓰인 각주를 읽었다. 각주만 따로 읽어도 충분히 흥미롭다.

 

이 책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질문을 계속해서 독자에게 던진다. 일단 이언은 나보다 똑똑한 게 분명하다. 머리가 터질 듯한 질문에도 자신만의 답을 내린다. 나라면 모른다고 답하고 생각하기를 그만두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더 읽어볼 만한 책이다. 그냥 술술 읽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머리가 지끈지끈한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 예를 들어 4장인 '참과 거짓' 부분에서 참과 거짓을 알기 위해 명제를 증명하고자 한다. 제논의 화살 역설이 등장하고 숫자도 등장한다. 수포자인 내가 수학 문제를 푸는 게 더 나을 정도니 말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 모르는 게 많아지는 게 말이 되는가? 이 책이 그렇다. 읽을수록 모르는 게 더 많아진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을 하도록 만드는 게 저자의 의도일지도 모르겠다. '네가 아는 게 진리라고 생각하지? 이 책을 읽으면 더 이상 그렇지 않을걸?'이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과연 이언의 모든 행동은 꿈이었을까, 현실이었을까? 미스터리한 이언의 여행이 어떻게 끝나는지는 책을 끝까지 읽으면 알 수 있다. ? 라는 질문은 줄줄이 사탕처럼 '무엇을','어떻게'를 몰고 온다. 질문하면 할수록 머리가 터질 것 같겠지만 인생에서 한 번은 이런 시간도 필요하지 않겠는가? 매트릭스에 이런 말이 나온다.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가는 것은 다르다." 이제 독자 여러분도 이언과 함께 철학 여행을 떠날 준비가 됐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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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연결한 여성들 - 과학자, 프로그래머에서 사업가까지, 여성이 이끈 인터넷의 역사
클레어 L. 에반스 지음, 조은영 옮김, 한국여성과총 교육출판위원회 기획 / 해나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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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컴퓨터와 관련된 인물을 떠올려보자. 여러분은 누가 생각나는가? 나는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가 떠오른다. 여러분도 나와 비슷할 거라고 생각한다. 컴퓨터를 떠올리면 거의 자동으로 남자들이 떠오른다. 당연하게 컴퓨터는 남자들의 영역이고 그들이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컴퓨터의 역사도 당연히 남자들의 역사일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과거의 컴퓨터는 지금의 컴퓨터가 아닌 직업의 의미를 가졌다. 컴퓨터란 생계를 위해 계산하고 연산을 수행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을 뜻한다. 불과 200년 전까지 컴퓨터는 인간이었다. 그것도 여성이었다. 컴퓨터의 역사를 말할 때 여성을 빼놓고 말한다면 앙금 없는 찐빵과도 같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그 어디에서도 그들의 이야기는 찾아볼 수 없다. 이제라도 가려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 이 책 '세상을 연결한 여성들'을 통해서 말이다.

 

지금 우리에게 컴퓨터는 너무나 익숙한 기계다. 한국인의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도 컴퓨터라고 할 수 있다. 불과 200년 전만 해도 컴퓨터는 직업을 나타내는 단어였다. 계산하고 연산을 수행하는 일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지닌 컴퓨터는 육체노동보다 정신노동을 주로 하던 여성이 채용됐다. 기계의 처리 속도를 셀 때 여성이 같은 일을 하는 시간을 기준으로 삼아 '걸이어' (girl-year)로 부르고, 기계 노동 단위를 '킬로걸' (kilp-girl)로 표현했다.

 

하지만 이런 일을 한 여성은 기억되지 않았다. 최초의 전자 컴퓨터인 에니악의 프로그래밍을 담당한 에니악 6총사의 이름 대신 남성만 기록됐다. 뿐만 아니라 최초의 프로그래머라고 할 수 있는 '에이다 러브레이스' , 컴퓨터 조작을 대중화한 '그레이스 호퍼' , 인터넷의 초기 버전 아파넷을 관리한 '엘리자베스 테일러' , 여성을 위한 소셜 네트워크를 최초로 구축한 '스테이시 혼'의 이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여성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들이 거기 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그들은 거기 있었고 기록되지 않았을 뿐이다.

 

여성은 야생의 컴퓨터를 길들인다. 언어를 가르치고 컴퓨터를 관리하고 다양한 문제를 해결한다. 더 나아가 서로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한다. 남성이 컴퓨터를 정복하고자 하는 대상으로 삼았다면 여성은 컴퓨터를 교류의 대상으로 삼았다. 컴퓨터를 통해 사소한 이야기는 물론 말하기 어려운 사적인 이야기까지 털어 놓을 수 있는 커뮤니티를 형성한다. 그들은 서로를 도우며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했다.

 

'세상을 연결한 여성들'은 여성들에 대한 책이지만 여성만을 위한 책은 아니다. 그리고 컴퓨터의 활용을 말하는 책이다. 지금껏 컴퓨터의 역사를 남성과 기계의 역사로만 보는 관점을 뒤집어 보는 책이다. 오늘 날 여러 분야에서 잊혀지고 가려진 여성의 이야기가 드러나고 있다. 너무나 당연히 남성의 것으로만 여긴 컴퓨터 분야에서도 말이다. 여러 컴퓨터 용어들이 등장하는데 읽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3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차례에 따라 다른 내용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중간 중간 등장하는 여성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읽으면 더 좋다. 감추어져 있을지 몰라도 빛나는 것은 언제간 빛나는 법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미래에도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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