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평정심 공부
나에게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이름은 꽤 익숙하다. 한국사에서 조선시기를 배울 때 그의 이름은 어느 책에서나 빠지지 않고 기록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금 더 잠잠히 생각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왜 유명한지를 명확하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발견했다. 다산과 평정심이 합쳐진 제목이라니! 판단과 평가가 난무한 세상에서 그것들에 휘둘리지 않으며 나답게 살아가고 싶어 그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었기에 이 책을 통해 다산 선생님을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리고, 그가 평정심으로 살아간 삶의 지혜를 엿보고 싶어 이 책을 구매하게 되었다.
서문에서 작가는 이 책의 필요성을 명쾌히 설명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 세계가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지금. 예측 불가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평정심’이 필요함을 이야기한다. 작가가 이런 단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18년 유배생활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오히려 600여 권의 책을 저술한 다산 선생님의 삶을 연구했기 때문이다. (저자의 약력을 살펴보니 유배지 강진에 있는 다산박물관에서 다산교육전문관으로 현장 활동을 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다산정신에 대한 논문을 최초로 발표했다고 기술되어 있다.)
책에서 소개한 평정심을 위한 6가지 철학은 긍정으로 지켜내라, 자신을 개발해라, 나눔을 실천해라, 가족과 함께하라, ‘이것’을 즐겨라, 책임을 다하라 이다. 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다섯 번째 철학, ‘이것’에 집중하라 였다.
<‘저것’보다 ‘이것’에 집중하라.>
“ 자신에게 있지 않은 물건을 바라보고 가리키면서 ‘저것’이라고 말하고, 자신에게 있는 것을 깨닫고 굽어보면서 ‘이것’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내가 이미 내 몸에 지닌 것이다. 그러나 내가 이미 지닌 것이 나의 바람에 미치지 못하면 마음은 만족할 만한 것을 선망하여 바라보고 가리키면서 ‘저것’이라고 말하기 마련이니 이것은 천하의 공통된 병통이다. (182P)”
이 부분을 읽으며 이미 나에게 있는 것을 수용하고 존중하며 인정해주지 못하고 혹은 내가 개발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나에게서 찾지 않고 다른 이, 다른 물건, 다른 상황들 즉, 저것에서 찾고자 했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책에서 작가는 다산 선생님의 삶으로 그가 어떻게 ‘이것’에 어떻게 집중할 수 있었는지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이 책은 어렵게만 느껴졌던 다산이란 인물을 내 삶에 조금 더 친근하고 구체적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이미 돌아가신 위대한 옛 인물을 넘어, 지금 우리들에게 자상하고 친절하게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멋진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