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가정식 - 나를 건강히 지키는 집밥 생활 이야기
신미경 지음 / 뜻밖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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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나는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아졌다. 예전 기억을 떠올려보면, 학생 때는 귀찮음을 핑계로, 직장인이 되고 자취생활을 하면서부터는 간편하게 먹는 음식을 선호했던 것 같다. 사실 가리는 음식이 많아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몇 안 되기도 했고 불규칙한 식습관, 영양의 불균형 등이 초래하는 결과에 대해 무지했다. 젊고 건강할 때야 몸에 와닿는 영향이 없으니 건강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도 학생 때는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아침을 눈도 못 뜨고 먹었던 기억이 난다. 그것도 밥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입으로 쑤셔 넣었다. 그마저도 많이 먹어야 밥 두 숟갈 정도 뜨고 일어나는 일이 허다했다. 그 후엔 직장을 다니면서 자취생활을 시작했는데, 아침밥은커녕 밥 먹는 시간에 잠을 더 자는 게 좋았다. 그리고 배고픔에 점심은 과식과 폭식, 저녁은 언제나 배달음식이나 레토르트 제품으로 때웠다.

그러다 최근에 건강에 이상신호가 오기 시작했다. 이유를 생각해보자면 불규칙한 식습관, 먹고 바로 눕거나 짜고 자극적인 음식을 선호하는 것, 빈속에 커피 마시는 버릇, 더워진 날씨에 하루에 3잔 정도로 늘어난 커피 양 때문이었다. 딱히 소화불량으로 고생한 적도 식도염에 걸려본 적도 없었던 나는 몸이 보내는 이상신호에 병원을 찾았고, 3주치의 약 처방을 받아 왔다.

약을 먹으며 의도치 않게 규칙적으로 밥을 챙겨 먹고 저 자극의 음식을 찾으며 소식하다 보니 식도염과 위염도 나았을 뿐만 아니라 나의 생활도 부지런 해졌다. 주말을 제외하고 평일엔 매일 운동도 했다. 몸이 건강해지니 마음도 편안 해졌고 무기력했던 하루에 생기가 돌았다.

조금씩 식단을 짜며 영양 잡힌 식사를 하려고 도움을 받고자 읽은 <혼자의 가정식>, 이 책의 저자 신미경은 나를 건강히 지키는 집 밥 생활 이야기를 통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여유롭고 차분한 기분으로 일상을 보내기 위해 할 일을 미리 해두는 습관들로 더 충만한 하루를 지낼 수 있다. 모든 할 일을 끝낸 후 나만의 공간에서 따뜻한 커피와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나,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시간. 혹은 먹고 싶었던 음식이 생각나면 배달음식이나 완제품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사소한 부지런함으로 얻을 수 있는 일이다. 평소보다 조금 더 부지런히 움직이면 소소하게 따르는 행복이 있다.

이전까진 몰랐던 살림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면서 ‘알뜰하게 장 보기’를 시도하고 있다. 몰랐던 사실인데, @@프레시라는 어플로 집 앞까지 배달해주는 것을 선호했던 나는 온라인 장 보기가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걸 모르고 있었다. 또한 제품마다 과대 포장되어서, 장을 봤다 하면 이만큼씩 쌓이는 재활용품도 무시할 수 없었다. <혼자의 부엌>이라는 챕터를 보면 일주일 단위로 소비할 만큼 메뉴를 짜서 적당한 양만 사고, 식재료가 떨어져 갈 무렵 새로 사는 방식이 소개되는데, 집에서 조금 떨어진 마트를 가니 2인 식구가 먹을 수 있는 소량 식재료들이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더 신선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요즘엔 장 보기를 자주, 간단하게 보는 편으로 변화했다. 살림에 재미를 붙이다 보니 부엌에서 지내는 시간도 많아졌고, 항상 정리된 부엌이 더 애정 하는 공간이 된 것 같다.

나는 살림 박사 엄마가 우리 집 부엌을 보면 아직도 여기저기 손댈 곳이 많다는 걸 안다. 나보다 훨씬 긴 살림 경력과 꼼꼼한 성격의 엄마를 따라잡기엔 내 살림 실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사소한 장 보기부터, 재료를 손질하고, 부엌을 정돈하는 일상이 지속되다 보면, 내가 만든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비롯해 풍족해진 하루를 경험하게 된다. 부지런히 움직여 내놓은 맛있는 음식과 사랑하는 사람과 얼굴을 맞대며 먹는 식사는 어떠한 부족함 없이 행복하다.

이 책을 읽고 일주일이 지났다. 그 사이 나는 부엌에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들었고, 가끔은 혼자이기도, 가끔은 누군가와 함께하기도 하는 식사를 했다. 생각해보니, 최근에는 배달음식을 주문하는 횟수도 거의 줄어들었다. 사소하지만 작은 변화가 나의 몸과 마음을 건강해지게 만들었고, 나는 좀 더 부지런해졌다. 가끔은 게을러지는 날이 있어도, 끝까지 이 마음 유지하길 바라며.


1. 사 먹을까 고민될 때 그냥 쌀을 씻자.

2. 외식은 친구를 만날 때, 혼자서는 집 밥.

3. 포장, 배달음식을 기다리는 시간보다 만드는 편이 빠르다.

4. 간단한 요리법을 한 달에 2-3가지는 배운다.

5. 부엌을 명상과 자기 수행의 공간으로 삼는다.

6. 집 밥은 건강과 돈을 저금하는 방법이다.

7. 자신만의 식사법을 지킨다.


어떻게 알아요? 아무것도 안 해보고, 아무 데도 안 가봤는데.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알 길이 없었는데?

소설 <미 비포 유 Me Before You>의 한 대사처럼 경험하지 않으면 지금 여기 주어진 게 전부라 믿을 만큼 세상이 좁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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