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미적인 그림만으로도 소장가치가 넘치는데, 작가님의 교양도 (여러 의미로) 넘쳐납니다. 작가님 그림체 정말 예술적이에요. 다비드상 같은 신체들이 가득하고 속눈썹과 머리카락, 손목과 발목에 영혼이 담겨있습니다. 마이 페어 레이디 같은 내기로 시작되는데, 공이 수를 처음 보는 장면에 헤일로까지 묘사되어서 이 주종관계가 숭배에 가까운 관계인게 드러납니다. 진흙일 뿐이었던 자신을 인간으로 빚어준게 주인님이라는 공의 내적독백이 시작 부분에 활용된 프로메테우스 발레와 연관되어 작가님의 교양이 보이더라고요. 단권인데도 스토리 전개는 롤러코스터입니다. 짐승같은 공을 인간으로 만들고자 했던 내기였지만 결국 수는 짐승처럼 맹목적인 공의 사랑에 안식을 얻었네요. "내가 꺼지라고 하면 꺼졌다가 다시 돌아와야 돼" 유형의 도련님수도 예쁘고 귀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